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B&W 50년 사운드를 담은 최상위 헤드폰, ‘P9 시그니처’


  • 신근호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6-11-10 19:24:11

    영국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Wilkins, 이하 B&W)가 50주년을 맞아 플래그쉽 헤드폰 ‘P9 시그니처(Signature)’을 선보였다. P9 시그니처는 B&W 최상위 헤드폰이면서 1966년 창립한 B&W의 50주년을 맞은 헤드폰이라는 특별함을 갖는다.

    ©

    단순히 이름만 시그니처가 아니라 ‘P9 시그니처’는 B&W가 지난 50년 동안 축적해온 음향 및 디자인 혁신 기술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 최근 B&W는 자사의 신제품 헤드폰을 블루투스 제품군으로 선보였지만 P9 시그니처는 유선 헤드폰이다. 유선 케이블을 통해 최상의 헤드폰 사운드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 레트로 디자인, 플래그쉽에 어울리는 소개 갖춰

    B&W는 자사 헤드폰의 디자인을 간결하면서도 무게감있는 블랙을 주로 사용했다. 단단하면서 남성적인 느낌이 많이 났지만 P9 시그니처는 브라운 컬러로 따뜻하고 감성적인 느낌이 많이 난다. B&&W의 오랜 역사를 기념하기 위한 헤드폰답게 마치 70년대 하이파이 스피커를 보는 듯한 레트로 느낌이 물씬 풍긴다.

    ©

    귀를 완전히 덮어주는 오버이어형 헤드폰으로 프레임은 굉장히 간결하지만 은은한 브라운 가죽을 통해 화려함을 더했다. 클래식한 외관을 지니면서도 B&W 로고가 있는 이어컵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든다.

    플래그쉽 헤드폰인 만큼 고급 소재도 빠지지 않았다. P9 시그니처에 쓰인 헤드밴드와 이어컵은 견고한 이탈리아 사피아노 가죽을 사용했다. 바깥쪽 독특한 크로스 해치 음영이 적용됐으며 헤드밴드 안쪽과 이어패드는 부드러운 쿠션을 넣어 착용감을 향상시켰다. 여기에 프레임은 튼튼함을 자랑하는 브러시드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B&W 스피커에 쓰인 기술도 빌려왔다. P9 시그니처의 헤드밴드와 이어컵은 미세하게 분리시켜 둘 사이에서 불필요한 진동을 없앴다. 이를 통해 헤드폰이 더욱 명확하고 개방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

    플래그쉽 헤드폰이라고해서 실내에서만 듣는 것은 아니다. P9 시그니처는 폴더블 디자인으로 접을 수 있어 간단히 휴대가 가능하다. 헤드폰 무게는 413g로 견고한 소재에 어울리는 무게감을 지녔다.

    ■ 어디서나 헤드폰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

    B&W P9 시그니처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올라운드 헤드폰이라 할 수 있다. 패키지를 살펴보면 3가지 타입의 케이브를 지원한다.

    ©

    ©

    먼저 스마트폰에 연결하기 위한 리모컨이 달린 케이블과 리모컨이 없는 일반 케이블, 거치형 시스템에 연결하기 위한 5m 길이의 오디오 케이블과 6.5mm 변환 어댑터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특히 스마트폰 연결을 위한 리모컨 케이블은 애플의 정식 MFi 인증을 받아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iOS 디바이스와 완벽한 호환성을 자랑한다.

    ©

    이동을 위한 전용 케이스도 남다르다. 케이스는 P9 시그니처를 접어서 보관할 수 있으며 간단히 열고 닫을 수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케이스 소재는 100% 이탈리아산 알칸타라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 평생 사용자를 위한 교체형 시스템

    P9 시그니처는 B&W가 자랑하는 교체형 시스템을 채택했다. 왼쪽 헤드폰 유닛에 결합하는 케이블은 교체형으로 단선이 되면 간단히 교체할 수 있으며 이어패드는 자석으로 탈부착할 수 있어 가죽이 닳았다면 새것으로 교체하면 된다.

    ©

    그렇기에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견고함을 자랑하는 내구성에 부품을 간단히 교체할 수 있어 B&W의 50주년을 기념하는 헤드폰을 오랫동안 즐기기에 충분하다.

    ■ 50년 히스토리를 담은 특별한 사운드

    P9 시그니처는 B&W가 50년 동안 쌓아온 사운드 기술을 집약시켰다. 제작에는 영국 웨스트서식스에 있는 SRE(Steyning Research Establishment)의 엔지니어링 팀이 참여했다. SRE팀은 B&W 설립자 존 바워스(John Bowers) 핵심 부서로 지난 B&W의 주옥같은 스피커를 만들었으며 최상위 스피커인 800 시리즈를 제작하기도 했다.

