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전3기 끝에 30조 서울시금고 유치 성공신한은행 (사진=연합뉴스)신한은행이 30조 서울시금고 주요 '금고지기'가 됐다.3일 서울시는 4년간 시금고를 관리할 우선지정은행으로 1금고는 신한은행, 2금고는 우리은행을 선정했다. 복수금고 체제는 이번이 처음이다.서울시금고는 규모나 상징성에서 기관영업의 최고봉으로 꼽혀왔다. 총 34조원에 달하는 규모도 다른 지자체를 압도하고, 25개구와 연계된 복잡한 세입ㆍ세출을 담당했다는 경력은 기관영업 노하우를 입증하는 지표가 된다. 서울시 공무원과 그 가족이라는 고객 창출 효과도 상당하다.그동안 서울시금고를 우리은행이 독차지해왔다.우리은행은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85년 동안 수의계약 방식으로 서울시 금고를 맡아온 데 이어 1999년 일반 공개경쟁 입찰 방식이 도입된 이후에도 금고지기 역할을 수행해왔다.하지만 신한은행은 최근 10년간 두 번의 도전에 실패하고 이번 세번째에 절치부심하며 반전을 모색했다.지난해 11월에는 은행 내에 태스크포스를 꾸려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우선 입찰 전부터 우리은행을 ‘독점’ 프레임으로 꽁꽁 묶었다. 지난 20년간 공개입찰 경쟁으로 관리권을 따낸 점은 부각되지 않았고 ‘103년 독점‘이 강조됐다. 박빙의 승부 가운데 서울시의 선정기준에 국제신용등급을 신설한 점도 주요했다. 신한은행은 국내은행 최고의 신용등급을 자랑한다. 우리은행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전산부문은 배점이 5점에서 7점으로 높아졌지만, 부메랑이 됐다. 지난 3월 서울시민 70만명에세 잘못된 세금고지서 이메을을 보낸 사고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입찰의 최대 의미는 우리은행 배제에 있다는 소문도 공공연히 나돌았다.이번 입찰은 소속 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을 노리는 은행장들의 ’대권‘ 행보에서도 중요하다. 은행장으로서의 업적을 쌓아야 연임이 가능하고, 그래야 회장에 도전할 수 있다.특히 신한은행은 지난 해 경찰공제회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지위를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잇따라 내줬다. 이후 위 행장은 개인그룹에 속해있던 기관영업부문을 따로 떼 그룹으로 격상시켰다. 기관영업본부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리고, 기관영업 최고 전략가로 꼽히는 주철수 영업추진1그룹 부행장보에게 그룹장을 맡겼다. 6개월 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가동시켰다. 올해 초 서울시 신년하례회에도 직접 참석해 ‘눈도장’을 찍었다. 서울시금고 입찰 설명회(PT) 일정이 지난 3일로 당기자 인도네시아 출장 중 급거 귀국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다시 필리핀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이제 올해 남은 격전지는 9조 원 규모의 예산을 관리하는 인천시금고다.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등 시중은행 ‘빅4’가 모두 도전장을 낼 것을 예고한 상태로, 쟁취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