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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의 영화와 브랜드 이야기] ‘변산’서 폭스바겐·크라이슬러 쾌속 질주


  • 정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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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7-09 07:00:08

    -이준익감독의 지방이야기 2귀향청년의 인생·사랑이야기
    -전북 부안 홍보 효과 톡톡혜성병원· 백산고·금일여객 등장
    -폭스바겐 컨버터블·크라이슬러 300C 스크린서 종횡무진
    -옥동자 등 롯데제과·제과도 참여참이슬·포털다음·YTN 노출

    지난주 국내 극장가를 주름잡은 영화는 단연 방화 ‘변산’과 미국 헐리우드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이다.

    9일 영화계에 따르면 변산은 2005년 ‘왕의 남자’로 1000만 관객 감독으로 자리잡은 ‘딱’ 이준익 감독표 작품이다.

    2006년 강원도 영월을 배경으로 안성기 씨와 박중훈 씨가 열연한 ‘라디오스타’처럼 유머와 잔잔한 감동이 있다는 뜻이다. 변산은 라디오스타에 이어 지방을 배경으로 한 이 감독의 두번째 지방이야기이기도 하다.

    학수(박정민 분)는 대학을 중퇴하고 상경해 변변한 직장 없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방송사의 오디션을 준비하는 랩퍼이다. 학수는 6년째 도전하고 있지만, 홍익대 인근에서는 알아주는 인기 랩퍼이다.

    극중 처음 등장하는 롯데제과의 옥동자 아이스크림.

    극 초반 학수는 6번째 도전 오디션 결승에서 ‘어머니’를 주제로 한 즉석 랩 대결에서 포기한다. 학수에게 어머니와 얽힌 아픈 사연을 알리는 복선이다.

    학수가 랩을 하는 장면에서 관객은 올해 1월 박 씨가 열연한 ‘그것만이 내세상(감독 최성현)’에서 보여준 음악적 변화를 비교하는 것도 관람의 재미이다. 그것만이 내세상에서 윤여정, 이병헌 씨와 호흡을 맞춘 박 씨는 극중 서번트증후군을 앓는 장애인이지만, 피아노 천재로 극중 신들린 듯 하게 클래식을 연주한다.

    학수가 일하는 편의점. 학수 팬인 여고생들이 아이스크림을 계산하면서 학수의 랩을 흉내 내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롯데아이스크림의 ‘옥동자’를 선명하게 포착한다.

    변산에서 롯데는 단연 돋보인다. 극중 학수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장면에서는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맥주와 롯데칠성의 칠성사이다가 자주 화면에 포착된다.

    학수가 주차요원으로 일하는 장면에서 스크린에 가득 잡히는 벤츠 엠블럼.

    소주 참이슬 역시 극중 자주 등장하면서 홍보 효과를 누린다.

    학수가 주차요원으로 일하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주차장에 들어오는 라디에이터그릴에 위치한 벤츠의 삼각별 엠블럼을 수초간 포착한다. 벤츠의 여성 운전자가 랩퍼 학수를 알아보고 학수의 랩퍼 이름 ‘심뻑’을 기억하려고 애쓰는 장면에서이다.

    이 장면에서 학수는 고향 친구들과 조우한다.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학수는 자신의 아픈 과거를 조금씩 내보이는데….

    그러다 학수는 고향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전화 목소리는 아버지 김두창(장항선)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사실을 전한다. 학수는 고향에 다시는 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깨고 귀향을 결심한다. 함께 음악을 하는 친구의 차를 빌려타고….

    차는 폭스바겐의 소프트탑 컨버터블이다. 카메라가 폭스바겐 엠블럼을 잡는 것은 기본.

    변산에서 학수는 폭스바겐 컨버터블을 탄다. 골프 컨버터블.

    학수가 차를 타고 고향인 변산이 있는 부안으로 가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이정표 전라북도 부안과 서해안 고속국도변에 있는 ‘참뽕 부안-누에 특구 부안’ 입간판도 잡는다.

    부안은 관내 변산반도국립공원안에 직소폭포, 변산해수욕장, 고사포해수욕장, 상록해수욕장과 채석강, 내소사 등 유명 관광지를 품고 있으며, 새만금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곰소는 젓갈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들판과 산, 바다가 어우러진 부안은 종종 영화와 드라마 배경으로 등장했다.

