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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글로벌, 소음 빌미 피해 가능성 높은 발파 추진.. 주민 강력 반발


  • 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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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9-06 07:31:27

    ▲공사현장과 인접해 있는 한솔3차 아파트. 사진=서성훈 기자

    [베타뉴스=서성훈 기자] 코오롱글로벌이 경산시에서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을 이유로 내세워 건물균열 등 피해 가능성이 더 높은 지반 발파를 추진하고 있어 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발파 현장과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간의 거리가 불과 수십 m에 불과해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4일 공문을 통해 (경산시 소재 정평역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 건설 현장) “민원에 따른 소음이 적은 발파 공법을 이용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사장 인근의 한솔3차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는 “시공사가 공사 초기에 발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발파가 진행될 정평 코오롱 하늘채 공사현장. 사진=서성훈 기자

    아파트와 불과 6m 떨어진 공사장에서 지반을 화약으로 발파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44세대 중 110세대(76.3%)가 반대 서명을 했다.

    한솔3차 비상대책위원회는 발파 반대의 이유로 △발파 진동으로 인한 지반약화 △타일, 벽면 등의 균열 우려 △매 발파시 경찰 입회 불가능으로 화약 사용량 임의 조정 가능성 등을 들었다.

    한솔3차 비상대책위원회 전모 위원장은 “공사장과 지하 주차장이 10m 내외로 붙어 있어 위험하다”며 “발파이후 처음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균열이 발생한 곳에 물이 스며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솔3차 아파트와 공사 현장이 길 하나를 두고 붙어 있다. 사진=서성훈 기자

    전 위원장은 또 시공사 측의 지반 발파 추진에 대해 “소음 때문에 민원이 많이 들어가고 이걸 없애기 위해 발파를 선택한다고 했다”며 “소음을 없애는 다른 방법을 찾지 않고 빨리 공사를 하기 위해 발파를 하겠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한솔3차 입주민들은 발파시 “보이는 피해보다는 안 보이는 피해가 더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진동피해 평가 시에는 건물의 시공 상태와 노후도 등이 포함된다.

    한솔3차 아파트는 20년 전인 1998년에 지어져 발파시 건물 균열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 또 경주·포항지진 등으로 아파트의 지반과 건물도 충격파를 겪은 상태라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정평역 코오롱하늘채 공사현장과 한솔3차 아파트의 부지와의 거리는 약 6m, 각 동이 있는 곳과는 20m다.

    이보다 더 먼 거리에서 지반 발파가 이뤄졌음에도 인근 아파트가 균열된 경우가 있다.

    A아파트 입주민은 지난 6월 28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A아파트에서 160m 떨어진 거리에서 진행된 발파(검단신도시 조성공사)로 벽이 균열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당시 더 강화된 기준치에 따라 발파를 진행했음에도 이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

    한솔3차 비상대책위 전모 위원장은 “아무리 강한 규정에 따라 발파를 하더라도 한번 발생한 피해는 복구가 되지 않는다”면서 “아예 처음부터 발파를 하지 않고 다른 공법으로 소음을 줄여 공사를 진행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시공사 코오롱글로벌 측은 기자가 △발파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 우려 △다른 공법으로 공사를 추진할 수 없는 지 등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일체 응하지 않았다.

    특히 코오롱글로벌(현장대리인)은 지난 4일 한솔3차 비상대책위에 보낸 공문에서 “발파 공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발생되는 소음민원 및 공기지연에 대한 책임은 비대위에 있다”는 협박에 가까운 공문을 보냈다.

    한솔3차 아파트는 지난 5월부터 정평역 코오롱하늘채 공사로 인해 지속적인 소음 피해를 입었다. 일부 입주민은 “70db 이상의 소음을 지속적으로 들으면 정신적으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들었다”면서 “그동안 문도 열지 못하고 가까운 공사장의 소음 피해를 겪었다”고 전했다.

    경산시가 지난 7월부터 8월 31일까지 정평역 코오롱하늘채 공사현장의 소음을 측정한 결과 총 5회에 걸쳐 기준치 65db을 넘었다.

    경산경찰서는 최근 정평역 코오롱 하늘채 사업장의 화약류 사용 허가 신청과 관련 주민들의 민원과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화약 사용 중지 명령을 내렸다.

    경산경찰서 관계자는 “주민의 민원이 있었고 안전을 위해 조금이라도 의심이 있다면 체크해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화약 사용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발파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한솔3차 입주민들의 피해가 뻔하지만 공동주택 관련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경산시는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기자가 최근 경산시 관계자에게 발파 관련 민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느냐”고 묻자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회피했다.

    한솔3차 비대위는 5일 경산시청에 정평역 코오롱하늘채(코오롱글로벌)에 대한 발파허가 취소, 경산경찰서에 발파중지 지속을 요구하는 민원을 각각 제기했다.


    베타뉴스 서성훈 기자 (ab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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