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자영업자 줄도산 현실화(?)…금리·최저임금 상승 등 악재 겹쳐


  • 정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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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7-17 08:13:22

    -내년 최저임금 올해보다 10.9% 오른 8천350원 ‘부담’
    -하반기 금리인상, 금융비용 증가…대출·연체율 상승세

    자영업자들의 줄도산이 현실화 될 전망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 임금을 올린데 이어 시중 은행들이 대출 금리도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반기 연간 기준금리를 한두차례 인상할 예정인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폐업한 편의점.

    17일 업계에 따르면 우선 내년도 최저 임금이 8350원으로 올해(7530원)보다 10.9% 크게 오른다.

    앞서 최저임금위는 올해 최저임금을 16.4%(1060원) 인상하면서, 소상공인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소상공인협회는 최저임 동결을 요구하며 최저임금위원회에 최근 불참했으며, 전국 편의점가맹점주 역시 최저임금이 인상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공동휴업 등 대정부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이들 소상공인들은 올해 최저 임금 인상을 극복하기 위해 가족경영으로 전환(46.9%), 인원 감축(30.2%), 근로시간 단축(24.2%) 등을 각각 추진했다. 현재 국내 비임금근로자는 683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5%에 육박하는 이유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소상공인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일자리 창출과 이에 따른 소득 증대로 경기 회복을 추진하는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은 국내 기업의 85.6%, 고용의 36.2%를 각각 담당하고 있지만, 이들의 영업이익은 209만원으로 근로자 평균급여 329만원보다 적다.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3% 급감했다.

    이에 따라 당정은 17일 만나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대책 등을 논의한다.

    금리인상도 자영업자를 옥죄는 것은 매 한가지이다.

    미국이 상반기  두차례 금리를 올리면서 우리와의 금리차는 0.5%포인트로 벌어졌다. 미국이 하반기에도 두차례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라, 금통위도 두차례 정도 금리를 올려야 양국 금리역전 폭을 줄일 수 있다.

    양국의 금리차가 1%포인트 이상 확대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썰물처럼 한국을 빠져나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주열 총재 역시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올려놔야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해 금리 인상은 시간 문제라는 게 금융계 분석이다.

    이를 감안할 경우 자영업자의 금융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대출이 증가하고 있고, 2개월 연속 개인과 법인의 연체율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자영업자의 폐업이 우려된다고 금융권은 분석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30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월(29조5000억원)보다 10.8% 급증했다.

    자영업자 대출 상승과 함께 연체율도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1분기 0.33%를 기록해 지난해 말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대출잔액에서 1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상대적으로 개인사업자들이 많이 찾는 상호금융도 상황은 비슷하다.

    자영업자의 대출과 연체율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 은행의 대출 창구.

    금융감독원은 4월 말 현재 농협이나 신협 등 상호금융조합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49조원으로 전년 말(44조1000억원)보다 11.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0.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상호금융조합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1.08%로  0.21%포인트 뛰었다. 상호금융 역시 대출과 연체율이 모두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최저임금 상승 영향을 많이 받는 소매업 자영업자나 음식점업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각각 0.45%, 0.47%를 기록해 전년 말보다 0.12%포인트, 0.01%포인트 각각 올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내수경기가 하반기에 더 악화될 것으로 보여, 자영업자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금융비용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 부담으로 자영업자의 고통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연체율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며 “금리 상승으로 대출 상환부담이 커지면서 대출 연체액이 더 빠르게 늘어, 영세자영업자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베타뉴스 정수남 (pere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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