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터뷰

AMD 라이젠의 심상치 않은 상승세, 산업용 PC 시장까지 개척


  • 박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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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10-29 22:55:55

    최근 PC 시장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라이젠(Ryzen)’이다. 속된말로 요즘엔 “AMD는 몰라도 라이젠은 안다”라고 할 정도다. 라이젠 1세대(서밋릿지)부터 지금의 2세대(피나클릿지)에 이르기까지 이전까지, AMD의 CPU 역사는 라이젠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 AMD 라이젠은 사용자의 시선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특히 2세대 라이젠이 출시되면서 12nm 공정을 통해 더욱 높아진 성능과 안정적인 면모를 보이며,많은 사용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 더불어 인텔의 CPU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최근 게이밍 PC를 구매하는 많은 사용자들이 AMD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AMD 라이젠의 점유율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AMD는 올해 CPU 점유율 30%를 바라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AMD 라이젠 CPU의 지금을 표현하자면 ‘호황’이라는 단어가 현재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일 그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라이젠, 이제는 일반 사용자용 PC를 넘어 산업용 시스템으로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이전까지 AMD 시스템이 산업용으로 납품되는 경우는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AMD 라이젠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공장의 산업용 PC로도 쓰이고 있다. 실제 이런 AMD 라이젠을 산업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곳이 있다고 해서 PC를 납품한 판매점과 실제 활용하고 있는 공장을 직접 찾아가 봤다.

    ■ 경주 PC 토박이, 리페어까지 가능한 숨은 고수 하늘소 컴퓨터

    AMD 라이젠 시스템을 실제 산업용으로 쓰고 있는 제조사를 찾아가기 전, 우선 이를 납품한 판매점을 찾았다. 판매점은 경주에 위치한 ‘하늘소 컴퓨터’다. 1999년에 경주에 자리를 잡고 지금까지 19년 째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한참 PC 붐일 때 하늘소 컴퓨터를 열게 된 18년 넘게 쌓아온 내공이 범상치 않은 문준호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 하늘소컴퓨터 문준호 대표

    문준호 대표는 “라이젠 출시 이후 AMD CPU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었다. 문의가 많아져 자연스레 AMD 라이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성능을 보고 이건 되겠다 싶어서 이후로 PC 구입 문의가 오면 라이젠 제품군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에서도 라이젠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는 것은 전국적으로 PC 사용자가 AMD CPU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 아닐까. 문준호 대표는 2세대 라이젠도 좋지만 레이븐릿지(APU, CPU+GPU)를 구매한 이들의 반응도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그는 “다른 시스템을 구입하러 왔다가 가격이 너무 높아 AMD로 돌아서는 이들도 상당히 많다”며, “물론 AMD는 아예 싫다고 이야기하는 방문객도 있지만, 이렇게 AMD로 구매 방향을 전향한 사용자들은 가격과 성능에 매우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최근 하늘소컴퓨터의 주력 판매 PC는 AMD 라이젠 시스템이라고 전했다

    하늘소컴퓨터의 매장에는 매우 다양한 브랜드의 주요 부품부터 주변기기까지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이 바로 AMD 라이젠 CPU다. 하늘소 컴퓨터는 다양한 AMD CPU 라인업을 구비해 놓고 있으며 그 자리에서 바로 시스템을 구성해 구매가 가능하다. AMD 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 역시 취급하고 있으니 경주에 거주 중인 PC 구매 예정자라면 한 번쯤 방문해 보면 유익할 듯 하다.

    문대표는 “항상 고객이 원하는 시스템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제품을 보유하려 하고 있다”며, “용산이나 온라인 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판매가를 책정하기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 매우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구비하고 있으며, 점검부터 수리까지 가능한 하늘소컴퓨터

