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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 "탈환이냐" vs "수성이냐"…울산시장선거 '격전'


  • 정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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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6-06 18:00:36

    "격전지 울산, '민심 엇갈려'"
    "송철호, 9번 도전...지지율 '1위'" 
    "김기현, 울산 위해 신명...석고대죄 '호소'"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 © (사진=연합뉴스)

    [울산 베타뉴스=정하균 기자] 울산이 심상치 않다. 김기현 자유한국당 후보가 힘겨운 추격전을 펴고 있는 양상이다. 울산시민들조차 이러한 모양새에 다소 놀란 표정들이다.

    6·13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수 지방권력이 20여년 간 지속돼온 울산자치단체장 선거가 여당인 송철호 후보의 지지율이 김기현 후보보다 최소 15%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시·도지사 평가에서 줄곧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당 김기현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선거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뒤쳐진 지지율을 김 후보가 얼마나 끌어모을지 관심 거리다.

    울산은 인물보다 당의 영향이 큰 지역이다. 개인의 능력과 별개로 보수정당 타이틀을 내세우면 거의 당선됐다. 그래서 역대 선거에서 보수정당은 '선거운동을 많이 하면 오히려 표 떨어진다'며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이번 6·13 지방선거에선 이전과 다른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보수정당인 한국당 후보들은 광역단체장은 물론 5개 구·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앞으로 야권이 유권자들의 대여(對與) 견제 심리를 어느 정도 끌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민들 지지 '엇갈려'

    6일 현충일을 맞아 찾은 울산 북구 호계동 호계시장. 호계시장은 60여년 전부터 1, 6일 5일장이 들어서는 울산의 대표적 전통시장이다.

    이곳에서 만난 상인은 민주당 송철호 후보가 김기현 후보에게 지지율이 앞서고 있다고 말하자 "20년 동안 보수정권이 울산을 지배했다. 우리는 끝까지 믿어줬다"면서도 "이제는 배신감이 든다. 해마다 반복되는 노조 파업에 상인들은 다죽어갔다. 그런데 김기현이는 뭘 했나"라며 김 후보를 힐난했다.

    인근에서 칼국수 집을 운영하는 배모씨(53)는 "문 대통령의 측근인 힘있는 더불이 민주당 송철호 후보. 9번을 도전할 정도로 뚝심이 있는 송 후보를 뽑아서 많은 예산을 지원 받아 상인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송 후보를 지지했다.

    동구에선 여전히 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는 김모씨(43)는 "최저임금논란 등 미세한 경제실책은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아무리 대통령이 탄핵됐다지만 울산에선 김기현 후보가 길 위를 누비며 시민들을 만나 펼친 정책으로 동구주민들도 안심하고 살고 있다"고 김 후보를 지지했다.

    울산과학대 옆 아파트에 사는 양모씨(35·여)는 "김기현 후보는 판사, 국회의원에 현직 시장으로 수많은 정치 경험을 토대로 울산을 살기좋은 도시로 성장시켰다"며 "(당을 떠나) 교육정책을 잘 펼친 김기현 후보를 좋아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동구에서 만난 최모씨(54)는 다른 해석을 내놨다. 그는 "울산은 노동자의 도시다. 그런데 막상 표를 보면 보수표가 더 많았다. 이유는 '귀족노조'들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안위만 걱정할 뿐, 서민들의 생각과 생활엔 관심이 없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보수가 어중간하게 유지하는 것 보다는 완전 새판을 짜더라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구 시청 인근에서 만난 강정수씨(60)는 "이번에 출마한 송철호 후보는 9번 도전했지만 번번히 낙선했다"면서 "선거철에만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평소 울산을 위해 뭘 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울주군 언양읍에서 만난 박모씨(60)는 '측근비리 의혹'을 이야기 하며 "김 후보자의 동생과 비서실장에 대해 각각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과 검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사죄해야 한다"고 김 후보를 질타했다.

    ▲ 6일 오전 울산대공원 현충탑에서 자유한국당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정갑윤, 이채익, 박맹우 의원 등 시당 관계자들이 국정농단 사태로 아직 한국당을 용서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후보는 지난 5일 북구 정자어판장을 찾아 거리유세 연설을 통해 "울산서 태어나고 울산서 자라 울산이 제일 좋다"며 "다른 누구보다 내 고향 울산을 위해 신명 바쳐 일하겠다"고 약속하며 선거유세를 이어 가고 있다.

    6일엔 오전 울산대공원 현충탑에서 정갑윤·이채익·박맹우 의원 등 시당 관계자들이 국정농단 사태로 아직 한국당을 용서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석고대죄했다.

    한편 울산MBC가 지난 2~3일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4일 보도한 지지도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송철호 후보 43.2%, 한국당 김기현 후보 26.2%, 민중당 김창현 후보 3.5%, 바른미래당 이영희 후보 1.2%, 없음 11.3%, 잘모름 14.6% 등으로 나타났다. 송 후보와 김 후보의 차이는 17%포인트다.

    경상일보가 지난달 30일부터 6월1일까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4일자에 보도한 여론조사에선 송철호 후보(49.5%)가 김기현 후보(33.2%)를 격차 16.3%p로 앞섰다. 이어 민중당 김창현 후보 7.4%, 바른미래당 이영희 후보 3.2% 순이었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베타뉴스 정하균 기자 (a1776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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