종합

하태경과 김경진, 장난스러운 농담에서 엿보이는 국민-바른 통합 갈등


  • 곽정일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8-01-19 09:46:46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우리 국민 2중대 같이 합시다."
    "싫어요. 안해요. 안철수 대표 데려가요."

    지난 18일 저녁에 방송된 JTBC 시사프로그램 '썰전'에서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과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나눈 대화다.

    이날 국민의당 바른정당 합당에 찬성하는 하태경의원은 "저는 김경진 의원의 2중대를 하겠다"며 "김경진 의원에겐 다음에 또 구애하도록 하겠다"라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위해 뛰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김경진 의원은 "싫다. 우리 안철수 대표나 데리고 가라"며 단박에 거절했다. 사실상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표현한 것이다.

    ▲ 18일 JTBC썰전에 출연한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과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의 모습. 사진=JTBC 썰전 캡처

    최근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을 두고 양당 모두 극심한 내부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 8월 당 대표에 선출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계속 저조하자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참패를 막기 위해 향후 진로에 대한 고찰이 필요했다. 다른 정당들보다 바른정당과 통합했을 때 그 시너지 효과가 가장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며 통합논의를 주도했다.

    바른정당에서도 돌아오는 6·13 지방선거에 마땅히 내세울 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은 입장에서 안철수 대표가 합당의 손을 내밀자 제안을 받아들였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공동선언을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양당 모두 극심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몸살을 앓고 있는 분위기다.

    통합 반대파 국민의당 의원 18명은 2017년 12월 2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통합 찬반에 대한 전 당원 투표를 안철수 대표에 대한 불신임으로 규정, 안철수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보수야합 추진을 저지하고 안철수 대표를 퇴출시켜 국민의당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를 출범한다"고 선언했다. 전체 39명의 현역의원 중 19명이 반대를 하고 나선 것이다.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의 상당수가 호남에 근거하고 입장에서, 바른정당과의 합당이 달가울 수가 없다. 특히 바른정당의 수장인 유승민 대표의 경우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자유한국당에서 갈라져 나온 정당이라는 점에서도 호남민심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는 것 등이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의원들의 주요 반대 이유로 풀이된다.

    바른정당도 순탄하지만은 않다. 대체로 찬성일 줄 알았지만 바른정당에서 내세울 만한 카드 중 한 명이었던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통합에 반대하며 탈당 후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고 김세연 의원과 박인숙 의원도 탈당 후 자한당으로 복당하면서 바른정당의 의석수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18일 저녁에 방송된 썰전에서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과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의 대화에서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에 대한 인식 차가 얼마나 큰지 알수 있었다는 의견들이 대다수다.

    지금 현재 국민의당은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를 발족 국민의당과 따로 활동을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말만 국민의당이지 실질적으로는 두 계파로 나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베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사실 통합이니 뭐니 하는데, 안철수 대표부터 시작해 모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 안철수 대표는 당내에서 자기 입지를 높여야 하는데 호남에선 영 안 나오니 바른정당과 합쳐 중도표방을 통해 입지 확보를 하려는 것이고, 통합 반대파는 호남에서 표 안 나오면 끝이니 저렇게 강력히 반대하는 것"이라며 "바른정당도 별반 다르지 않다. 편한 시절 생각해서 다 자한당으로 복귀하려 하니까, 통합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하며 입지를 굳히겠다는 인식을 심어주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그 이면에 얽혀있는 여러 가지 이해관계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798284?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