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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금고지기 꿰찬 신한은행, 위성호 전략 통했다


  • 이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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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5-04 12:30:02

    신한은행이 2전3기 끝에 30조 서울시금고 유치에 성공했다.

    3일 서울시는 4년간 시금고를 관리할 우선지정은행으로 1금고는 신한은행, 2금고는 우리은행을 선정했다. 지난해 경찰공무원 주거래은행은 KB국민은행,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은 우리은행이 승리했었다.

    서울시금고는 규모나 상징성에서 기관영업의 최고봉으로 꼽혀왔다. 총 34조원에 달하는 규모도 다른 지자체를 압도하고, 25개구와 연계된 복잡한 세입ㆍ세출을 담당했다는 경력은 기관영업 노하우를 입증하는 지표가 된다. 서울시 공무원과 그 가족이라는 고객 창출 효과도 상당하다.


    사실 위 행장의 이번 승리는 어느정도 예상됐었다. 우선 입찰 전부터 우리은행을 ‘독점’ 프레임으로 꽁꽁 묶었다. 지난 20년간 공개입찰 경쟁으로 관리권을 따낸 점은 부각되지 않았고 ‘103년 독점‘이 강조됐다. 박빙의 승부 가운데 서울시의 선정기준에 국제신용등급을 신설한 점도 주요했다. 신한은행은 국내은행 최고의 신용등급을 자랑한다. 우리은행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전산부문은 배점이 5점에서 7점으로 높아졌지만, 부메랑이 됐다. 지난 3월 서울시민 70만명에세 잘못된 세금고지서 e-메일을 보낸 사고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입찰의 최대 의미는 우리은행 배제에 있다는 소문도 공공연히 나돌았다.

    이번 입찰은 소속 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을 노리는 은행장들의 ’대권‘ 행보에서도 중요하다. 은행장으로서의 업적을 쌓아야 연임이 가능하고, 그래야 회장에 도전할 수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 해 경찰공제회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지위를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잇따라 내줬다. 이후 위 행장은 개인그룹에 속해있던 기관영업부문을 따로 떼 그룹으로 격상시켰다. 기관영업본부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리고, 기관영업 최고 전략가로 꼽히는 주철수 영업추진1그룹 부행장보에게 그룹장을 맡겼다. 6개월 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가동시켰다. 올해 초 서울시 신년하례회에도 직접 참석해 ‘눈도장’을 찍었다. 서울시금고 입찰 설명회(PT) 일정이 지난 3일로 당기자 인도네시아 출장 중 급거 귀국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다시 필리핀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남은 기관영업 중 서울시 다음 알짜배기로 꼽히는 곳은 인천시금고다. 인천시금고는 1, 2금고 모두 신한이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다. 오는 6월께 공고가 나면 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등 시중은행 ‘빅4’가 모두 도전장을 낼 것을 예고한 상태다.

    허인 국민은행장과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절치부심이다. 경찰공제회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선정은 전임자인 윤종규 회장과 이광구 전 행장의 실적이다. 아직 첫 승이 없는 셈이다.


    베타뉴스 이동희 기자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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