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4-12 04:00:28
키움증권(대표이사 이현,사진)이 자회사 3곳에서 벌어들이는 배당액이 '모럴해저드' 논란을 낳고 있다. 자회사 실적은 둔화되고 있는데도 배당금만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사업연도 기준으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보통주 1주당 600원씩, 총 49억원의 결산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전년(45억원)보다 9%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배당성향은 31.94%에 달했다.
나머지 주요 자회사들도 배당을 적극 확대하며 아낌없는 지원에 나섰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보통주 1주당 200원씩, 총 18억원의 결산 배당을 실시한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2017년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다가 작년에 재개했고 배당성향은 29.63%이다. 키움저축은행 또한 보통주 1주당 4000원씩, 총 59억원을 배당한다. 이는 전년(53억원)보다 약 11% 늘어난 수준으로, 배당성향은 33.44%이다.
키움투자산운용은 해마다 배당을 늘리며 모회사 지원에 가장 적극인 모습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배당금총액은 지난 2016년(33억원)과 비교하면 2년새 50% 가까이 폭증했다. 키움증권이 이들 자회사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만큼, 배당금은 고스란히 키움증권으로 흘러 들어간다.
이들 자회사 3곳을 통해 키움증권이 얻는 배당금만 1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의 키움인베스트먼트 지분율은 96.55%에 달했다. 키움저축은행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지분율은 모두 100%이다.
이렇게 확보한 배당금은 하이자산운용 인수에 먼저 쓰일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1일 하이자산운용 매각 본입찰에 현대자산운용PE, 해외 사모펀드인 뱅커스트릿 등과 함께 참여했다. 하이자산운용 매각가는 약 12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한편, 키움증권 자회사들은 배당 증가 추세완 달리 실적 개선세가 아직 뚜렷하지 않거나 오히려 둔화되고 있는 점을 볼 때 이들 자회사의 배당 증가에 대한 설득력이 없는 셈이다.
배당을 늘린 이들 자회사 3곳 중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이룬 곳은 그나마 키움인베스트먼트 뿐이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올해 당기순이익 60억원을 내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작년 키움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176억원으로 전년보다 2.8% 감소했고, 역대급 배당을 실시한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경우 154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
- 목록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