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美中 ‘관세 전면전’…韓 경제 '빨간불’


  • 정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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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9-21 08:01:02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각각 1, 2위 최대 수출국이자 교역국인 중국과 미국의 관세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로 인해 정부가 전망한 올해 사상 최대인 수출 6000억달러와 2년 연속 교역 1조달러 달성도 불투명하게 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 발발한지 이달로 6개월을 맞았으나, 양국의 대결은 전면전으로 진입했다. 

    실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3월 하순 ‘중국의 경제침략을 겨냥한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데 이어 5월에는 500억달러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보류하고 중국에 대(對)미 무역흑자를 줄일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6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물품 목록을 발했으며, 7, 8월 각각 340억달러, 16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중국은 보복이 불가피하다며 동일한 규모의 미국 제품에 맞불 관세를 매겼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으로 국내 주요항의 물동량이 크게 줄었다. 평택항 전경.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재보복으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4일부터 10%, 내년부터 25% 세율로 보복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중국 역시 이날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5∼10%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267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25%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중국을 위협했다.

    이처럼 양국의 공방이 치열해 지면서 우리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 미중 무역분쟁의 영햐으로 부산항과 인천항 등 국내 주요 항만의 물동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항만공사는 올해 7월까지 컨테이너 물동량은 20피트짜리 기준 1244만1000개(TEU)로 전년 동기보다 4% 증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는 항만공사가 올해 예측한 물동량(2150만개)의 57.9%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체 물동량 가운데 수출입만 보면 140만7000개로 전년대비 증가율이 0.5%에 불과하다. 올해 목표는 2.2% 증가이다.

    ◆부산항, 올해 목표 물동량 달성 사실상 물 건너가

    부산항의 올해 물동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년보다 월평균 4.9% 이상 늘어야 하지만, 현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달성이 얼렵다는 게 공사 분석이다.

    인천항의 경우 올해 상반기 처리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152만4200TEU로 전년 동기보다 3.7% 늘었다.

    인천항만공사는 올해 물동량 목표를 전년보다 8.2% 증가한 330만TEU로 잡았다.

    공사는 미중 간 무역분쟁으로 인천항의 국가별 교역 비중의 60%를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입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인천∼중국 항로에서 처리되는 미국 수출 관련 원자재와 중간재 물량이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인천항의 상반기 대중국 물동량은 89만4000TEU로 전년보다 1.9% 늘었다.

    같은 기간 인천항에서 처리한 베트남 물동량은 14만8000TEU, 태국 물동량은 6만8000TEU로 각각 16.4%, 19.3% 급등했다.

    ◆평택당진항, 중국 컨테이너 물량 지속 감소 추세

    평택당진항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체 물동량의 90%을 차지하던 중국 컨테이너 물량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서이다.

    평택당진항은 2016년 대중국 물동량이 전체 컨테이너 물량(62만3339TEU)의 91.4%인 56만9895TEU를 차지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87.6%로 감소하더니 올해 7월에는 전체 물동량(38만592TEU) 가운데 86%(32만7302TEU) 크게 줄었다.

    다만, 광양항의 물동량은 다소 늘었다. 올 상반기 광양항의 물동량은 134만859TEU로 전년 동기(123만5637TEU) 보다 8.5% 상승했다.

    이중 중국 컨테이너 물량은 34만2630TEU로 1.4%(33만7738TEU) 증가에 그쳤다.

    평택당진항 관계자는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으로 항로 다변화를 추진한 덕도 있지만, 미중 간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 측이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폐비닐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중국산 석재 수출도 막아 대중국 물동량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대 국제물류학과 홍상태 교수는 “중국은 5년 전부터 녹색물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무역전쟁 이후 환경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항만공사 측은 “국내 수출입 물동량 부진은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의 주요 수출품에 높은 관세를 물리는 무역 전쟁을 펼치면서 국내 중간재의 중국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 등 하반기 대내외 여건이 상반기보다 나빠질 수 있다”며 “당초 목표 물동량 실적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베타뉴스 정수남 (pere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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