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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노조,"태영, SBS 콘텐츠 수익에 빨대 꽂아"... '일감 몰아주기' 의혹 제기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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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4-09 21:50:04

    ▲ 9일 열린 SBS노조의 태영건설은 지상파 방송 지배주주의 자격이 있는가 기자회견 © 연합뉴스

    SBS노조 "대주주 태영, 가족회사로 SBS 콘텐츠 하청 특혜"

    소유-경영 분리 이슈로 태영그룹과 갈등을 겪는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이하 언론노조)가 태영이 SBS를 활용해 자산을 불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언론노조는 9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영건설 CEO가 SBS미디어홀딩스 자회사인 SBS콘텐츠허브를 통해 가족회사를 경영하는 등 거액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SBS콘텐츠허브의 자산 200억이 이재규 태영건설 CEO에게 빠져나갔다는 폭로가 나온 것이다. 언론노조는 콘텐츠허브가 이재규 CEO의 가족기업인 뮤진트리에 13년간 일감 몰아주기를 했고, 뮤진트리는 막대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태영건설 CEO가 SBS 구성원의 피와 땀이 녹아있는 콘텐츠 판매수익에 빨대를 꽂아 개인적으로 거액을 챙기는 일이 발생했다”고 규탄했다. 윤창현 본부장은 “뮤진트리 매출의 상당 부분은 SBS에서 비롯됐다”면서 “뮤진트리가 막대한 영업이익을 얻는 기간 동안 SBS는 적자를 기록했다. 태영그룹이 지상파 방송의 재원 망가뜨리면서, 뮤진트리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챙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근거 중 하나로 마포구 상수동 요지에 자리한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이 공동으로 소유한 지상 5층짜리 건물(40억원 상당)을 들며, 이 건물에 입주한 뮤진트리라는 회사도 이 부회장 부인인 박모 씨가 대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BS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과 가족회사 소유의 건물이 '사실상 SBS가 지어준 것'이라는 이상한 소문이 오랫동안 떠돈다"라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뮤진트리가 2005년 서울뮤직퍼블리싱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이때부터 SBS콘텐츠허브 전신인 SBS프로덕션으로부터 수출하는 SBS 콘텐츠 음악 등을 재가공하는 하청을 독점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뮤진트리는 해마다 10억원 이상 매출을 보장받았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뮤진트리라는 사명은 2008년부터 사용했는데, 2008년은 SBS가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되고 SBS 콘텐츠 유통 기능이 지주회사 아래 SBS콘텐츠허브로 이관되던 시점이다. 2005년부터 2018년 특별감사 직후까지 뮤진트리는 해당 업무를 독점했다.

    특감 자료에 따르면 SBS 콘텐츠허브와 독점 수의 계약을 통해 뮤진트리는 2014년 전체 매출의 85%, 2015년엔 65%, 2016엔 87%를 벌어들였다.

    언론노조는 "불공정 거래를 통해 이 부회장 일가에 엄청난 돈을 몰아준 것"이라며 "적어도 200억원대 안팎의 SBS 콘텐츠 수익이 이 부회장 가족회사로 흘러 들어갔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이러한 과정에 태영건설 윤세영 명예회장, 그리고 윤석민 회장의 지원과 묵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윤창현 본부장은 “이재규 씨는 윤세영 명예회장, 윤석민 회장과 수십 년 인연이 있는 인물”이라면서 “이재규 씨가 윤석민 회장과 특수관계가 아니라면 관련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었겠냐”고 비판했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법률 검토를 통해 이 부회장에 대한 부당 지원 행위가 공정거래법은 물론이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배임과 같은 중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받았다"라며 "태영의 혐의를 공개하고 지상파 방송의 대주주로서 자격이 있는지 근본적으로 물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윤창현 본부장은 “뮤진트리가 13년 동안 콘텐츠허브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2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면서 “현재 법률검토를 진행 중이다. 검토가 마무리되면 고발을 포함해서 모든 사법적 조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BS 콘텐츠허브는 "뮤진트리 관련 건은 지난해 3월 노사 합동 감사에서 이미 지적된 내용으로 관리 감독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뮤진트리는 재작년 7월, 3개 업체 간의 경쟁 입찰을 통해 사업자로 재선정됐으며 작업 퀄리티와 가격조건이 우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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