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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점 못 찾은 르노삼성차, 수출물량 확보 차질 불가피


  • 정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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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3-11 11:19:00

    ▲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부산공장 모습. © (사진제공=르노삼성차)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내년도 글로벌 생산물량 배분 위한 사업계획 수립 중
    르노삼성, 부산공장 지속가능성 큰 위협 상황 놓일 것...향후 일정 논의된 사항 없어
    부산시, 편파적 비난 안돼...현명한 결정 만들어 주시길 간곡히 요청
    프랑수아 프로브 총괄회장 오는 25~29일 사이 부산공장 방문

    [부산 베타뉴스=정하균 기자] 르노삼성자동차(대표이사 도미닉시뇨라)가 미래 수출 물량 배정을 위한 타결 기한이었던 지난 8일까지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임단협)이 노사간 타협점을 찾지 못 하고 결렬되면서 제2의 'GM사태'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지역 제조업 매출 1위 기업 르노삼성자동차가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전체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한 집중 교섭마저 실패로 끝나 가동 차질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8일 늦은 밤까지 진행됐던 20차 본교섭에서 총 1720만원(실적 인센티브 1020만원+원샷보너스 7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2차 수정 제시안을 노조에 추가 제안했다. 또한 인력 충원,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설비 투자, 중식 시간 연장 등의 근무 강도 개선안과 함께 배치 전환 프로세스 개선안도 제시안에 포함됐다.

    앞서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대표는 지난달 26일 부산공장에서 노조 집행부와 만나 후속 물량 배정 등 경영 일정상 임단협 협상을 8일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노조 집행부는 추가 인원 200명 투입, 생산 라인 속도 하향 조절, 전환 배치 등에 대한 인사 경영권의 합의 전환 요청 등을 협상 막판에 의제로 제시하며 사측의 수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환 배치, 인원 투입 등 현재 협의로 돼 있는 인사 경영권을 노조 합의로 전환 요구하는 것은 부산공장이 리바이벌 플랜 후 지금까지 개선해 온 우수한 글로벌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으로, 이는 향후 수출 물량 확보 경쟁에서의 경쟁력 저하 및 궁극적으로 부산공장의 고용 안정성까지 위협하게 만드는 사항이라고 회사는 판단했다.

    당초 르노삼성차는 올 9월 생산 종료 예정인 닛산 로그 이후의 후속 수출 물량 배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기본급 10만667원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 집행부에 협조를 구해왔다. 부산공장의 생산비용이 이미 르노 그룹 내 전세계 공장 중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공장은 연간 10만대 수준의 내수 생산 물량만으로는 2교대 운영이 어려운 현실이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지난달부터 내년도 글로벌 생산물량 배분을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다. 글로벌 생산기지들이 신규 생산물량을 따내려면 르노삼성도 당장 본사 측에 사업계획을 제출해야 하지만, 임단협 타결을 못 한 상태여서 제안을 하기가 힘든 입장이다.

    부산공장은 현재 전체 생산량의 48%를 차지하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 계약이 오는 9월 종료된다.

    혼류생산을 하는 공장 특성상 새로운 차종을 생산하기 위해선 별도 라인을 구성하고 시범생산을 하는 등 준비 과정에만 수개월 이상 걸린다.

    이런 이유로 르노삼성 사측은 노조에 이달 내에 임단협을 타결해 후속 물량 배정 일정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고, 나아가 이날을 협상 시한으로 못 박은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9개월 동안 20차례 교섭을 열며 진행돼 왔던 르노삼성차 2018년 입단협이 결국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 함에 따라 향후 부산공장의 지속가능성은 큰 위협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일정 또한 현재 논의 된 사항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부산시는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르노삼성 노조의 협상과 투쟁은 보호받아 마땅하다. 일방적으로 상황을 왜곡하거나 편파적으로 비난해서는 안된다"면서도 "권리와 권리가 충돌할 때 다양한 가치들을 반영하고 조율해서 최선의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 또한 민주주의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르노삼성 노조에서 부산 시민 전체의 이익이라는 가치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현명한 결정을 만들어 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르노삼성 노조는 이번 임단협 협상 중 부산공장에서 총 160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으며 (2018년10월4일부터 2019년2월28일까지 42차례), 이로 인한 손실 금액은 총 1780억 원이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들 또한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이후 예상치 못 한 휴업과 단축근무가 지속되면서 인력 이탈과 함께 약 11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 르노그룹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장인 프랑수아 프로브 총괄회장이 오는 25~29일 사이 부산공장을 방문해 박종규 노조위원장과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 등과 면담할 예정이다. 프로브 총괄회장은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고, 이미 르노삼성 노조 파업 등 현안에 대해서는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뉴스 정하균 기자 (a1776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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