    판매된 PC에 대한 A/S도 1년간 보장하기에 경주 인근 거주자라면 하늘소컴퓨터에서 시스템을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초심자의 경우 PC 불량이 생길 경우 번거로운 택배 A/S가 아닌 직접 점검 및 수리를 받을 수 있기에 충분한 매리트를 가진다. 더불어 문준호 대표는 직접 리페어(수리)가 가능해 웬만한 고객지원센터보다 빠르게 PC를 정상화 할 수 있다는 점도 하늘소컴퓨터만의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문준호 대표는 “처음에는 많이 해먹었다(웃음). 그런데 이 것(수리)도 10년 넘게 하다 보니 요령이 생기더라”며, “가장 많이 발생하는 CPU 소켓 손상부터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 패턴이 나가지 않고(기판 손상) 부품만 있다면 웬만한 제품은 수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 리페어뿐 아니라 중고 제품도 취급하고 있다
    중고 제품의 경우 급할 때는 리페어 부품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하늘소컴퓨터는 이렇게 리페어가 가능하기에 한 번 찾은 방문객은 단골이 된다고. 문대표는 특히이런 수리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의 경우 대부분 주말에 찾아오기에 바로 수리가 되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기에 최대한 빠르게 처리해 주려다 보니 리페어까지 손을 댔다고 덧붙였다.

    이런 일반 사용자 외에도 하늘소컴퓨터는 인근 지역의 공장, 관공서, 학교 등 다양한 거래처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AMD 라이젠 PC를 산업용 시스템으로 납품한 것도 이런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AMD 라이젠 시스템을 납품한 곳은 자동차의 파워트레인을 만드는 한호산업이다.

    문대표는 “한호산업은 약 3년 전부터 꾸준히 PC 유지보수와 납품을 하는 업체로 그 규모가 매우 크다. GM에 자동차 미션 부품을 납품하는 곳으로 알고 있다. 한호산업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견디는 PC를 원했기에 AMD 시스템을 추천하게 됐다. 처음에는 AMD 시스템이라고 다소 꺼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지금은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늘소컴퓨터는 한호산업에는 키오스크(터치 기반 디바이스)의 시스템과 사무용 PC 등 최근 15대의 시스템을 납품했다. 이는 모두 AMD 라이젠 기반 시스템으로 하늘소컴퓨터는 한호산업에 납품할 때 처음에는 우려를 나타냈지만, 지금은 매우 만족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늘소컴퓨터 문준호 대표는 “한호산업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기업에 PC를 납품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부분 AMD 시스템으로 구성한다. 한 번은 CAD를 많이 쓰는 설계 전문 기업에서 가격대 성능비 높은 작업용 시스템을 요청해 AMD 라이젠3 2200G(레이븐릿지, APU)로 시스템을 구성해 보냈는데 성능이 매우 좋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다. 최근 AMD CPU는 품질과 가격이 좋아 하늘소컴퓨터의 효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MD CPU가 앞으로도 요즘만 같았으면 좋겠다.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면서도 성능까지 챙겼기에 많은 사용자가 선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늘소컴퓨터의 자체 판매량을 봤을 때도 가장 많이 팔리는 시스템은 2세대 라이젠 5 2600과 라이젠 7 2700X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뿐 아니라 그 외 지역에서도 AMD 라이젠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편인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인텔 CPU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AMD 라이젠은 사용자에게 매우 좋은 대안으로 평가 받고 있다. 경주의 하늘소 컴퓨터만 보더라도 AMD CPU, 라이젠의 약진을 충분히 방증하고 있다.

    ■ 영천에 위치한 자동차 파워트레인 제조 기업, 한호산업

    ▲ 자동차의 파워트레인 부품을 생산하는 한호산업(전경: 영천공장)

    두 번째로 찾은 곳은 AMD 라이젠 시스템을 실제 산업용과 일반 사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호산업이다. 한호산업은 경주와 영천에 각각 공장을 운용 중이며, 경주에서는 단조를, 영천에서는 정밀 가공을 담당하고 있다. 하늘소컴퓨터에서 납품된 AMD 시스템은 각각 경주와 영천 공장에서 산업용과 업무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지금 찾은 곳은 시스템 담당자가 근무하고 있는 영천 공장이다. 영천 공장을 찾아 시스템 담당자와 AMD 라이젠 시스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한호산업 경영기획부 최한익 대리

