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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게임해보니] 조이시티 ‘캐리비안의 해적’, 영화와 게임 결합의 교과서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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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5-19 16:57:17

    해적을 소재로 한 흥미로운 모바일 전략게임이 출시됐다. 조이시티가 지난 11일 글로벌 154개국에 선보인 ‘캐리비안의 해적: 전쟁의 물결(이하 캐리비안의 해적)’이다.

    ‘캐리비안의 해적’은 선이 굵은 전략게임을 선보여온 스타 개발자 김태곤 상무가 유명 영화 시리즈 ‘캐리비안의 해적’ 지식재산권(IP)을 사용해 개발한 작품이다. 그동안 선이 굵은 전략게임을 다수 개발해 온 김 상무의 노하우와 해적영화의 전설이 된 IP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 영화 속 이야기로 스토리텔링 요소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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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적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나 게임은 드물다. 해적영화는 흥행성공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이 등장하기 전의 이야기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거대한 스케일의 해상전과 흥미로운 이야기, 조니 뎁이 연기한 ‘캡틴(선장) 잭 스페로우’ 캐릭터의 매력으로 크게 사랑받았다. ‘잭 스페로우’는 해적의 자유로움과 익살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기록됐다.

    모바일게임으로 탄생한 ‘캐리비안의 해적’ 역시 원작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전략게임에 부족한 이야기를 보강했다. 영화의 자세한 설정은 게임 내 콘텐츠에 그대로 녹아있으며, 이야기를 원한다면 ‘잭 스페로우’의 기억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 ‘샨사의 동굴’을 즐기면 된다.

    ◆ 짧은 로딩으로 쾌적하게 즐기는 전략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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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시대 건축양식이 디테일하게 표현된 마을과 항구 모습


    이 게임은 마을에서 배를 건조하고, 선원을 모집해 탐험하는 전략게임의 왕도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과거 PC패키지로 즐기던 전략게임의 모습과 유사하다. 다른 이용자와 부대끼는 모습은 초창기 텍스트와 드롭박스로 표현되던 아마추어 웹전략게임과도 닮았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본거지(항구)는 2D이미지를 사용했다. 생산과 연구건물 위치는 고정돼 있으며 바꿀 수 없다. 이는 다른 전략게임에서 소셜네트워크게임(SNG)가 3D 요소를 자유롭게 배치한 것과 대비되는 특징이다.

    위치가 고정된 건물과 2D 이미지를 사용한 인터페이스(UI)는 로딩속도를 줄이는 일등 공신으로 보인다. 이 게임은 로딩속도가 매우 빨라 기다리는 시간이 적다. 할 게 많은 전략게임의 특성상 로딩시간이 짧다는 건 감사할 일이다. 로딩이 필요한 해상전투나 시나리오 콘텐츠 ‘샨사의 동굴’도 2~3초만 기다리면 즐길 수 있어 부담이 적다.

    자유배치를 배제한 항구는 건설과 생산보다 풍부한 게임 콘텐츠를 즐기라는 뜻으로 보인다. 더 많은 세계를 탐험하고, 괴물을 무찌르고, 해적의 본분인 약탈에 집중하라는 식이다. 바꿔 말하면 꾸미기 요소보다 전략 콘텐츠를 파고들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을을 꾸밀 수 없다고 보는 재미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섬세하게 묘사된 건물과 지형요소는 3D로 표현하기 힘든 ‘엔틱’한 매력을 뽐낸다. 15세기 후반부터 18세기까지 중세시대의 매력은 이 게임만의 독특한 매력이기도 하다.

    ◆ 해적왕? 잭 스패로우의 기억 되찾기?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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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 모드 샨사의 동굴은 대화-전투-대화 순으로 구성됐다


    ‘캐리비안의 해적’은 전략게임 요소에도 충실하다. 배를 건조하고, 선원을 배치하고, 전투 요원 비율을 조정하고, 특성을 개발하는 등 선택의 폭이 넓다. 부족한 자원은 생산 건물을 통해 얻어도 되고, 망망대해에 존재하는 괴물을 무찔러도 된다. 물론, 함대를 충분히 육성했다면 해적과 대립하는 동인도회사를 약탈해도 된다. 모든 과정이 즐길거리이자 콘텐츠라 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전략게임이 육성과 대결을 기반으로 개발되지만, ‘캐리비안의 해적’은 다른 선택지가 있다. 원작 영화의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며 즐기는 ‘샨사의 동굴’이 존재한다는 것. 이는 앞서 설명한 전략게임의 약점인 스토리텔링을 메우는 중요한 콘텐츠다.

    ‘샨샤의 동굴’은 가벼운 전투와 이야기 전개로 구성됐다. 초반엔 전투 난이도가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고, 영화의 내용을 제 3자의 시점에서 관찰할 수 있어 원작 팬들이라면 재밌다고 느낄 것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IP를 사용한 팬게임과 전략게임의 특징을 잘 버무린 웰메이드 콘텐츠라 평가 하고 싶다.

    오는 24일 시리즈 최신작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개봉도 앞두고 있어, 관람 전 ‘복습’도 가능하다.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전략게임의 궁극적 목표인 다른 이용자와 전략을 겨룰 수도 있고, 원작의 이야기를 즐기는 것을 집중해 즐길 수도 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게임 속 세상을 즐기면 된다.

    ◆ 모바일게임-전략-영화 콘텐츠의 시너지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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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장(혹은 함장) 특성과 연구트리가 많아 선택과 육성에 연구가 필요하다


    ‘캐리비안의 해적’은 전략게임으로서의 구성과 로딩속도, 풍부하고 잘 연계된 콘텐츠 등으로 시너지를 낸 수작이라 할 수 있다. 전략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는 물론, 영화를 재미있게 즐겼던 팬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콘텐츠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굳이 약점을 꼽자면 육성 콘텐츠의 양과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먼저 ‘캐리비안의 해적’은 고전 전략게임의 요소를 모두 품겠다는 듯 생산부터 전투, 육성, 연구까지 많은 선택이 필요하다. 가볍게 즐기는 캐주얼함이 강점인 모바일게임과 다르다. 따라서 캐주얼하게 즐기기에는 문턱이 높다. 전략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높지만 대중적인 게임은 아니라는 인상이 강하다.

    할 일이 많은 만큼 학습하고 익혀야 하는 콘텐츠도 많다. 물론, 많은 선택지가 풍부한 전략으로 이어지고, 전략게임으로서의 재미가 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으나 모바일게임으로서는 너무 많은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강하다. 선박 건조부터 선원 모집, 전투원 배치, 특성 선택까지 전투에 필요한 일련의 과정을 압축한 초보자 메뉴가 있었으면 더 대중적인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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