    공중파 방송사 M본부는 1980년대 인기 소설을 극화한 베스트셀러극장을 방영했다. 1984년 윤흥길 작가의 ‘완장’을 극화한 동명 드라마는 부안읍의 5일 장터를 배경으로 한다. 극에서는 고향이 부안인 배우 송경철 씨가 열연했다.

    2002년 김기덕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장동건 씨가 주연을 맡은 ‘해안선’ 역시 부안 바닷가에서, 2004년∼2005년 K본부의 ‘불멸의 이순신(주연 김명민)’도 부안 바다에서 각각 촬영했다.

    격포 채석강.

    이어 학수의 차는 서해안고속국도 부안IC를 나와 읍내 초입에 있는 혜성병원으로 들어간다. 카메라가 혜성병원 간판을 잡고, 영화가 병원과 부안을 배경으로 펼쳐져 극중 혜성병원이 가장 큰 홍보 효과를 누린다.

    학수는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병실에서 초등학교 동창 정선미(김고은)를 만난다. 선미 역시 아버지가 뇌졸증(중풍)으로 하반신을 못쓰게 돼 직장을 휴직하고 아버지를 병간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변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학수와 선미는 고교 졸업 후 10여년만에 만나 서로 몰라보지만, 두창의 귀띔으로 학수는 동창임을 알고 병원 앞마당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카메라는 두사람의 손에 잡힌 붉은색 포장의 칸타타 캔 커피를 놓치지 않는다. 역시 롯데칠성 제품이다.

    선미는 어렸을 때부터 학수를 짝사랑했으며, 학수는 조직 폭력배인 아버지가 딴살림을 차리고 어머니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아 대학을 그만두고 상경한 사연 등을 풀어낸다.

    학수와 선미가 병원 안마당 벤치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마시는 롯데칠성의 캔커피 칸타타.

    관객은 극중 두사람의 대화에서 학수가 전주에 있는 대학교를 중퇴했고, 두사람은 변산초등학교 동창이며, 선미는 변산면사무소 휴직 공무원임을 알 수 있다.

    학수는 영화가 깊어질수록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으로 ‘후레자식’이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후레자식의 사전적인 의미는 배운데 없이 제풀로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과거 외침시 오랑캐(여진족,거란족,몽고족 등)와 국적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을 일컫는 말이다.

    극중 두창의 심복 중식(정선철)은 학수의 못된 태도를 꾸짖으며 전라북도 사투리로 “저런 휘랴들 놈”이라고 서너번 일침한다.

    학수가 혜성병원 앞에 있는 슈퍼에서 친구들과 클라우드 맥주를 마시는 장면에서, 학수는 지명수배령이 내린 보이스피싱 용의자로 경찰에 붙잡힌다.

    극중 자주 카메라에 잡히는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맥주.

    경찰이 타고 온 경찰차는 현대차로 역시 화면에 엠블럼이 나온다. 학수 친구들이 타는 변산 렉카 차량도 현대차 엠블럼을 달고 있으며, 극중 도로를 달리거나 주차장에 있는 차량들도 기아차의 신형과 구형 스포티지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변산 렉카는 극중 카메라에 자주 잡으면서 영화 홍보도 하는 이중 효과를 낸다.

    경찰서에서 학수는 고교 시절 국어 교생으로 온 선배 원준(김준한)을, 원준을 통해 초등학교 동창 용대(고준)와 미경(신현빈) 등도 각각 만난다.

    원준은 현재 전북일보 부안 주재기자로 과거 학수의 작품을 훔쳐 전국 문예대회에서 상을 받은 파렴치한 인물이다. 용대는 초교 시절 학수에게 괴롭힘을 당한 친구로 현재는 잘 나가는 읍내 조폭이다.

    용대는 크라이슬러의 대형 세단 300C 디젤을 타면서 극중 내내 크라이슬러를 알린다. 카메라가 차량 앞과 뒤에 자리한 크라이슬러의 엠블럼을 자주 포착한다.

    변산이 현대차와 폭스바겐, 크라이슬러의 격전장인 것이다. 

    극중 조폭 용대가 타는 크라이슬러 300C 디젤.

    학수는 오디션 패자 가운데 팬들이 다시 듣고 싶은 랩퍼로 지목됐다는 연락을 받고 서울로 향하려던 찰나, 용대는 학수를 붙잡는다.

