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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원에 구입 가능한 컴퓨터 '라즈베리 파이 제로' 출시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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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2-07 17:14:56

    싱글 보드 컴퓨터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 RasPi)의 영국 라즈베리 파이 재단이 신형 모델인 라즈베리 파이 제로(Zero)를 출시했다. 명함 크기로 작아지고, 동시에 가격이 이전 모델의 1/5인 5달러까지 자렴해졌다. 

    라즈베리 파이 제로는 라즈베리 파이 시리즈의 7번째 모델. 1GHz의 ARM 코어 프로세서, 512MB의 메모리를 탑재했다. I/O로 미니 HDMI(1080p) 비디오 출력 단자, 마이크로 USB 단자, 범용 40핀 입출력에 대비한 스토리지로 마이크로 SD카드(별매) 단자를 제공한다. 크기는 65×30×5mm.

    무엇보다 가격이 매력적이다. 현 모델인 라즈베리 파이 1 모델 A+에 비해서 40% 빨라지면서 가격은 1/5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해졌다.  메모리와 I/O을 강화한 4코어의 상위 모델 라이베리 파이 2 모델 B와 비교할 때 가격은 1/7 수준이다.

    제로 모델은 재단이 발간하는 잡지 맥파이(MagPi, 정기구독 3권의 경우 37.5달러) 최신호에 부록으로 제공된다. 해당 제호의 발행부수는 1만부. 재단에서는 우선 2만개를 출시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매진됐다. 향후 주 당 1만개를 생산할 예정이다. 재단 창설자이자 제조사 CEO인 에벤 업튼(Eben Upton)은 “우리는 필요한 사람이 있는 한 제로를 계속 생산할 것이다. 당분간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업톤은 제로보다  더 비싼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구글 CEO인 에릭 슈미트의 조언을 듣고 방향을 전환했다. 업튼이 월스트리트저널과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2013년 1월 재단이 구글에서 1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때 슈미트와 대화할 기회를 얻었다.

    업튼은 향후 50~60달러의 더욱 파워풀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슈미트는 가능하면 값싼 컴퓨터를 지향해야 한다고 조언했으며, 이것이 5달러의 제로가 탄생한 배경이 되었다. 결국 준비 중이던 제품 설계를 파기하고, 같은 성능의 저렴한 모델 개발에 나선 어튼은 마침내 제로를 출시하게 되었다. 

    라즈베리 파이의 매력은 네트워크에 접속 가능하고, 리눅스가 동작하며 범용 I/O에서 전자 부품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파즈베리 파이는 컨트롤러로서, 주변기기, 서보 모터, 센서 등을 동작시키고 다양한 단말기를 직접 제작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배우는 학생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로 고안된 라즈베리 파이는 2012년 2월 발매된 이후 예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3년만에 세계 500만대가 판매된 것. 

    라즈베리 파이를 사용한 디바이스 개발(프로젝트)도 많다. 예를 들어 10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자작 태블릿, 스포티파이(Spotify)와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 등의 클라우드 음악 서비스를 지원하는 뮤지 스트림 단말기, 텔레비전에 접속해 훌루, 넷플릭스 등을 시청할 수 있는 홈 메이드 미디어 센터, 구글 캘린더를 표시하는 벽걸이 자동 달력, 고양이용 사육기 등이 그것이다.

    또한 얼굴 인식을 통해서 열리는 보물 상자, 야채를 치면 전자음이 나는 디지털 드럼 머신, 1/3 규모로 작아진 매킨토시, 음성 명령을 듣고 작동하는 R2-D2. 발신지를 숨길 수 있는 Tor 라우터, 대량의 동영상 리핑을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는 DVD 디스크 체인저 등이 역작으로 꼽히다.

    라즈베리 파이의 활용은 취미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수십대를 묶어 슈퍼컴퓨터로 만든 유저도 있다. 12월 5일에는 영국 학생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탑재한 라즈베리 파이 애스토로 파이(Astro Pi)는 우주에서 진행되는 실험을 위해 ISS(국제 우주 정거장)로 갔다.

    라즈베리 파이의 라이벌로 10달러의 보드 컴퓨터 칩(CHIP)이 있다. 칩은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2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해 11월 말부터 일반 판매 예약 접수를 시작했으며, 내년 6월 출하된다. 칩은 1GHz의 ARM 프로세서, 512MB 메모리, 스토리지로서 4GB의 낸드 플래시를 탑재해으며, 무선 통신 와이파이 및 블루투스를 내장했다. 한편 HDMI 등 디스플레이 출력에는 별매(10달러)의 어댑터가 필요하다.

    테크 타임즈는 칩은 4GB의 스토리지와 와이파이 접속 기능을 통합한 점이 라즈베리 파이와의 차이라고 지적했다. 제로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상황에 주변기기 접속을 위한 단자가 USB 포트 하나뿐이어서 실용적으로 사용하려면 추가 어댑터 구매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두 제품 중 어느 것을 선택하든 파격적으로 저렴한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포브스는 “1956년 엘리엇(Elliot) 405(초기 컴퓨터, 영국 엘리엇 브라더스)는 12만 5000파운드(2억2천만원)였다. 2015년 라즈베리 파이 제로는 5달러(5천8백원)에 불과하다.”면서 저가에 고성능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현 시대를 예찬했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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