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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형에서 1GHz’ 사파이어 라데온 HD 7770 GHz 에디션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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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3-09 18:18:30

    3세대 다이렉트X 11 세대교체 ‘이제부터 시작’


    최근 AMD가 라데온 HD 7800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중급형부터 하이엔드까지 완전한 3세대 다이렉트X 11 라인업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엔비디아에서는 이제 하이엔드 라인업의 3세대 다이렉트X 11 제품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른 준비를 앞세운 AMD는 조금 더 시장을 여유롭게 관망할 수 있다.


    차세대 그래픽 프로세서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단연 하이엔드 제품군이다. 라데온 HD 7970 역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에 성공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 많은 판매가 이뤄지는 것은 중-보급형, 10~20만 원대 시장이다. 여기서 승기를 잡지 못하면 어렵다.


    AMD가 퍼포먼스급 그래픽카드 HD 7800 시리즈가 아닌, 중급형 HD 7770 시리즈를 발빠르게 준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와 달리 착실하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게 아닐까?



    3세대 다이렉트X 11로의 세대교체 활성화를 꿈꾸며 모습을 드러낸 라데온 HD 7770. 국내에서는 발 빠르게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선보이고 있는 이엠텍이 사파이어 브랜드를 들고 먼저 출격했다. 레퍼런스 기반이지만 부품 집적 구성이나 쿨링 솔루션 등 사파이어 자체 제작으로 공 들인 흔적이 엿보인다.


    사파이어 라데온 HD 7770 기가헤르츠 에디션. 이름대로 오버클럭 없이 1GHz에 도달한 그래픽 프로세서를 장착한 제품으로 보급형 답지 않은 뛰어난 성능이 기대된다.


    1기가헤르츠(GHz) 돌파! 사파이어 라데온 HD 7770


     

    사파이어 라데온 HD 7770 기가헤르츠 에디션은 AMD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사파이어 자체 생산한 점이 특징이다. 냉각솔루션 또한 AMD 레퍼런스가 아닌 자체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을 장착했다. 기판도 사파이어 그래픽카드의 공통점인 청옥색을 쓴다. 전체적인 느낌이 AMD 제품이라기 보다 사파이어가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했다.


    디자인은 사파이어 라데온 HD 6000 시리즈에서 일부 등장했던 디자인을 잇고 있어 이질감이 적다. 사실상 패밀리룩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최상위 제품인 라데온 HD 7970은 출시 시기나 자체 생산에 필요한 시간적 문제로 AMD 레퍼런스 제품을 판매했지만 그 이하의 제품은 제조사의 자유도가 부여되기에 다양한 제품이 출시될 수 있다.


     

    ▲ 구리 히트파이프와 대형 방열판으로 구성된 고성능 쿨러를 달았다.


    냉각솔루션은 제법 탄탄하다. 28나노미터 기반으로 생산된 바 있는 라데온 HD 7900 시리즈가 낮은 발열량을 보였기 때문에 동일한 공정의 HD 7770 역시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오히려 오버스펙이지 않은가 생각될 정도다.


    방열판은 그래픽카드 면적의 90% 정도를 커버하고 있으며 방열핀 배열은 가로방향으로 전개돼 있다. 그래픽 프로세서가 닿는 부분과 양쪽 끝을 두꺼운 구리 히트파이프가 지나가도록 설계해 효과적인 열전도가 기대된다. 베이스는 구리로 되어 있고 그래픽 프로세서의 열을 히트파이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히트파이프를 연마해 그래픽 프로세서에 직접 닿게 하는 방식이 많지만 이 제품의 성격을 봤을 때 그것까지는 필요 없을 듯 하다.



    라데온 HD 7770 그래픽 프로세서, 상위 제품과 동일한 기술이 녹아 있다. 당초 제품 출시 전에는 이전 세대의 기술을 쓰면서 공정만 바뀌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실제 출시된 제품은 미세공정과 함께 최신 기술을 그대로 담아 냈다. 28나노미터 미세공정과 새로 변경된 GCN(Graphics Core Next) 아키텍처가 그대로 적용됐다는 얘기다.


    스트림 프로세서는 640개다. 2,000개가 넘는 라데온 HD 7970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중급형 그래픽카드 수준으로는 적당하다. GCN 아키텍처로 인해 컴퓨트 유닛은 10개로 구성된다. 64개의 스트림 프로세서가 1개의 컴퓨트 유닛인 형태다.


