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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천안 등 세입자 피해 속출...갭투자자 보유 수백가구 아파트 줄파산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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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4-10 22:01:24

    ▲동탄 아파트 전경 갭투자자들이 몰려있다 © 조창용 기자

    대출 회수하려 은행이 경매처분

    역전세난 여파로 기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갭투자자’들이 줄줄이 파산하고 있다. 이로인해 이들 아파트에 세든 세입자들마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있다.

    10일 수원지방검찰청에 따르면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충남 천안 등에 주택 270여 가구를 보유했던 임모씨가 지난 8일 세입자들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했다. 사기 강제집행면탈죄 등의 혐의다.

    그를 고소한 세입자들은 “역전세난에 처한 임씨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기 위해 가족과 허위 채무를 만들어 집을 고의로 경매에 부쳤다”며 “경매로 집이 남에게 넘어가면 세입자들이 큰 손해를 볼 것이라는 점을 악용해 임씨가 세입자들에게 집을 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임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보유 주택의 절반 이상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투기과열지구 자금조달계획서 분석 현황에 따르면 2017년 10월~2018년 9월 1년 동안 서울 주택 거래에서 전세보증금을 승계한 갭투자 비율은 51%에 달했다.

    줄도산이 이어지는 건 갭투자자들이 현금 흐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세입자가 퇴거할 때 돌려줄 보증금만큼의 여윳돈을 늘 준비해둬야 하지만 대부분 갭투자자는 2000만~3000만원만 생겨도 집을 추가로 더 샀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탈이 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한계에 봉착한 갭투자자가 숱하다고 일선 중개업소는 전했다. 청주 율량동 A공인 관계자는 “수십 채를 임대하다가 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위험한 상황에 몰린 갭투자자가 많다”며 “집을 팔아봤자 세입자 보증금도 못 빼주기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고양과 광명, 수원 등 갭투자자가 몰렸던 수도권 지역도 비상이다. 수원 영통구 등에 10가구 이상 갭투자를 한 B씨는 “역전세를 한꺼번에 맞는 바람에 4억원을 대출받아 막았다”며 “세입자에게 역월세로 매월 200만원씩 돌려주는 집도 있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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