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달에 게양된 성조기, 40년 세월과 적외선 노출로 누더기 상태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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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5-10 16:45:18

    달에 게양된 성조기와 그 옆에 선 아폴로 11호 우주 비행사. 달 표면에 게양된 성조기는 달에 인류가 도달했음을 알리는 상징이다. 하지만 1969년부터 1972년까지 달에 게양된 6개의 성조기의 보존 상태에 대해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나사의 무인 달 탐사선(Lunar Reconnaissance Orbiter)이 2012년 촬영한 이미지에 따르면 6개의 성조기 중 적어도 5개가 아직 남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강렬한 햇빛에 수 십 년간 노출되면서 퇴색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즈모도는 달에 게양된 성조기가 완전히 퇴색되었다고 보도했는데 그 상태가 더욱 안좋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달에 게양된 성조기는 플래그메이커스(Annin Flagmakers)가 레이온 원단으로 제조한 것이다. 나사는 5달러 50센트를 지불했는데 현재 가치는 약 32달러 정도. 지구에서도 이런 깃발은 태양광에 의해 쉽게 퇴색된다. 태양광에 포함된 자외선은 지구처럼 대기에 완전히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그 정도는 더욱 심할 수 있다.


    달에는 태양광을 흡수할 대기가 없으며 그늘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아폴로의 우주 비행사가 게양한 성조기는 매번 강렬한 태양광과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이다. 달의 하루는 지구의 약 28일에 해당하며 낮은 14일, 즉 2주간 계속되는데 이 기간 동안 고스란히 태양광에 노출된다.


    스미소니언박물관의 잡지 에어앤스페이스(Air&Space) 2011년 7월호 기사에서 과학자 폴 스푸디스(Paul Spudis)는 “아폴로 계획으로 우주 비행사들은 6개의 성조기를 달에 게양했다. 40여년 동안 성조기는 뜨거운 열기, 지독한 추위 등 달의 가혹한 환경에 노출되었다. 그중 가장 가혹한 것은 태양의 강렬한 자외선이다. 지구에서조차, 몇 년 간 강한 햇빛에 노출된 깃발은 손상된다. 즉, 미국의 위대한 업적을 상징하는 달의 성조기 역시 직접 깃발에 닿은 자외선 때문에 탈색된 것이다. 아예 소실되기 시작한 깃발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푸디스의 기사가 보도된 지 약 6년이 지났다. 나사는 강력한 발사 로켓으로 2033년까지 우주 비행사를 화성에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달 착륙 계획은 보류되었다. 하지만, 상업용 우주여행 프로그램을 통한 달 착륙이 실현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면, 엘론 머스크는 2018년 스페이스 엑스(Space X)의 로켓으로 달 주위(착륙은 하지 않음)에 2명의 일반인을 보낼 예정이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을 운영하면서 달을 식민지화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다.


    만일 이들 기업이 달에 인류를 보내지 않더라도 달 표면 탐사 경쟁 프로그램인 구글 루나 엑스프라이즈(Google Lunar XPRIZE)에서 2,000만 달러의 상금을 놓고 경쟁하는 다섯팀이 이르면 2017년 중 달에 도착할 가능성도 있다. 그들의 미션은 달에 로봇을 착륙시킨 후 고해상도의 동영상과 이미지를 지구로 송신하는 것이다.


    400만 달러의 아폴로 헤리티지 보너스(Apollo Heritage Bonus)는 아폴로 11,12,14,15,16,17호의 흔적을 담은 라이브 동영상 혹은 파노라마 사진 촬영에 성공한 최초의 팀에 제공된다. 만약 그들이 프로젝트에 성공하다면 45년 이상 태양광에 노출되었던 성조기가 실제 어떤 모습일지 그 수수께끼가 밝혀질 것이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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