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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고집 담긴 애플 신사옥, 올해 입주 가능한가?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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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2-09 14:42:07

    스티브 잡스는 1세대 매킨토시 컴퓨터 안쪽에 팀 전원의 사인을 새겼다고 밝혔다. 애플 제품 속 세세한 부분에 그의 고집이 녹아 있음을 반증한 에피소드다. 2011년 사망한 잡스의 마지막 작품으로는 현재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짓고 있는 새로운 본사 건물이 있다. ‘우주선’이라고 불리는 이 건물은 바로 그가 구상했기 때문이다.


    신사옥의 세부적인 모습을 살펴보면 배선부터 배관 매설 방식까지 아이폰을 만들었던 그의 놀라운 고집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처럼 완벽하게 건물을 건축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는 것이 신사옥 건설에 관여했던 전문가 대부분의 의견이다. 그들 대부분은 애플과 비밀 보장 의무 계약을 맺어 신원을 밝히지는 않았다.


    애플이 2011년 건설 계획을 발표한 뒤 신사옥 입주 날짜는 계속 연기되었다. 잡스의 당초 계획은 2015년이었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는 올해가 될지 아직 미지수라고 한다. 


    애플은 건축비 총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전 프로젝트 매니저들은 약 50억 달러로 추정한다. 팀 쿡 최고 경영자(CEO)는 2015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비용에 대해 반박하지 않았다. 전 건설 관리자에 따르면 주요 건물 인테리어에만 1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에 수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었지만, 건축업계에서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사무실 트랜드는 협력 관계를 향상시키기 위해 오픈화 경향이 강하지만, 이 신사옥은 반대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선 같은 거대한 반지 모양의 건물은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 하나의 도전이 되고 있다. 


    잡스 사망 수개월 전 발표한 신사옥 건설은 실리콘밸리 건축물 역사에 새로운 족적을 남기는 것이다. 2013년 프로젝트 설명에 따르면 완성된 신사옥은 최대 1만 4200명의 직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메인 빌딩에는 세계 최대의 곡면 유리가 장착되다고 한다.


    하지만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 전문가들을 놀라게 한 것은 작업 난이도보다는 신사옥 건설을 스마트폰 디자인처럼 여기는 회사 매니저의 단호한 자세였다. 애플 소속 건설팀은 신사옥 건립과 관련해 수많은 규칙을 정했다. 그 중에는 환기구와 배관이 유리에 비쳐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있으며, 건물에 많이 쓰이는 특별한 목재에 관한 가이드라인은 약 30페이지에 이른다.


    애플의 날카로운 디자인 센스에 의해서 프로젝트는 더욱 강화됐지만, 현장 실무자와의 충돌이 종종 발생했다. 프로젝트에 관여한 한 건축가는 둥근 모서리의 커브와 비율 대부분이 애플 제품에서 모티브를 딴 것이며, 엘리베이터 버튼은 아이폰의 홈 버튼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전 매니저 중 한명은 화장실의 유선형 디자인이 아이폰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 간부들이 광적으로 집착한 부분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출입구 디자인에 관한 것이었다. 애플은 턱이 없는 완벽하게 평평한 출입구를 원했다. 건설팀이 비용과 시간 문제를 들어 반대했지만 애플 측은 물러서지 않았다. 애플이 이를 고집한 이유는 애플의 엔지니어들이 건물에 진입할 때 걸음걸이를 조절해야 한다면 기분이 심란해져 업무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 


    또한 표지 디자인에는 절묘한 균형이 필요했다. 애플은 모든 표지 디자인에 애플의 곡선과 미니멀리스트적 미학을 담고 싶어 했지만, 소방 당국은 긴급한 재난 상황에 직원들을 신속히 유도할 수 있도록 단순하면서 명료한 것을 중시했다. 산타클라라 소방당국 관리자는 이 문제와 관련된 미팅에 15회 참석했다고 말하면서 표지판 때문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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