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4-15 02:27:30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매각을 확약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렇게 되면 그룹 핵심 자산인 아시아나항공을 팔아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등을 살리고,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아시아나항공은 포기하게된다.
금호산업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 수정안'을 마련하고 이번주 초 이사회에서 의결할 전망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금호산업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금호고속이 45.3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10일 채권단에 박삼구 전 회장의 영구 퇴진,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에 담보 설정,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등을 조건으로 5천억원의 자금수혈을 요구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이튿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며 금호아시아나의 자구계획을 거부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박 전 회장이 물러나고 아들이 경영하겠다는데, 그 두 분이 뭐가 다르냐"며 오너 일가가 금호아시아나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의 대출금만 4천억원, 시장성 채무까지 합치면 올해 1조3천억원을 금호아시아나가 자력으로 마련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전 회장 일가의 사재출연이나 보유지분 매각을 통한 유상증자도 한계가 있다는 게 정설이다.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가 이미 매각을 전제로 자금수혈 규모, 매각 방식, 채무의 출자전환 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뒤 곧바로 매각의사가 전달됐다.
다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 측이 이번주 중 최대한 서둘러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며, 공식 제출되면 채권단 회의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면서도 "아직 수정 자구계획에 양측이 합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전 회장이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수직계열화해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매각이 확정되면 금호산업[002990]의 아시아나항공 지분(33.47%)을 팔게 된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지난주 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포함한 수정 자구안을 이번주 초 제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MOU가 체결되는 대로 구체적인 자금 지원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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