    학수가 “다음에 보자”고 하자 용대는 “다음은 포털사이트고”라고 말하면서 관객에게 웃음을 선물하고, 동시에 다음사이트를 알린다.

    극 후반 학수와 용대는 아픈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일대일로 싸운다. 장소는 변산 바닷가 갯벌. 싸움이 시작되자 두사람의 초등학교 동창들이 대거 몰리고, 모인 친구들은 변산초교 교가를 제창한다. 둘은 손가락을 움직일 힘이 없을 때가지 싸운다.

    이장면에서 관객은 장훈 감독의 2008년 작품 ‘영화는 영화다’의 장면을 떠올린다.

    이 영화 주인공인 조폭 강패(소지섭)와 수타(강지환)는 학수와 용대처럼 갯벌에서 일어설 힘이 없을 때까지 싸운다.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과는 다르다는 강패와 영화와 현실은 다르지 않다는 수타가 실제 싸움으로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서이었다.

    변산에서는 술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왼쪽부터)술자리 빠지지 않는 병 참이슬과 선미가 학수, 원준, 미경 등과 노래방에서 벌컥 벌컥 들이키는 휴대용 참이슬.

     결국 극은 이준익 감독의 전형적인 해피 엔딩이다. 두창은 대장암으로 죽고, 학수와 선미, 용대와 미경은 결혼한다.

    게다가 이 감독은 극 후반 학수가 ‘시 같은 랩’을 선보이면서 부안이 고(故) 신석정 시인의 고향임을 반영하는 연출 실력을 뽐낸다.

    극중 학수가 쓴 ‘폐항’이라는 시 역시 극에 작품성을 부여한다.

    폐항

    내 고향은 폐항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 줄것은 노을밖에 없네….

    변산은 문학적 감수성 뛰어난 영화이다. 인천소래 포구.

    여기에 극중 선미가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작품은 ‘노을 마니아’이며, 선미를 취재하기 위해 온 방송국 차량은 보도전문 채널 YTN의 보도차량이다.

    다만, 극중 옥에 티도 눈에 뜨인다.

    우선 선미가 혜성병원 전화로 서울 학수에게 전화하는 장면에서 학수의 휴대폰에 ‘063-1583-5001’이 뜬다. 혜성병원은 063-1583-5001번이다.

    극중 학수를 비롯해 학수의 친구들은 변산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이들이 다닌 고등학교는 부안군 내륙에 위치한 백산고등학교이다. 백산고는 1980년대 고등학교 배구에서 전국을 제패했으며, 신대영, 이재필 등 걸출한 선수를 배출한 고교이다.

    이들은 버스로 등하교를 하는데, 버스를 타고 변산에서 백산고가 위치한 백산면 평교까지 통학은 물리적으로 어렵다. 변산에서 버스를 타고 부안읍으로 나와, 부안읍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평교까지. 차편이 많지 않은 교통 여건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리이다.

    극중 주인공들이 다니는 백산고의 교사. 목련 뒤 출입문 상단에 학수가 전국 백일장에서 대상을 차지한 축하 현수막이 극중 걸렸으며, 선미는 현수막을 배경으로 휴재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현재 변산에서 부안행 첫차는 7시5분과 7시40분에 있다. 부안에서 백산고를 가기 위해서는 부안에서 출발하는 6시40분이나 7시55분 차를 타야 등교 시간에 빠듯하게 댈 수 있다.

    주인공들의 나이가 30세(2017년 현재)인 점과 극중 등장하는 시내버스 회사 이름이 금일여객임을 감안하면 이들은 2005년에 고등학교 2학년이다.

    1985년 출범한 금일여객은 2010년 새만금교통으로. 이듬해 부안사랑버스로 각각 사명이 변경됐다. 도농이촌 현상이 상대적으로 덜한 1980년대에는 등교시간에 버스 배차가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1990년대 들어 인구급감으로 버스노선이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 물리적으로 버스를 타고 변산면에서 백산고가 있는 백산면까지 통학은 어렵다.

    이로 인해 변산면 등 바닷가에 사는 중학생들은 대부분 읍에 위치한 부안고등학교(남자), 부안여자고등학교, 부안제일고등학교(옛 부안농고,남녀공학), 서림고등학교(옛 부안여상) 등으로 진학한다. 내륙에 사는 중학생들은 대부분 백산고(남녀공학)로 진학하거나 일부 읍내로 진출한다.