    ©

    P9 시그니처는 새로운 40mm 드라이브 유닛을 품었다. 자석으로 탈부착할 수 있는 이어패드를 열면 드라이브 유닛이 귀를 향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B&W 헤드폰에서는 처음 시도한 것으로 더욱 직관적인 사운드와 자연스러운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주파수 대역은 2Hz~30kHz로 기존 플래그쉽 모델인 B&W P7의 주파수 대역을 뛰어넘는다.

    ©

    여기에 우아한 곡선을 가진 이어컵에는 유한요소해석(Finite Element Analysis) 기술이 적용됐다. 하이엔드 스피커에 적용되는 기술로 더욱 정교한 사운드를 구현하며, 알루미늄과 복합 재료를 사용해 드라이버가 전 대역에서 정밀하게 음악을 재생한다. 드라이버 유닛은 완벽에 가까운 피스톤 운동으로 정확한 고음과 완성도 높은 저음을 들려준다.

    남다른 기술력을 지닌 P9 시그니처를 직접 들어봤다. 지금까지 B&W 헤드폰 사운드와는 사뭇 다르다. 지금까지는 아웃도어에서 최적의 사운드를 위한 튜닝이었다면 P9 시그니처는 음악감상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

    우선 클로즈백 타입이지만 오픈타입 헤드폰을 듣는 듯한 탁 트인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여기에 해상력은 극강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도 뛰어나다. P9 시그니처보다 더욱 큰 사이즈에 오픈형 헤드폰인 경쟁 제품이 떠오를 정도로 모바일 환경이 아닌 하이파이에 훨씬 다가선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시원스러운 음색이지만 저역도 탄탄하다. 든든한 저역은 주로 아웃도어에서 빛을 발하지만 P9 시그니처의 저음은 묵직하면서 표현력이 우수해 인도어에서도 깊이있는 저음역대를 감상하기에 좋다.

    여기에 디테일과 잔향이 엄청나서 헤드폰을 끼고 있으면 귀가 즐겁다. 수많은 정보량이 쏟아지는 하이파이 스피커에서나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P9 시그니처로도 느낄 수 있다. 클로즈백 타입에 푹신한 메모리폼 이어쿠션을 채택해 차음성을 높였지만 그 구조에 비해서 차음성이 뛰어나지는 않다.

    ■ 아이폰7을 위한 드래곤플라이를 장착해보니

    3.5mm 오디오단자가 없는 애플 아이폰7 사용자를 위해 아이폰에 오디오퀘스트의 USB DAC인 드래곤플라이(Dragonfly) 레드와 USB 단자의 잡음을 제거하는 노이즈 필터 지터버그(JitterBug)를 연결해 음악을 들어봤다. 물론 드래곤플라이는 애플 USB 어댑터를 이용해 라이트닝 단자를 품은 모든 애플 iOS 디바이스에 연결해 더 나은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

    드래곤플라이와 지터버그의 조합은 분명히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해상도와 디테일이 약 2배 정도 향상되는 느낌이다. 특히 조용한 환경에서 낮은 볼륨으로 들었을 때의 세밀한 디테일은 감탄을 자아낼 수 있을 정도다.

    보컬 장르의 경우 가수의 목소리에 코러스가 합쳐지는 것과 다시 분리되는 것이 분명하게 그려질 정도로 해상도가 상승하고 클래식 장르에는 악기의 디테일이 확연하게 살아난다. 덕분에 잘 들리지 않았던 연주자의 거친 숨소리도 덤으로 들린다.

    ■ 사운드를 고려한다면 값어치는 확실해

    B&W가 자사의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헤드폰 P9 시그니처를 출시했다. 단순히 기념 모델이라고 하기에는 개발에 쓰인 엔지니어 인력과 B&W 스피커에 쓰인 기술이 남다르다.

    ©

    거치형 하이파이 헤드폰에 어울리는 해상력과 디테일로 B&W의 기술력을 모은 역작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아웃도어에서 어울리는 디자인과 휴대성까지 지녀 어디에서나 하이파이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활용도를 갖췄다.

    P9 시그니처는 디자인과 그에 어울리는 최상급 소재를 사용했지만 가장 핵심은 사운드다. 최근 하이엔드 헤드폰의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그들은 희소가치를 내세워 수백만 원대의 가격을 측정했지만 과연 그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들려줄지는 고민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

    P9 시그니처의 국내 출시가격은 135만 원이다. 물론 선뜻 구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가격이지만 최근 하이엔드 헤드폰과 비교를 하자면 그 이상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헤드폰으로 충분해 보인다. P9 시그니처는 B&W의 국내 공식수입원인 로이코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