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데온 돌풍’ 이끌 선봉장은 바로 나! 사파이어 라데온 HD 7950


  • 강형석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2-01-31 15:06:56

    오랜 기다림 끝에 모습 드러낸 라데온 HD 7950

    라데온 HD 7970의 성공적 론칭은 모처럼 AMD에게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했다. 경쟁사가 아직 뚜렷한 제품 없이 루머만 돌고 있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라데온도 마냥 유리한 입장은 아니다. 최상위 라인업 단 한 개의 제품만 존재하는 상황에서 시간이 지체되면 시장 선점에 불리하다.


    아직 라데온 HD 7970의 가격은 높다. 얼리어답터나 하이엔드 게이머라면 벌써 구입 했을테지만 그렇지 못한 소비자들도 더러 있다.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해지길 기다리거나 준하이엔드 라인업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2012년 1월 마지막, AMD가 준하이엔드 그래픽 프로세서 라데온 HD 7950을 투입하며 3세대 다이렉트X 11 라인업에 종지부를 찍는다. 1월 초에 먼저 발매된 HD 7970과 함께 완벽한 라데온 HD 7900 시리즈를 완성했다. 아직 수요를 만족시키기에 완벽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28나노미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준하이엔드 급인 라데온 HD 7950은 최상위 라인업 중에서 가장 많은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성능도 최고지만 가격대 역시 높은 최상위 하이엔드 그래픽카드 보다 저렴하면서도 성능까지 만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또, 각 제조사들의 개성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그래픽 프로세서군이 준하이엔드 라인업이다. 최상위 제품으로도 가능하겠지만 가격이라는 측면이 걸림돌이다. 실제로도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가 퍼포먼스 급에서 준하이엔드 급 제품에서 많이 적용되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일등공신이 아닐까?


    때문에 벌써부터 많은 제조사들이 라데온 HD 7950을 활용한 그래픽카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금 선보일 사파이어 라데온 HD 7950도 그 중 하나로 AMD 레퍼런스 가이드를 따르지만 사파이어가 만든 쿨러와 기판 등이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레퍼런스 디자인에 사파이어의 색을 입힌 라데온 HD 7950

    사파이어 라데온 HD 7950의 디자인은 레퍼런스와 조금 다르다. 틀 자체는 차이가 없으나 사파이어의 색을 더했다는 점이 특징으로 기판까지 청옥색이다. 그러나 그래픽카드는 AMD 레퍼런스 가이드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오버클럭과 같은 특징은 아쉽게도 다음 제품을 기약하자.



    그래픽카드를 덮고 있는 쿨러는 7970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위 제품은 블로어 방식으로 공기를 빨아들인 후에 전면으로 배출하는 방식이지만 이 제품에서는 일반적인 공기 배출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레퍼런스 기반의 7950이 이와 같은 공냉식을 채택하고 있다.


    덮개 자체는 가이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실제 쿨러는 한 주먹 정도 크기로 작다. 하지만 증기 챔버 방식의 채용으로 작은 면적으로도 뛰어난 냉각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작은 쿨러의 채용은 곧 7950 그래픽 프로세서의 발열 자체가 적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 방열판의 마감은 만족스러운 수준이고 증기 챔버의 베이스는 직접 그래픽 프로세서와 맞닿는 구조다.

     



    ▲ 작은 크기지만 증기 챔버 방식으로 냉각 성능을 높인 사파이어 라데온 HD 7950의 방열판.


    그래픽카드 기판 자체는 라데온 HD 7970과 동일하다. 기판 내 부품 배열이 일부 바뀌었고 준하이엔드 라인업인 관계로 가격 상승 요인이 되는 고가의 부품은 제외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성능에 직접적 연관이 없는 수준이기에 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 1,792개의 스트림 프로세서, 28개 컴퓨트 유닛으로 구성되는 라데온 HD 7950.


    코드명 타히티(Tahiti)로 잘 알려진 라데온 HD 7950 그래픽 프로세서는 1,792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로 GCN 설계로 인해 28개의 컴퓨트 유닛으로 구성된다. 1개의 컴퓨트 유닛은 64개의 스트림 프로세서가 모여 구성한 것이다. 그러나 꼭 1개의 컴퓨트 유닛이 작동해야 스트림 프로세서가 작동하는 구조가 아니다. 둘 다 유연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빠른 성능을 낼 수 있다.


    라데온 HD 7950은 작동 속도가 기본 800MHz로 설정돼 있다. 측정한 결과, 사파이어 제품은 최대 810MHz로 작동하게 되어 있다. 조금 오버클럭이 되어 있는 셈이지만, 10MHz는 체감 성능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레퍼런스 제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새로운 그래픽 프로세서는 모두 28nm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코드명 타히티는 다이 사이즈가 365㎟, 트랜지스터는 43억개가 집적된다. 미세공정이 적용되면서 같은 면적으로 더 빠른 성능을 낼 수 있으며,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 3GB 용량의 GDDR5 메모리는 384비트 인터페이스로 구성돼 있다.


