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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매도금지’팝업 3차례 공지에도 주식 판매


  • 전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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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4-09 15:51:56

    삼성증권 (사진=연합뉴스)

    주식이 잘못 입고됐으니 팔지 말라는 회사 측의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령주식’을 매도했다. 그 주체가 다른 사람도 아닌 시장 교란 가능성을 잘 아는 증권사 직원들이라는 사실에 투자자들의 비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9일 발표에서 드러난 삼성증권 일부 직원의 도덕적 해이는 너무나 심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오전 9시 39분 증권관리팀장이 본사 부서에 배당 입력 오류 사고를 유선으로 알리고, 9시 45분 착오 주식 매도금지를 공지했다.

    특히 9시 51분에는 사내망을 통해 ‘직원계좌 매도금지’ 긴급 팝업 공지 후 5분 단위로 2차례 더 팝업창을 띄웠다. 전 직원이 볼 수 있는 사내망 공지만 모두 3차례 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이를 무시한 채 당일 오전 10시 5분까지 약 26분 동안 주식을 팔아치웠다.

    회사의 매도금지 공지 후에 유령주식을 판 직원의 정확한 신분과 물량은 현재 파악 중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이 회사의 거듭된 경고 메시지에도 팔았다는 점에서 지탄을 받고 있다.

    주식을 매도한 직원 중에는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애널리스트는 시장과 기업의 분석을 투자자에게 전달해 올바른 판단을 돕는 역할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식을 매도한 직원 16명 중 경고 메시지 후에 매도한 직원은 현재 파악이 안 됐다”며, “회사 직원을 수사 의뢰할지에 대해 법률 검토는 아직 안 했고 회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일부 직원의 그릇된 행동으로 유령 주식이 유통되며 시장이 교란됐고, 일반 투자자가 피해를 봤다는 점이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손절매 등 동반 매도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증권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약 12%가량 급락하면서 변동성완화장치(VI)가 수차례 발동됐다.

    이 때문에 매도에 나선 일반 투자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도 해당 직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자기 주식도 아닌데 매도했다면 절도나 사기죄 아닌가요?”라며, “엄벌에 처하세요”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를 면담하고 철저한 사고 수습을 촉구하는 한편 투자자 피해 보상이 신속하고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베타뉴스 전준영 (june0601@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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