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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IT 기업, 15 개월만에 수입 감소...'아이폰X' 부진 영향


  •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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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3-15 17:10:13

    세계 IT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인 대만의 주요 IT 기업 19개사의 지난달 매출이 1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아이폰X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대만 기업 19개사의 2월 매출 총액은 전년 동월 대비 7.8% 감소한 7039억 대만달러(약 25조6,430억7,700만 원)을 집계됐다.

    이 신문은 "애플의 최신형 스마트폰 판매 부진의 영향이 나타났다"면서 "중화권의 춘절(구정)의 영향으로 영업일이 감소한 요인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하락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월 춘절 휴가의 영향을 제외한 1~2월 전체 기준으로 볼 때 3% 이상 매출이 성장했지만 지난해 대비 6.4% 증가에서 수치가 크게 줄어들었다.

    한 대만 부품업계 관계자는 "안정되고 있지만 지난해보다 기세가 약해지고 있다. 불안의 진원지는 아이폰X"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아이폰 조립을 담당하는 홍하이정밀공업은 이 기간 매출이 4% 줄었다. 얼굴 인식 등 신 기능이 대거 탑재된 아이폰X가 큰 인기를 모을 것이라 판단, 아이폰X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했던 탓이다.

    애플은 지난 1월 올해 1분기(1~3월) 생산 계획을 기본보다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홍하이 측에 통보한 상태다.

    가장 타격을 많이 입은 업체는 광학 렌즈를 제조하는 라간 정밀이다. 2월 한달 동안 라간 정밀의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5.3%나 감소했다.

    아이폰X 카메라뿐 아니라 얼굴 인식에 사용되는 적외선 렌즈의 용도가 늘면서 수요가 기대됐지만 판매 부진으로 수입이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아이폰에 탑재되는 AP를 위탁생산하는 TSMC의 수입도 9.5% 줄었다.

    반면 아이폰X보다 가격이 저렴한 아이폰8 등을 생산하는 기업의 수익은 증가했다. 아이폰8 시리즈 조립을 맡은 페가트론의 수익은 이 기간 2.1% 늘었다.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 그리고 구 모델인 아이폰7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아이폰용 금속 케이스를 만드는 캐처 테크놀로지의 매출도 20.1%나 늘었다. 이에 대해 대만 증권 업계 관계자는 "(애플로부터) 아이폰7용 추가 수주가 있었다"고 추정했다.

    대만에는 애플과 화웨이 등 세계 IT 기업들의 주요 협력 업체가 대거 모여 있는 곳으로, 이들 19개사의 매출은 국내외 투자자의 IT 선행 지표로서 쓰인다.

    이미지 출처 : 애플


    베타뉴스 박은주 (top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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