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미니스톱 인수시 단숨에 2000여개 점포 확보...편의점 출점 제한 '인수경쟁' 불붙여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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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12-04 17:06:08

    국내 편의점 업계 4위인 미니스톱을 인수할 주인공이 조만간 결정된다.
     
    편의점 시장이 포화에 이른 상황에서 유통업계 양대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업계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편의점 근접 출점 거리 제한이 18년 만에 부활하면서 미니스톱 인수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화 상태인 시장에서 신규 출점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인수에 성공할 경우 수천 개의 점포를 한 번에 얻을 수 있어 시장 지배력을 단숨에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전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업계 지각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미니스톱 몸값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편의점산업협회는 편의점 개점과 운영, 폐점 단계를 총체적으로 다룬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편의점 개점 시 근접출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담배소매인 지정거리 제한 규정을 준용해 편의점 간 100m 거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편의점은 출점 매장 수에 따라 본사의 수익성이 좌우되는 전형적인 규모의 경제 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자율규약 방안이 시행되면 앞으로 신규 출점은 기존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 미니스톱 인수전에 참여한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측은 인수에 대한 의지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대규모 외형 확장을 할 수 있어 편의점 지형변화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 미니스톱은 10월 말 기준 매장 수 2533개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전에 참여한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각각 9458개, 3564개를 운영 중이다. 두 업체 모두 현재 국내 편의점 업계 1·2위 업체인 CU(1만3109개)와 GS25(1만3018개) 등과 점포 수에 격차를 보인다.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한다면 점포수가 1만2000여개에 달해 선두 업체인 CU와 GS25등과 선두권 경쟁에 참여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상반기 영업 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9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199억원, 당기순이익은 4% 증가한 1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유통산업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최저임금 인상 및 각종 규제 등 정책 요인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편의점 사업은 내수 소비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급격한 매출액 증가나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이 어려워 외형 성장을 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와 신세계 모두 인수에 적극적인 편이다.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신동빈 롯데 회장은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 동시에 유통망 혁신 등 시장 지배력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신세계 입장에서도 이마트24의 매장 확대가 주춤한 상황에서 미니스톱은 꼭 잡아야 할 카드다. 신세계는 이미 3년 동안 3000억원을 투자, 급성장하고 있는 편의점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다”며 “롯데는 신세계와 격차를 벌리기 위해, 신세계는 추월 동력을 위해 인수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무리한 유치 경쟁으로 치닫게 되면 점주에 유리한 수익 구조로 계약을 맺어 가맹본사의 수익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
     
    이미 편의점 시장은 가맹본사의 이익이 대폭 줄어든 상태다. 특히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영업이익률은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며, 이마트24는 영업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자칫 ‘승자의 저주’에 시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마트24 역시 누적 적자가 있음에도 점포 수 확대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는 이유다. 관련 업계에서는 점포수가 최소 5000개에 달해야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24가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매장 수는 6097개로 여전히 4위 업체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자율 규약 시행으로 폐점도 용이해지면서 가맹점주의 브랜드 전환율이 상승세를 보여온 이마트24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이마트24는 경쟁 편의점 브랜드 전환 점포비율이 지난해 5.5%에서 올해 10월기준 14.8%로 무려 9.3%p 증가했다. 이는 위약금 폐지 및 24시간 운영 점주 선택, 고정 월회비 등 이른바 3무 정책을 시행하면서 가맹점주들에게 호응을 받은 까닭이다.
     
    다만 이번 자율 규약안에 이마트24의 3무 정책의 일부 내용이 담겨있어 이 외 지원금이나 상생 제도 등에서 차별화하지 못할 경우 역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자율규약에 따르면 가맹점주에 대해 심야영업을 강제할 수 없는 등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을 금지하고 있고 가맹계약 해지 시 영업위약금 감경·면제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내년 신규 출점은 올해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편의점 업계에 브랜드 전환율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니스톱 인수전 결과에 따라 편의점 시장 내 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미니스톱 매각을 추진 중인 이온그룹과 매각주관사 노무라증권은 지난 달 20일 입찰서 접수를 마감하고 이후 평가기간을 거쳐 이르면 이번 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0개 이상의 점포를 한 번에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며 “어느 쪽이 인수에 성공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크게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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