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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배제한 5G 장비 선정, 통신비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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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9-19 15:00:55

    ▲ MWC바르셀로나 참가한 화웨이©화웨이

    지난 14일 SK텔레콤이 국내 이동통신회사 중 처음으로 5G 장비 공급업체를 선정했다. SK텔레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손이 선정되었고, 5G와 관련하여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된 화웨이는 포함되지 않았다.

    SK텔레콤이 5G 장비 공급업체 선정 후, KT와 LG유플러스도 5G 장비 공급업체 선정 절차를 조만간 마무리할 계획이다.

    5G 장비 공급업체 선정과 관련하여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술력과 가격뿐만 아니라 LTE 연동성, 유지보수, 업그레이드 등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말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통신장비의 ‘보안 우려’와 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업계의 반응을 종합해보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화웨이가 SK텔레콤의 5G 장비 공급 업체에서 탈락한 주요 이유는 ‘보안우려’와 ‘LTE연동성’으로 압축할 수 있다.

    화웨이 장비의 보안 우려는 지난 2012년 미국 의회가 보고서를 통해 중국 기업의 장비가 미국 입장에서 보안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미국 의회가 제기한 보안 우려는 “의혹만 제기되었지 공개적으로 실체가 확인된 적이 없다.

    더불어민주당 안정상 방송통신 수석전문위원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국내 진출한 글로벌 벤더 중에 기지국 장비에 국제CC인증을 받은 제조사는 화웨이가 유일하다”며 “국제CC인증은 기지국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검사하는데, 백도어가 없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에서 “화웨이는 전세계 203개국, 634개 LTE 통신사업자 중 135개국(66.5%), 288개 사업자(45.4%)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202개 사업자(32%)는 화웨이 장비로만 LTE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5G는 상용화 초기 LTE 네트워크와 연동하는 NSA(논스탠드얼론) 방식으로 서비스된다. 이를 위해 LTE 장비 중 핵심인 DU(Digital Unit)를 5G 장비 연동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하며, LTE와 5G장비가 서로 다를 경우 장비 업그레이드에 어려움이 있다.

    그렇지만 화웨이는 자사의 5G 장비를 도입할 경우 4G 장비까지 교체해주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에 LTE 장비 연동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의견이었다. 오히려 LTE 가입자 포화, 망 투자 및 운영 비용 지출로 수익성이 줄어들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의 입장에서는 최신 LTE 장비 교체에 따른 서비스 품질 향상은 물론 운영 비용 지출 감소로 수익을 개선할 기회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가성비 높은 화웨이 장비 배제로 통신비 증가하지 않을까?

    5G 장비 도입과 관련해 SK텔레콤과 KT의 화웨이 장비 도입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5G 장비 선정과 관련하여 이동 통신사 들이 화웨이 장비의 가격적인 매력을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특히, 기본료 인하, 보편요금제 도입 등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정부의 압박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5G 상용화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는 게 관측의 배경이었다.

    실제로 이동통신 3사의 지난 분기 무선사업 매출은 총 5조62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전분기 대비 1.2% 줄었다.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줄었다. 이는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인상과 취약계층 요금 감면 등의 영향이다.

    이동통신 3사는 과거 LTE 장비 구축에 20조원을 투입했다. 5G 장비 구축에는 20조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LTE 상용화 전후인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7조원, 8조원 정도를 투입한 것은 감안했을 때 5G 초기 설비 투자비는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경쟁사 대비 장비 가격이 20~30% 정도 저렴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면서 수 조원대의 설비 투자비를 절약할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데이타 사용이 많을 5G 통신 서비스 이용 요금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소비자들에게로 비용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내년 5G 상용화 일정을 맞출 수 있을까?

    내년 초 시작될 5G 상용화 일정을 맞출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G 통신 장비의 경우 화웨이의 기술력이 삼성전자에 비해 5G 전국망 대역인 3.5GHz의 경우 약 2분기 정도 앞서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5G 네트워크의 핵심인 ‘대용량 다중입출력장치(Massive MIMO)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화웨이는 지난 5월 전국망 주파수 대역인 3.5GHz 사용 통신 장비 개발을 끝내고 숱한 품질 및 성능 테스트를 거쳐 이미 상용화 수준의 제품을 준비해놓은 반면에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은 아직 화웨이 수준의 제품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관측도 여럿 나오기도 했다. 자칫 정부가 목표로 하는 내년 3월 상용화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안정상 방송통신 수석전문위원은 “기술 수준과 가성비, 완성도가 떨어지는 국산 장비 사용을 고수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우수한 장비를 선택한 외국과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5G망을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모델 개발은 역주행하게 된다. 결국 소비자 후생은 축소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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