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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여권 후보들, 지난 대선 직함 팔이 볼썽사납다

  • 박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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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3-11 09:42:47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일이 지난 해 5월 9일이니까 대선이 끝나고 10개월 이상이 지났다. 대한민국의 정치 시간표는 이제 6.13 지방선거를 향해 분주히 나아가고 있다. 후보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중이다. 하루가 멀게 출마 기자회견이 열리고, 출판 기념회나 북 콘서트에 초청하는 문자 메시지가 쇄도한다.

    기이한 현상도 목격된다. 예비후보 사무실에 내걸린 플래카드들을 보면 지역살림을 도맡을 공복을 뽑는 선거인데도 뭘 하겠다는 얘기 보다는 무엇 무엇을 지냈다는 내용이 태반이다. 그 내용들도 좀 볼썽사납다. 자신의 능력과 경륜을 알리는 프로필이 아니라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무슨무슨 책임을 맡았다는 식의 자랑이다.

    그런 과시야 선거 끝나고 논공행상할 때나 필요한 것이지 왜 이 시점에 그걸 앞세우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자신이 지역민을 위해 이런 저런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하기도 바쁜 판에 확성기를 흘러간 지난 대선을 향해 되돌려 놓고 있는 것이다.

    유권자를 바보 취급하는 행태다. 문재인 정권을 만들어낼 때의 열기에만 기대어 선거를 쉽게 치러보겠다는 얄팍한 의도가 느껴진다. 그 격정이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유효한지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촛불혁명으로 적폐정권을 무너뜨린 유권자들이 어디 지난 대선과 다가올 지방선거도 구별 못하는 우민들인가.

    더 가소로운 사례도 있다. 문 정권 출범 후 청와대 직책 몇 달 누리고 나와 출사표를 던지면서 고작 그 몇 개월 경력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꼴이다. 자신이 맡은 나랏일이 그만큼 중차대한 것이었다면 그렇게 팽개치고 나온 것부터가 지탄의 대상이지 자랑할 일은 아니다. 무책임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더더욱 기관인 것은 블루하우스 물 몇 달 먹었기에 정권 심장부와 핫라인이 만들어져서 예산을 많이 가져올 수 있다는 둥 힘 있는 여권 후보 행세 하는 꼬락서니다.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 청와대 직책 몇 달 맡았다고 예산 퍼줄 부처가 어디 있겠는가. 대통령한테 민원청탁 하듯이 개인적으로 부탁해서 가져오겠다는 말인가.

    정신이 온전한 사람 같으면 결코 할 수 없는 말들이다. 하긴, 정치인들에게는 리플리 증후군 같은 게 조금씩은 있다 한다. 거짓말을 거듭하다보면 나중엔 그 거짓말이 무의식 속에서 진실인 양 자리 잡고 마는 인격 장애를 정신병리학에서 리플리 신드롬이라 부른다. 상식적으로 허구에 가까운 일이지만 자신은 할 수 있다고 믿는 과대망상을 일컫는 얘기다.

    살면서 느낀 바지만 왕년에 운운하는 이 치고 제대로 된 사람은 없다. 무능하거나 뭔가 빈자리를 감추기 위한 허세일 때가 많다. 지역발전 적임자임을 내세워야 할 판에 지난 대선 직함 팔이 하는 후보 또한 이와 다를 바가 없다.

    물론 이러한 대선 직함 장사가 여론조사에선 다소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긴 하다. 짧은 시간에 누군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관련된 직함은 변별력의 단초가 될 수는 있다. 이를 이용해 일부 리서치 기관의 경우 특정 후보의 앞에만 그런 직함을 붙여 공정성이 의심되는 결과를 내놓아 조소를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너지 효과도 점점 시들어가고 있음이 드러나는 중이다. 후보들 모두가 너도나도 대선 캠페인 당시 받은 역할이 아리송한 임명장들을 들이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유권자들 몫이다. 공약은 저만큼 팽개친 채 맹랑한 직함 팔이 만 하는 후보들에 철퇴를 안겨야 한다. 분명한 청사진을 갖고 실천하는 공복이 우리에겐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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