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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비리 비판해온 오거돈 시장, 엘시티에 '발목'

  • 정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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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10-31 13:09:18

    오거돈 시장, 행정편의주의적 인사 내정 '지적'
    부산시의회, 인사검증위원회 무용론에 기름 퍼부은 '꼴'

    ▲ 오거돈 부산시장.

    [부산 베타뉴스=정하균 기자] 그동안 엘시티 비리를 강도 높게 비판해온 오거돈 시장이 결국 엘시티에 발목을 잡혔다.

    부산시의회가 인사검증을 통해 공직 재임시절 엘시티 측으로부터 장기간 고가의 선물을 받아 논란이 된 정경진 부산교통공사 사장 내정자와 김종철 스포원 이사장 내정자를 결국 '자질이 부족한 후보자'로 결론을 내렸다. 두 후보는 30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자진 사퇴' 입장을 전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 시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이번 인사검증을 통해 관행으로 자리 잡은 공공기관 기관장 선출 과정의 전면적 개혁이 필요함을 일깨워 줬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장 자리는 선거캠프 출신의 논공행상이나 퇴직 공무원의 자리보전용 도구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 같은 구태가 사라지지 않는 한 지명 철회 논란은 때마다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사검증에서 6개 공기업 중 부산도시공사를 제외한 5곳은 지방공기업법이 정한 면접심사를 거부하고 서류심사로만 진행, 형식적 절차만 갖춰 진행해 비난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임원추천위원회가 1차례 서류 심사로 근거자료 확인과 검증과정 없이 공기업 기관장을 부산시장에게 추천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조례 제정 등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거돈 시장은 줄곧 적폐청산, 도덕성을 강조하며 부산시정을 이끌고 있다. 물론 두 내정자가 사법적 판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오 시장의 도덕성 강조에 반하는 부적격 사유에 해당하는 것은 사실이다.

    오 시장이 공공기관 인사에서 시민들의 적폐청산 요구에 부합하지 못한 채 행정편의주의적 시각으로 비리인사를 내정하는 무사 안일한 태도를 드러냈다는 애기도 흘러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검증에서 부산시의회가 스스로 인사검증위원회 무용론에 기름을 퍼부은 꼴이 돼버렸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정경진 전 부시장과 김종철 전 본부장은 인사검증 직전에 터진 '엘시티 선물 수수' 사태로 시의회 인사검증 특별위원회의 집중 검증 대상이 됐다. 시의회는 정 전 부시장과 김 전 본부장에 대해 시에 인사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고 인사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도덕성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

    논란에 휩싸인 정 전 부시장과 김 전 본부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며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부산시는 시의회의 엘시티 비리자에 대한 인사검증 철회 요구 수용을 하지 않고 검증을 진행한 부분에 대해선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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