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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로 눈 돌린 한국게임, 기회의 땅 될까?


  •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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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12-18 11:34:19

    [베타뉴스 = 이승희 기자] 중국 게임 산업이 한국 게임에 대해 빗장을 걸어 한국 게임 업계는 대표적 수출 활로를 잃고 허덕거리고 있으며, 밀려드는 중국 모바일 게임 공습에 안방까지 내주는 모양새가 됐다.

    여기에 지난 8월 30일 발표된 중국 정부의 '게임 총량제'까지 더해져 외자 판호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중국 게임시장에 입성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됐다. 2000년대 중반부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중국 시장이 돌아서자 한국 게임 산업 전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안을 찾는 한국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신흥 시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태국 등을 필두로 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이다. 모바일 게임에 대한 선호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물론, IT 산업의 성장 가속도가 증가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 게임사 환영하는 동남아시아, 수억 명이 기다린다

    동남아시아 시장이 매력적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영어 지원만으로 충분한 환경의 국가가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동남아시아의 교두보인 싱가포르와 IT 급성장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 게임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인도네시아, 필리핀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도 IT 쪽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은 한국 게임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국가다. 약 1억 명에 달하는 인구부터 전체 인구의 8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전자결제 등 다양한 IT 금융 요소가 반영되며 국가 전체가 스마트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다.

    특히 2018년 전반기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대비 약 11% 성장하며 동남아시아 내에서도 가장 빠르고 큰 규모의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2017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4G 지원은 전체 국토의 71.26%를 커버리지 하고 있어 대부분은 국민이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인구 기준 4위에 해당하는 2억 6천만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전체 인구의 60%가 35세 미만의 젊은 층으로 구성돼 있다. 인터넷 이용자가 전체 인구의 51.8%를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는 인구 비중은 67.8%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태국 등도 1억 명이 넘는 인구를 자랑하고 있으며, 인구의 과반 이상이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해지고 있고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스트리밍 방송까지 IT 관련 종사자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 게임의 퍼블리싱 등을 지원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의 인구는 수억 명이 넘고 스마트폰 및 IT에 익숙한 세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한국 게임 개발사들이 꼭 도전해야 할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국어 국가의 현지화 문제, 영어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많은 업체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음에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언어현지화'를 꼽았다.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는 다국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의 경우는 4개의 언어가 있고 인도네시아의 경우지방 언어 수만 해도 731개로 나눠진다.

    특히 수집형 RPG 계열이나 이야기 구성이 복잡한 장르 게임일 경우 현지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섣불리 선택하기 어렵다. 최근 게임들은 한 달에만 2~3번의 점검과 패치를 진행하고 두 달에 한 번 이상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언어지원은 큰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태국 및 인도네시아에서 게임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 입장은 조금 달랐다. 영어지원만으로도 매출을 낼 수 있으며, 현지 언어 지원에 대한 요구 역시 크지 않다고 전했다.

    언어 감수를 지원하는 업체 관계자는 "필리핀과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은 기본적으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문적으로 영어를 전공한 인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 중심의 마케팅만 지원이 있다면 영어 언어 지원만으로도 동남아시아 내에 매출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기회의 땅 동남아시아, 그렇다면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이렇게만 보면 동남아시아는 중국 시장을 대처할 대안이 되기도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한국 게임의 진출이 적은 만큼 우려 사항도 많다.

    첫 번째로 언급되는 부분은 사양이다.스마트폰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프리미엄폰으로 불리는 고사양을 사용하는 층은 드물다. 대부분 중저가형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스마트폰의 OS 버전과 메모리, 자체 용량이매우 낮아 용량이 큰 RPG형태는 선택받기 어렵다.

    그래서 동남아시아 게임 퍼블리셔나 유통사는 게임 그래픽보단 낮은 사양에서 얼마나 좋은 퀄리티로 부드럽게 돌아가는지를 체크한다.

    최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게임 서비스 MOU를 체결한 온페이스게임즈의 '컴뱃솔져2'의 경우는150~200MB 수준의 용량과 1G에서도 구동되는 낮은 사양, 낮은 버전의 OS 등을 지원해 수월하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다음 문제는 빌링 시스템이다. 국내의 경우는 통합된 전자결제 시스템으로 편리하고 손쉬운 지불환경을 지원하고 있으나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의 경우, 아직도 결제 시스템의 다양하지 않고 통합돼 있지 않아 퍼블리싱이나 업체마다 다른 빌링, 빌드를 구축해야 한다.

    베트남의 경우는 최근 전자결제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금 결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인터넷 쇼핑 등에서도 택배 배송을 받은 후 직접 결제하는 방식 선호도가 높다. 때문에 게임 내결제 시스템 못지 않게 외부 구매 충전 시스템 등을 확보하고 마련해야 한다.

    각각의 국가마다 가지고 있는 제한 요소들을 파악하고 게임 내에서 제외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일부 국가의 경우는 여성 노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거나 아예 도입하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동물을 공격하는 행위나 종교나 정치적 요소등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관리한다.

    이로 인해 '글로벌 원 빌드' 방식의 접근은 동남아시아에선 선호하는 형태가 아니다. 업체 관계자들의 추천은 현지 퍼블리셔와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후 현지에 맞춘 빌드를 따로 개발해 관리하는 방식이었다. 이로 인한 인건비나 추가 관리 문제가 생기지만 무모한 도전보다는 훨씬 유리하다는 평이다.

    인도네시아 서비스를 최근까지 진행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진출 시 계약 이슈는 꼭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퍼블리셔를 통해 현지 사정과 사용자들의 성향을 배워 실수를 최소화 시키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이승희 기자 (cpdls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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