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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은희 별세, 후배들에게 전하는 '배우의 자존심'

  • 한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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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4-17 08:54:32

    원로배우 최은희가 16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최은희는 지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2006년 남편이자 영화감독 신상옥과 사별한 뒤 급격히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최근까지 일주일에 세 번씩 신장투석을 받았다고.

    최은희는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이후 '마음의 고향'(1949) '어느 여대생의 고백'(1958) '성춘향'(1961)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상록수'(1961) 등의 대표작을 남기며 196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1970년대 납북돼 세간에 충격을 안겼다. 영화광으로 소문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명령 때문이었다. 남편 신상옥 감독도 함께였다. 이들 부부는 8년 만에 탈북에 성공했다. 이후 10년 넘게 망명 생활을 하다가 1999년 영구 귀국했다.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낸 최은희에게 '세기의 여배우' '분단의 여배우'라는 별명이 따라붙은 이유다.

    최은희는 2015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도 북한 공작원에게 쫓기는 악몽에 시달린다. 그래도 납치를 명령했던 김정일 위원장은 다 용서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 않나. 다만 오해하지 말라. 그를 용서했다고 체제를 인정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은희는 자신이 힘든 시절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배우의 자존심'을 강조했다.

    최은희는 "배우의 자존심이 없었다면 수많은 시력과 유혹에 버텨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잘난 척하는 우월감이 아니다.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태도"라고 말했다. 이어 "화려하게 살아온 것 같지만 지금까지 변변한 패물 하나 없다. 촬영장마다 짐을 풀고 다시 싸는 ‘트렁크 인생’이었다. 신 감독과 함께하면서도 개런티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했다. 돈 한 번 풍족하게 쓴 적도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김도향의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다. 장례식장에 틀어달라고 부탁도 해놓았다"고 전했다.

    몸담고 있는 곳이 어디든 그저 한평생을 연기에 몰두해 살았던 최은희다. 천생 배우라는 말이 꼭 어울린다.

    최은희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이며 장지는 경기도 안성 천주교공원묘지다. 

    ▲ (사진=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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