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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게임해보니] 킬링 타임에 제격! 넥슨 ‘이블팩토리’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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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2-10 15:32:30

    출시 6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모바일게임이 등장했다. 넥슨과 네오플이 선보인 ‘이블팩토리’다.

    ‘이블팩토리’를 처음 만난 장소는 지난해 ‘지스타’ 현장이다. 당시 넥슨과 네오플은 이 작품을 인디게임이라 수식했다. 넥슨과 네오플,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회사와 잘 어울리지 않지만, 그들은 당당했다. 그렇다면 넥슨과 네오플이 생각하는 인디게임이란 어떤 모습일까. 또 이 작품은 과연 화제가 될 만큼 재미있는지 살펴보자.

    ‘이블팩토리’의 첫인상은 8비트 그래픽을 통한 고전 아케이드게임의 재해석이란 점이다. 강력한 몬스터를 잡기 위해 수없이 도전하는 과정에 재미를 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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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적인 보스는 공략하는 재미가 살아있다

    주인공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쓰러질 정도로 약하다. 반면, 적은 갈수록 체력이 증가하고 패턴도 악랄해 진다. 자칫 불공평한 싸움으로 보이지만 약점을 파악해 공략하는 ‘피지컬’로 모두 물리칠 수 있다. 불리한 상황을 실력으로 뒤집는 쾌감이 ‘이블팩토리’이 추구하는 재미라 할 수 있다. 이는 과거 오락실을 주름잡았던 횡스크롤 액션과 유사한 경험(UX)이다.

    ‘이블팩토리’는 보스와 1대1 대전을 중심으로 스테이지가 진행된다. 전개 과정에서 가끔 다수의 잡병과 싸우는 경우도 있으나, 한차례 쉬어가는 과정일 뿐 매번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스테이지 보스는 동물을 모티브로 했으며, 일반 난이도 기준 2~4개의 공격 패턴을 보유했다. 이용자는 보스 몬스터를 만나 공격 패턴을 파악하고 약점을 파고드는 식의 공략을 즐기면 된다. 복잡한 과정 없이 보스와 대결만 즐기면 돼 알기 쉽고 즐기기 편하다.

    각 보스는 이용자 조작실력에 따라 다르지만 1~2분 내외로 격파할 수 있다. 물론 패턴 파악이 미숙한 이용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숙련자라면 타임어택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은 난이도로 설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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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성은 단순하지만 즐길거리는 풍성하다

    육성 시스템도 존재하지만 비중이 크지 않다. 보스를 처치하며 얻은 설계도 조각으로 주무기와 보조무기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더 강력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약한 무기로 충분히 보스를 잡을 수 있으므로 무기 강화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주무기 강화와 육성은 보스를 더 빨리 잡게 해주거나, 간발의 차이로 쓴잔을 마신 보스를 잡기 위한 보조적 시스템으로 보는 편이 옳다. ‘이블팩토리’를 정복했다면 강화하지 않은 무기로 모든 스테이지를 정복하는 자체 도전모드도 즐길 수 있다.

    간발의 차로 잡지 못하는 보스가 있다면 무기를 강화하거나 ‘블루코인(게임재화)’로 부활을 하면 된다. 수차례의 도전에도 잡지 못한 보스를 꼭 잡고 싶다면, 코인 러쉬처럼 부활을 사용해 마지막 일격을 가하면 된다.

    물론, 이 작품의 재미가 공략에서 오는 만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빨리 다음 스테이지를 즐기고 싶거나, 짜증나는 보스를 넘기고 싶다는 피하고 싶을 때 가끔 활용하는 편이 게임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골드는 획득한 아이템을 팔거나, 미니게임으로 얻을 수 있다. 미니게임은 본편보다 더 간단한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용자 랭킹도 제공된다. 게임이 간단한 만큼 랭킹 상위에 오르고 싶다는 도전욕을 자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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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케이드룸의 미니게임은 단순함의 미학이 살아있다

    ‘이블팩토리’는 보스 공략이란 한 가지 재미에 집중한 완성도가 높다. 명작의 수준에는 미치지 않지만, 수작의 반열에는 충분히 오를 만하다. 단, 몇 가지 단점은 패치나 개선의 여지를 남긴다.

    먼저 조작감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모바일 기기의 불편한 조작감이야 익숙해진다 치지만, 핵심 시스템인 불렛타임(조이스틱에서 손가락을 떼면 움직임이 슬로우 모션으로 재생된다)이 시도 때도 발동되는 것은 문제다.

    불렛타임 이후 다시 조작을 시도할 때 캐릭터의 움직임이 갑자기 빨라져 원치 않는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불렛타임이 상대의 공격 패턴을 더 자세히 보라는 의도로 도입된 것은 알겠으나, 치열한 전투에서 실수로 불렛타임을 발동하면 오히려 방해된다. 차라리 별도의 버튼으로 발동하도록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시전 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편이 좋지 않을까.

    세로그립을 강제한 점도 편의성을 깎아 먹는다. 조이스틱과 공격 버튼은 이용자 취향에 맞춰 재배열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불편함은 가시지 않는다. 차라리 블루투스 게임패드를 지원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레트로 풍 액션게임은 완벽한 조작이 바탕되야 공정한 공략을 즐길 수 있기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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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을 플레이하며 즐기고 느낀 뒤 ‘이블팩토리’를 종합하면 레트로 액션게임의 장점을 품은 현대적인 모바일게임이라 할 수 있다. 잘 만든 보스와 공략의 재미는 7080세대가 열광했던 게임들과 닮았고, 편의성을 목표로 수십년간 갈고 닦여진 시스템을 채용해 생기를 더했다. 오락실에 둥지 틀었던 세대는 물론, PC방에 터 잡은 세대도 부담 없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 게임의 장점이다.

    작은 단점들이 눈에 띄지만 ‘이블팩토리’의 핵심 재미는 퇴색되지 않는다. 한가로운 일상의 빈틈을 긴장과 쾌감으로 채워준 ‘이블팩토리’를 킬링타임에 최적화된 수작 모바일게임이라 부르고 싶다.


    베타뉴스 서삼광 (seosk.bet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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