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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쭉쭉 뻗은 대나무들 장관”

  • 정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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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1-22 12:53:46

    ▲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은 십리대숲의 대나무들이 장관이다. © (사진=정하균 기자)

    울산시, 백리대숲 조성 사업 추진 주목
    생태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것이 목적
    태화강 전망대 3층 회전카페 '눈길'

    [울산 베타뉴스=정하균 기자]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 쭉쭉 뻗은 대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대한민국 20대 생태관광지 중 하나인 십리대숲은 태화강공원 서쪽에 솟은 오산을 중심으로 삼호에서 용금소(태화루)까지 10리(약 4km)구간의 236.600m 대나무군락지를 '태화강 십리대숲'이라 부른다.

    무려 10리다. 이만한 규모의 대숲은 우리나라 다른 곳에선 찾기 힘들다.

    십리대숲은 태화강대공원에 포함돼 있다. 태화강대공원은 서울 여의도공원의 2.3배 크기로, 대숲을 비롯해 자연의 생태환경을 사람의 힘을 보태 효과적으로 보존해 놓았다.

    250m 길이의 덩굴식물터널, 1만 700㎡ 부지에 한국, 중국, 일본 원산의 대나무 63종이 심어진 대나무생태원은 여름철의 볼거리다. 봄엔 꽃양귀비를 비롯해 수천만 송이의 꽃이 만발해 장관을 이룬다.

    십리대숲의 대나무는 고려중기 문장가인 김극기의 태화루 시(詩)에 그 모습이 묘사돼 있다. 1749년 울산 최초 읍지인 '학성지'에도 기록이 남아 있다. 대나무 숲에선 공기속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음이온이 다량 발생해 신경안정과 피로회복 등 병에 대한 저항성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올해 울산시가 울주군 석남사에서 선바위, 기존 십리대숲을 거쳐 북구 명촌교에 이르는 총 40km 구간에 대나무 숲을 만드는 백리대숲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주목된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 생태관광지 26선에 선정된 태화강의 특화된 관광자원인 십리대숲을 백리대숲으로 확대해 시민과 함께하는 생태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21일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10리를 걸어봤다.

    입구에 들어서자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은 십리대숲의 대나무들이 웅장함을 자아낸다. 평소 술과 담배에 찌들린 나로선 빼곡히 들어선 대나무 숲길을 걷는 기분은 그야 말로 최고의 '힐링'이 아닐 수 없다.

    대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고 시원한 공기는 코와 입을 자극하고, 겨울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숲길을 걷다보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땀을 닦는 순간, 타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의 말소리가 바람을 타고 귀를 간지럽힌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은 변준성씨(31)는 "10리를 걸으면서 부부사이에 평소 하지 못했던 대화를 터 놓고 할 수 있는 것 같아 좋다"며 "자식이 생기면 꼭 한 번 다시 찾고 싶다"고 웃음지었다.

    4살배기 아들과 함께온 정진영씨(42·울주군 청량읍)는 "울산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지 몰랐다. 오랜만에 가족과 나들이하니 기분도 좋다"면서 "매년 이곳을 찾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십리대숲 전체를 조망하려면 강 건너편에 있는 태화강 전망대로 가서 보는 게 좋다.

    전망대는 4층 규모인데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십리대숲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3층엔 360도 돌아가는 회전카페가 있어, 차 한 잔 마시며 태화강 전체를 감상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대나무숲 끝에 다다르자 배꼽시계에 알람이 울렸다. 인근 음식점에 들어가 뭘 먹을까 궁리하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따뜻한 국밥 한 그릇 좋지 않겠소"라며 배시시 웃는다.

    10리를 걸은 피로가 한 순간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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