    메모리는 GDDR5 규격으로 총 3GB가 달려 있다. 작동 속도는 1,250MHz(5,000Gbps)다. 라데온 HD 7970과 동일한 384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가 쓰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제품 급수에 따라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차등 적용하는 엔비디아와는 다르다.


    본래 라데온 그래픽카드는 지금까지 256비트를 고수해 왔으나 GCN 아키텍처의 효율을 위해 과감하게 인터페이스 변신을 시도했다. 384비트 구조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580과 같다. 용량은 일반 GTX 580의 두 배에 달한다. AMD는 앞으로 메모리 용량을 1.5GB로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인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 6+1 페이즈 구조의 전원부. 디지털 관리되고 있으며, 보조전원은 6+6 입력을 받는다.


    사파이어 라데온 HD 7950은 6+1 페이즈 구조의 전원부를 채택하고 있다. 그래픽 프로세서와 메모리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CHIL 사의 CHL82280 디지털 PWM 칩을 얹어 전력 사용처를 감시하게 했다.


    보조전원은 6+6 구조다. 8+6 구조인 HD 7970과는 다르게 디자인 되어 있다. 이는 7950 자체가 적은 전력을 쓰기에 굳이 대용량 보조전원을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공식 자료는 입수되지 않았지만 제조사의 열설계전력(TDP)은 200W 수준이지 않을까 예상된다.


    이전 세대 하이엔드 그래픽카드 세대교체 이뤄질 듯

    사파이어 라데온 HD 7950의 성능은 어느정도일까? 인텔 2세대 코어 i7 3960X 프로세서와 8GB 메모리, 아수스 P9X79 프로 메인보드 기반의 시스템에서 테스트를 실시했다.


    ◆ 3D마크 11


    라데온 HD 7950의 스트림 프로세서가 1,792개로 상위 제품 대비 256개 적다. 때문에 성능 하락도 당연히 발생하겠지만 그 차이가 어느 선인지가 관건이다. 테스트 결과, 3D마스 11 익스트림 프리셋의 점수는 2,300점 가량으로 2,100점 가량의 GTX 580과 2,600점 가량의 HD 7970 사이에 위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능 하락률은 약 15% 정도로 크지 않은 편이다.


    그래프는 익스트림 프리셋에 한정돼 있지만 대부분 3D마크 테스트에서 HD 7950은 HD 7970과 GTX 580 사이에 자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헤븐 벤치마크 2.5

    ▲ 쉐이더 옵션은 높음(High)에 테셀레이션은 최대(Extreme)로 설정해 테스트했다.
    안티 앨리어싱은 적용되지 않았으며 비등방 필터링은 x16이다.


    헤븐 벤치마크 2.5에서도 3D마크 11과 비슷한 양상의 결과가 나왔다. 미세한 차이로 HD 7950이 GTX 580을 앞서는 모습이다. 1,920 x 1,080 해상도에서는 차이가 미미하지만 2,560 x 1,440 해상도로 가면 차이는 조금 벌어지는데, 이는 3GB 용량의 메모리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겠다. GTX 580에 장착되는 메모리 용량은 총 1.5GB로 라데온 HD 7900 시리즈 대비 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자.


    ◆ 배트맨 아캄시티

    ▲ 게임 옵션은 모두 최대(High)로 테셀레이션 옵션도 최대로 설정한 다음 테스트했다.


    배트맨 아캄시티 2,560 x 1,440 해상도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도 위 테스트와 동일하다. 고해상도에서도 초당 60 프레임 이상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다.


    ◇ 저전력, 고성능... 게이밍 그래픽카드 판도 바뀌나? = 라데온 HD 7950은 적은 전력을 쓰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내는 어찌보면 라데온 HD 7970보다 더 높은 와트당 성능비를 보여준다. 이 부분에 유독 민감한 소비자에게는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테스트 시스템에서 확인한 HD 7950의 전력 소모는 약 311와트 가량으로 392와트를 기록흔 GTX 580 보다 낮고 낮은 전력 소모량을 보였던 HD 7970의 355와트 보다도 40와트 가량 더 덜 쓴다.


    이 그래픽카드가 빛을 발하는 부분은 크로스파이어X 구성 시에 있다. 약 두 배에 달하는 효율로 화끈한 게이밍 성능과 함께 낮은 전력 소모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또, 라데온 HD 7970 크로스파이어보다 더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이득이 있다.


    사파이어 라데온 HD 7950은 이런 장점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그래픽카드로 충분히 이전 세대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556774?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