    변산은 부안을 배경으로 한다. 부안 읍내.

     게다가 극중 고교생 학수가 미경에게 시내버스 안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다. 버스는 행중리, 가다리, 평교 행인데, 정황상 하굣길인데 차량은 학교를 향하고 있다.

    가다리행 버스는 평교에서 출발해 하루 세편이 있다. 이 노선의 경우 평교를 기점으로 중간에 있는 가다리를 들러 부안에 도착한다.

    죽림리에 있는 가다리는 정읍시 영원면과 경계하고 있는 백산면 끝동네로 주요 도로에서 들어갔다 나오기 위해서는 최소 15분에서 20분이 소요된다.

    변산에 사는 이들이 직선 노선으로 부안에 가는 버스를 타면 되는데, 굳이 가다리를 경유해 가는 버스를 탈 이유가 없다. 집도 먼 변산인데……. 

    부안 읍내 시내버스 정류장.

     게다가 야간 자율학습이라도 할 경우 이들은 학교 앞에서 평교에서 부안행 막차 8시15분 차를 타야하는데, 설정이 다소 무리가 있다. 일단 야자는 보통 10시까지이기도 하지만, 이들이 막차를 탄다고 해도 부안에서 변산행 막차인 9시 차를 이용하기에는 아슬아슬하다.

    현지 상황을 고려한 연출이 다소 아쉽다.

    변산초교 졸업 회수도 그렇다. 극중 용대는 “변산초 64회 동창회”라는 말을 한다. 2017년 현재 이들이 30세이면 1988년 서울 올림픽둥이다. 이들은 2001년 초등학교를 졸업한다.

    변산초가 1934년 개교했기 때문에 64회는 1999년이다.

    게다가 극중 학수와 용대, 미경이 모항 바닷가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에서 미경이 용대에게 “뭐 해”라고 묻는다. 용대는 “무궁화 3개짜리 호텔과 나이트클럽을 운영하고, 작은 건설업체도 소유하고 있어”라고 답한다.

    앤트맨에서 탁월한 홍보 효과를 누리는 현대차. 극중 서너차례 카메라에 잡히는 신형 싼타페 라디에이터 그릴.

     부안에는 호텔도 나이트클럽도 없다. 호텔은 애당초 없었고, 1980년대 동시 상영하던 대형극장(동양극장,제일극장)이 모두 문을 닫은 1990년대 이중 하나가 나이트로 잠깐 업종을 변경한 적은 있다. 현재 부안에는 나이트가 없다.

    변산의 완성도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아울러 극중 전라북도 사투리가 주를 이루는데 현지에서는 ‘파리’를 ‘포리’라고 한다. 선미 아버지가 “포리 ×만한 새끼”라고 현지인처럼 말하지만, 극 후반 주인공 중 한사람이 “파리 × 만한 새끼”라고 한다.

    아울러 현지에서는 ‘개완’하다가 아인 ‘개안’하다를 사용한다. 이는 운동이나 일을 한 후 목욕이나 샤워 등으로 몸과 마음이 상쾌해 날아갈 것 같다는 뜻이다.

    극 후반 주인공들이 건배를 하면서 아따 “개완하다”라고 건배사를 하는데 2% 부족한 연출이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헐리우드 영화 앤트맨과 스와프는 세계 유수의 완성차 브랜드가 경합한다. 이중에서도 현대차와 벤츠가 자장 큰 홍보 효과를 누린다. 극중 등장하는 싼타페와 벨로스터.

    한편, 지난주 개봉한 앤트맨과 스와프(감독 페이튼 리드)에서는 현대차가 질주한다. 극중에는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쉐보레 말리부와 서버밴, 포드 경찰차, BMW 525 등이 대거 나온다.

    다만, 극중 주인공들은 현대차 신형 싼타페를 타면서 현대차의 엠블럼이 자주 등장한다. 주인공들은 임무 수행을 하면서 벤츠 승합차를 타면서 극중 벤츠 홍보가 지속된다.

    극 후반에는 외장을 튜닝한 벨로스터 5분 정도 스크린을 누비면서 관객의 눈을 사로잡기도 한다. 카메라는 전면 현대차 엠블럼과 후면 벨로스터 차명을 보여준다.

    앤트맨에서는 헬로키티도 등장한다.


    베타뉴스 정수남 (pere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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