    한호산업의 시스템 총괄을 맏고 있는 최한익 대리는 “경주 공장 현장에 운용 중인 PC와 일부 업무용 PC가 노후되어 하늘소컴퓨터에 시스템을 의뢰하게 됐다”며, “초반에는 AMD가 아닌 다른 PC를 의뢰했었지만, 단가가 너무 높아 AMD를 추천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이전에 AMD FX 시리즈(불도저 아키텍처)를 써본 적이 있었지만 성능에 대한 불만이 매우 높았다”며, “하늘소컴퓨터에서 강력하게 추천하기에 도입한 결과 이전 AMD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최한익 대리는 현장의 시스템뿐만 아니라 업무용 PC로 납품된 AMD 시스템 역시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AMD 시스템을 현장에서 운용하는 것은 처음이기에 “과연 버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그는 “공장의 환경은 일반적인 가정이나 PC방과는 매우 다르다. 옆에서는 쇳물이 녹아내리고, 공장 내에는 항상 기름 분진이 생기기에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그러나 산업용으로 제작된 PC를 쓰기에는 성능이 매우 아쉽기에 일반 데스크톱 시스템을 사용해 오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PC가 작동해야 한다. 이 전까지는 1년 정도 사용하면 반드시 점검이 필요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 프레스에서 단조가 이뤄지며, 이때 매우 높은 고열이 발생한다(경주 단조 공장)

    ▲ 이런 현장 옆에서 업무를 돕는 키오스크와 현장 업무 시스템에 AMD 라이젠 PC가 쓰이고 있다

    시스템을 납품한 한호산업의 경주 공장은 자동차 부품의 원형을 단조(열을 가해 모양을 변형함)하기 때문에 기름 분진(철 가루 등)이 많이 발생한다. 이때 이 분진이 PC로 들어가게 되면 얇은 플라스틱의 경우 빠르게 산화되어 바스라지기에 쿨러가 플라스틱으로 고정될 경우 CPU와 분리되어 운용에 치명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AMD 라이젠 시스템은 이 환경에서도 충분히 제 성능을 보이고 있다. 그는 특히 AMD의 CPU 쿨러 결합 방식을 칭찬했다. 나사로 결합된 지지대에 쿨러를 부착하는 방식이기에 극한의 환경에서 더욱 오래 안정적으로 운용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한익 대리는 키오스크에 적용된 AMD 시스템의 경우 먼지 필터가 적용된 산업용 PC 케이스로 구성되어 더욱 안정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  최한익 대리는 이번에 라이젠을 접하고 AMD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한다

    최한익 대리는 “한호산업의 PC 교체 주기는 3년 정도다. 지금 교체된 15대를 시작으로 회사 전체의 PC 교체 주기가 돌아오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도 단가 대비 효율이 높은 AMD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것도 매우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번 회사 시스템을 AMD로 교체하면서 가격적인 부분은 물론, 성능면에서도 매우 놀랐다”며, “이번에 자신의 집에 있는 게이밍 PC를 교체하게 됐는데, AMD 라이젠 시스템으로 교체했으며 그 성능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AMD CPU팀의 설명으로는 한호산업은 국내에서 산업용 PC로 활용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라이젠 전까지의 AMD CPU는 가격적인 면에서는 매우 경제적이었으나 성능면에서는 많이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라이젠이 출시되면서 이제 AMD의 CPU는 그 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

    ■ 고성능 CPU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주고 있는 ‘라이젠’

    어떤 분야든 정상으로 올라가기는 매우 치열하고 힘들다. 특히 많은 브랜드가 난립하는 분야보다 CPU 시장과 같이 몇 개 되지 않는 제조사가 선점하고 있는 시장은 더욱 힘들다. AMD 라이젠에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는 부분도 바로 이런 점이다. 독과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제조사를 상대로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이는 바꿔 말하자면 제품 자체가 사용자에게 인증됐다는 말이다. 성능으로 말해야 하는 CPU인 만큼 앞으로 AMD의 행보에도 기대를 거는 사용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라이젠 3세대(마티스)의 경우 공정을 크게 줄인 7nm로 제작될 것으로 예정되어 더 큰 성능 향상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 이런 극한의 환경에서도 제 성능을 발휘하는 AMD 라이젠

    라이젠은 이제 용광로가 있는 극한 환경에서도 쓰일 정도로 그 성능과 품질이 입증됐다. 또한 최근 게이밍 PC를 구성하는 게이머들 역시 라이젠 시스템으로 고려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각 쇼핑몰의 판매량도 최근 몇 달 새 매우 큰 폭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합리적인 고성능 CPU는 PC 사용자에게 매우 반길만한 일이다. 특히나 다른 브랜드의 CPU 가격이 폭등했기에 최근에는 AMD 라이젠을 찾는 이들이 더욱 늘었다. 또 이렇게 라이젠을 선택한 이들의 평가도 준수하다. 점점 그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AMD 라이젠, 앞으로의 행보에도 충분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베타뉴스 박선중 (dc3000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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