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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황당한 112조원 배당사태…금감원, 증권사 '유령주식' 거래 시스템 점검


  •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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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4-08 11:30:01

    금융당국이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거래 사태를 계기로 다른 증권사들도 유령주식 발행과 유통이 가능한지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에 대해서는 담당 직원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내부통제가 미비했던 것으로 보고 있어 직원뿐만 아니라 법인 차원의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번 삼성증권 사태가 모든 증권사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으로 보고 다른 증권사들도 가공으로 주식을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는지 재발 방지 차원에서 시스템을 점검해볼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우리사주에 대해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를 배당, 28억주 가량이 잘못 입고됐고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 중 16명은 501만2천주를 팔았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보유한 자사주가 없다. 발행주식은 8천930만주, 발행한도는 1억2천만주여서 애초 존재할 수 없는 유령주식이 배당되고 거래된 셈이다.

    이번 사태로 유령주식이 거래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되자 국내 주식시장 시스템전반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유령주식이 유통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일 시작된 청원은 이날 오전 10만명 넘게 동의했다. 사흘 만에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명의 절반이 넘었다.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법률적으로도 금지돼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본인 계좌에 실제로 숫자가 찍힌 것을 보고 거래해 공매도 거래 금지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들의 내부통제 문제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 직원이 ‘원’을 ‘주’로 잘못 입력했더라도 상급자가 다시 한 번 체크하는 절차가 필요했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증권 사건은 내부통제가 안 된 전형적인 케이스”라며 “상급자가 다시 입력 사항을 체크해야 하는데 한 사람이 실수하면 그대로 현실화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발행주식 수를 넘어서는 주식이 입고돼도 경고등 같은 경고메시지가 안 떴다는 게 의문”이라며 “다른 증권사들도 내부통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내부통제 문제가 정식 확인되면 기관주의나 기관경고 등 법인 차원의 제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었다면 법인 조치는 고려할 수밖에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이 결제일인 10일 사태를 어느정도 수습하면 이후 배당 담당 직원과 주식을 판 직원 16명에 대한 문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회사가 사태 해결을 위해 주식을 매수하거나 빌리면서 입은 손실 등에 대해 해당 직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금감원,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삼성증권의 사태 처리 경과, 결제 이행, 매매 제도 및 시스템 문제 등을 점검하고 기관별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베타뉴스 김수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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