    작동 속도는 이름대로 1GHz(1,000MHz)다. 과거 라데온 HD 4890이 1GHz에 도달한 첫 그래픽카드인데 이는 순수 작동 속도가 아닌 오버클럭을 통한 GHz 돌파였다. 비공식인 셈인데, HD 7770은 오버클럭을 거치지 않고 순수하게 생산 단계에서 1GHz를 돌파한 그래픽 프로세서로 기록됐다. 미세공정과 설계 구조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메모리는 1GB로 구성된다. 중급형 라인업 중 일부가 GDDR3를 쓰는 것과 달리 GDDR5를 쓴다는 점은 좋게 평가될 부분이지만 제품의 특성상 메모리 인터페이스가 128비트라는 점은 아쉽다. 상위 라인업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어느정도 수긍이 되지만 조금 더 좋은 구성을 취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상위 제품이 384비트, 퍼포먼스급이 256비트로 결정됐는데 적어도 192비트 구성이었다면 소비자들이 환호했을 것이라 예상된다.


    작동속도는 1,125MHz. GDDR5 기준으로 환산하면 4,500Gbps의 사양이다. 추후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모듈은 하이닉스제이고 4개의 모듈이 기판에 장착됐다.


    전원부는 보급형으로서의 무난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3페이즈 구성이 기본이며 6핀 규격의 보조전원을 추가로 받는다. 그래픽카드의 전력 소모 수준은 손실이나 효율을 따져봤을 때 약 130~150W 이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판 레이아웃 자체는 무난하지만 비어 있는 공간이 많다. 차후 부품 집적도를 높임으로써 길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급형으로써 만족스러운 성능 보여... 세대교체 자격 충분

    사파이어 라데온 HD 7770 기가헤르츠 에디션의 성능은 어느정도일까? 인텔 2세대 코어 i7 3960X 프로세서와 아수스 P9X79 PRO 메인보드, 8GB 메모리 등으로 구성된 테스트 시스템에서 성능을 알아봤다. 모니터는 아치바 심미안 QH270-IPSBS 라이트가 쓰였다. 30형 크기의 모니터로 2,560 x 1,440 해상도를 지녔다.


    ◆ 3D마크 11 테스트


    1GHz라는 속도를 가진 라데온 HD 7770 기가헤르츠 에디션. 성능은 어느정도일까? 3D마크 11 벤치마크 프로그램으로 확인했을 때, 엔트리 프리셋에서 5,856점을 기록했으며 퍼포먼스는 3,516점, 익스트림은 1,100점 대의 성능을 보였다. 이는 라데온 HD 6850보다는 낮고 HD 6770 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이다. 지포스 GTX 550, GTX 560 사이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


    ◆ 배틀필드3 게이밍 테스트


    배틀필드3 테스트에서는 지포스 GTX 560, 550 Ti, 라데온 HD 6770 등을 비교 대상으로 추가해 진행됐다. 결과는 HD 6770대비 성능 향상은 있지만 경쟁사의 퍼포먼스급 그래픽카드를 뛰어 넘지 못했다. 경쟁사 보급형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X 550 Ti의 성능은 상회하는 수준이다.

     


    ◇ 보급형 3세대 다이렉트X 11의 등장... 세대교체는 시간이 해결할 듯 = 기대감 속에 모습을 드러낸 라데온 HD 7770. 성능 측면에서는 이전 세대의 동급 그래픽카드 HD 6770을 앞서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했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고개가 갸우뚱한 것은 사실이다. 라데온 HD 7970이 보여준 임팩트에 비하면 조금 아쉬운 모습이 있다.


    이는 과도하게 축소된 스트림 프로세서의 수와 제한적인 메모리 인터페이스 때문으로 분석된다. 라데온 HD 7850이 1,024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봤을 때, 적어도 800여 개 가량의 스트림 프로세서를 갖추고 있어야 했을테고 메모리 인터페이스도 128비트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보급형이라고 하기에 다소 민망한 초기 판매가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3월 9일 기준으로 약 19만 8,000원 가량의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고 평균가는 20만 원대에 형성돼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 초기이기에 조금 더 두고봐야 할 일이다.


    AMD가 야심차게 선보인 3세대 다이렉트X 11 기반 보급형 그래픽카드 라데온 HD 7770. 그 중에서 사파이어 라데온 HD 7770 기가헤르츠 에디션은 충실한 쿨링 성능과 이엠텍의 사후지원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세대교체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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