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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불편함마저 넘어선 재미, 레드데드리뎀션2

  •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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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11-06 14:24:12

    [베타뉴스 = 이승희 기자] 전작 출시 이후 약 7년이 지나 등장한 락스타 게임즈의 '레드데드리뎀션2'(이하 레데리2)는 출시와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기존 작품은 물론 올해 출시된 무수한 명작들을 넘어섰다는 찬사는 물론 GTA5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신작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처럼 게임성에 대한 논란부터 GTA5와 재미 면에서 떨어진다는 혹평도 나오며 유저 및 평론가 사이에서 찬반을 불러 일으켰다. 찬반 여부를 떠나 이 게임이 얼마나 많은 기대를 받고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1899년, 미국 보안관들에 의해 무법자 갱들이 거의 사라져 가던 서부 시대의 종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레데리2'는 서부 마을 블랙워터에서 강도 사건을 벌이다 실패해 보안관들의 추격을 받고 있는 아서 모건과 반 더 린드 갱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저가 플레이하게 되는 아서 모건은 고아로 살다 반 더 린드 갱단의 수장 더치를 만나 20년 넘게 활동한 행동대장이다. 그는 더치에게 많은 신뢰를 받고 있는 유능한 인물이자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그러나 블랙워터 사건 이후 더치에 대한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을 느끼게 되고 계속적으로 잃어가는 삶에서 지금의 상황, 선택이 맞는지 갈등하게 되는 역할이다. 게임 내 행동과 선택지에 따라 전개 과정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며, 다양한 인물간의 드라마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레데리2'의 백미는 이야기에 있다. 게임 내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드라마를 통해 서부 시대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그들의 심정부터 당시 시대의 변화와 발전 사항 등도 함께 느낄 수 있다. 특히 사실적인 시대 묘사와 인물들의 뛰어난 연기는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매우 설득력 있는 세계관 묘사를 더해 그 힘을 더욱 강화 시킨다. GTA5가 현대 시대의 모습을 '잘 따라' 했다면 레데리2는 당시 시대의 묘사는 물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삶까지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이런 압도적인 묘사는 자연 환경, 지형, 날씨, 마을, 사람들, 그리고 야생동물까지 게임 내 모든 존재들에게 적용돼 있다. 섬세한 묘사와 표현은 '레데리2'를 보는 내내 즐겁게 만들어주고 어디를 가든 그 이상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그래픽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이 부분은 최근 나온 게임 중에서도 단연 최고 수준이다. 시간대에 맞춰 변하는 하늘의 모습이나 계절에 대한 표현, 흙이나 모래 등이 움직이는 아주 작은 부분까지 정말 부족함이 없다. 대단함을 넘어 이렇게 사실적으로 만든 게임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여기에 맞춰 GTA5에서 호평 받는 물리엔진은 더욱 섬세하게 구현돼 추가됐다. 모래 언덕에서 미끄러져 내려가거나 차량 위에서 총을 맞고 나 뒹구는 적의 모습, 말이 총을 맞고 쓰러지면서 그 위의 캐릭터가 떨어지는 모습, 동물들이 총이나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 모습 등은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된다. 경쟁 게임들과 비교해도 최근 게임 중 이만큼의 표현력을 가진 게임이 있을까 싶다.

    이런 대단함을 가지고 있지만 게임성에 대해선 평가가 갈릴 것 같다. 이는 최근 출시된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와 GTA5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두 게임은 광활한 오픈 월드 게임이지만 아케이드 성향이 강하다. 신의 능력을 장착한 카산드라의 모습부터 압도적인 화기로 무장한 트래버를 생각해보자.

    그러나 아서 모건은 전혀 그러지 못한다. 그는 유능한 집행자이자 행동대원이지만 이 세계에서 총알 몇 방에 무기력하게 사망하고 아무리 조작을 잘해도 10명 가까운 적이 몰려 오면 순식간에 서부 바닥에 눕게 된다. 데드아이 기능이 있지만 이 역시 제한이 있어 만능이라고 볼 수 없다.

    물론 '조작'을 매우 잘하면 이런 불리함을 넘어설 수 있지만 은폐, 엄폐 자체가 매우 어렵게 돼 있고 한 번 발각된 경우에는 상당히 높은 명중률을 자랑하는 인공지능의 난사를 이겨내야 한다. 넓은 서부 평야에선 숨을 곳도 피할 곳도 많이 없어 금방 불리해진다.

    물론 게임 내 성장 시스템을 통해 데드아이 기능을 발전 시켜 더 긴 시간 쓸 수 있게 된다면 이런 불리함이 좀 줄어들지만 그렇다고 전투 상황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사실상 어렵다. 즉 주인공의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시원시원한 서부 활극을 생각했던 유저들이라면 레데리2의 전투는 어렵고 다소 재미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시스템의 요소도 한몫 한다. 이 게임의 전투 외적인 부분은 사실성을 강조해 느리게 진행된다. 동물 사냥 후 가죽을 벗겨내는 과정부터 텐트를 치는 일, 자신이 쓰러뜨린 적의 뒤져 아이템을 빼앗는 과정 등 모두 오래 걸리고 '스킵'이 불가능하다.

    수납에도 한계가 있어 사냥을 나간 후에는 작은 동물 2마리, 중형 동물 가죽 1~2장, 그리고 대형 동물(곰, 사슴, 전설의 동물 등) 1개 밖에는 실지 못한다. 동일한 물건이나 아이템도 개수가 정해져 있고 사용 시에는 어느 정도 시간을 필요로 한다.

    모든 행동은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그만큼의 물리적 시간을 쓰게 된다. 처음엔 재미있는 요소라고 생각되지만 장시간 플레이 해야 하는 상황에선 과정 자체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빠르게 시원한 플레이를 원하는 사람에겐 답답함을 많이 준다는 것이다.

    또한 사망 시 과도한 패널티부터 획득하기 어려운 재화에 비해 턱 없이 높은 현상금 비용 문제, 중, 후반을 가도 여전히 느린 진행의 이야기 전개 등도 유저들의 성향에 따라 큰 단점으로 느껴진다. 전투의 높은 난이도에 비해 난이도 설정이 없거나 지원 기능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

    그렇다고 해도 '레데리2'가 가진 완성도는 상당하다. 처음엔 느리고 답답할 수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과정에 순응하고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서부 시대의 종언을 앞둔 여러 인물들의 드라마는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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