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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 알파고, “바둑계의 페더러” 이세돌 9단에게 연승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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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3-11 11:43:05

    포브스는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과의 대결 소식을 전하면서, “알파고가 바둑계의 페더러 이세돌 9단을 꺾는 쾌거를 이뤘다.”는 딥마인드 대표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컴퓨터는 1952년 틱택토(오목과 비슷한 보드게임)에서 인간에게 승리했다. 1994년에는 체커에서, 1997년에는 IBM의 딥블루(Deep Blue)가 체스에서 인간 세계 챔피언에게 이겼다. 그리고 2016년 3월 9일 서울에서 개최된 바둑 대결에서 구글의 인공 지능 알파고가 세계적인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에게 승리를 거뒀다.


    대국은 호각이었지만 종반에는 이 9단의 손이 떨리면서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린 후 패배를 인정했다. 알파고는 구글 산하 딥마인드(DeepMind)가 2년 동안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이 9단은 1회전이 끝난 뒤 “매우 놀랐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는 “우리는 달에 착륙했습니다.”라고 트윗했다.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무스타파 슐레이만(Mustafa Suleyman)은 “인공 지능이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습니다!”라고 했다.


    바둑의 복잡함을 감안할 때 이번 승리는 인공 지능 분야의 일대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2,500년 이전 중국에서 탄생한 바둑의 규칙은 상대방보다 진지를 많이 확보한 사람이 이긴다는 매우 단순한 것이다. 하지만 난이도는 체스보다 훨씬 높고, 상대의 다음 수를 예측하는 날카로운 직감력이 요구된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경영 중인 바둑 애호가 크리스 큐비카(Chris Kubica)는 “이 9단이 막판에 침착성이 떨어지고 짜증을 내면서 패배를 인정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감정이 없는 컴퓨터가 바둑에서 유리함을 잘 보여준 것입니다. 컴퓨터는 상대가 피곤함을 느끼거나 짜증을 내거나 침착성을 잃는 것에 동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 이 9단을 포함 인간들은 바둑의 이러한 인간성이야말로, 인공 지능이 인간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라고 몇 년 전부터 말해 왔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바둑의 착수 수는 10의 360승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인공 지능 연구자에게는 이기고 싶은 도전”이라고 구글은 블로그에서 말했다. 컴퓨터가 복잡한 게임에서 인간에게 이겼다는 사실은 인공 지능 소프트웨어가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 더욱 유연하게 진화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딥마인드는 알파고가 이번 대국에 앞서 최첨단 방식으로 준비했다. 서치 트리라는 기존 분석 방법과 함께 바둑 명인의 3,000만 가지 착수를 분석하고 훈련한 뉴럴 네트워크(신경 회로망)를 넣은 것이다. 그 결과 알파고는 2015년 10월 유럽 챔피언인 팬 후이에게 5전 전승했다. 하지만 후이가 세계에서 400~600위인 반면 이 9단은 바둑 분야의 세계 5위이자 세계 대회 우승 횟수 2위를 자랑하는 고수다. 하사비스는 “이 9단은 바둑계의 로저 페데러”라고 평가했다.


    이 9단과의 경기에서 알파고는 단순히 세계적인 바둑 기사를 따라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딥마인드는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스스로 뉴럴 네트워크 내에서 상당한 횟수의 대국을 진행하도록 프로그래밍했다. 그리고 알파고는 새로운 방법을 배울 때마다 강화 학습이라는 신경 회로의 조정을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진행했다.


    그 결과, 후이와의 대전에서 저지른 1개의 근본적인 실수를 이번 경기에서 저지르지 않았다고 한다. 알파고는 당초 이 9단의 공격적인 자세에 대해서 싸움을 피하는 자세를 취했지만, 대국이 진행되면서 공격적인 자세로 변했다.


    승부가 난 후 프레스룸은 놀라움이 퍼졌다. 인간의 직관이 매우 중요한 게임에서 컴퓨터가 이긴 것이다. 흥미롭게도 대국 중 알파고는 “그”로 불렸다.·3월 10일 경기에서도 알파고는 이 9단을 꺾엇다. 구글은 블로그에서 “알파고는 계속 교묘한 수를 두어 프로 해설자들을 감동시켰다. 이 9단도 알파고도 2시간 반 동안 게임에서 있는 힘을 다했다.”고 언급했다.


    이로써 알파고는 2연승을 거뒀다. 인공 지능이 인간에게 완전히 승리하기 위해서는 토요일 열리는 게임에서 “그”가 이겨야 한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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