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소식

5.18 참상 기록한 美목사 가족 5월에 광주 온다


  • 박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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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2-08 09:39:17

    찰스 베츠 헌틀리아놀드 피터슨 목사 유가족들 5.18기념행사 참여

    정부 당시 미공군 기지 이동 권했으나 광주에 남아 현장 기록

    비록 미국국적의 성직자이기는 하나 계엄군의 시민학살을 목격한 후 시민의 편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상 이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광주와 광주시민들을 계엄군의 총칼아래 두고 자신들만의 안위를 위해 떠날 수가 없다며 끝까지 광주에 남아서 광주시민들과 함께 했다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 내외 사진 ©베타뉴스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거주하며 계엄군의 만행을 직접 목격하고 이를 사진과 기록으로 남겨 항쟁의 진상을 널리 알렸던 미국인 목사 가족들이 금년 5·18기념재단의 5월 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5.18기념재단의 6일 뉴스레터에 따르면 당시 광주기독병원 원목이었던 찰스 베츠 헌틀리(Charles Betts Huntley/한국명 허철선) 목사와 광주에서 선교사로 목회를 했던 아놀드 피터슨(Arnold Peterson/한국명 배태선) 목사의 유가족들이 그들이다.

    헌틀리 목사와 그의 부인 (마사 헌틀리)은 항쟁 기간 동안 광주거리와 예수병원에서 사망자와 부상자 사진을 찍어 사택 암실에서 현상했다.

    그 사진 중 일부는 작년 개봉된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인공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통해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광주 남구 양림동에 가면 “The 1904" 란 이름으로 남아있는 당시 헌틀리 목사의 사택을 볼 수 있으며 지하실엔 목사가 참상의 사진을 현상했던 암실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항쟁이후에도 헌틀리 목사는 이 사진들을 광주천주교계를 통해 독일 교단본부로 보내 광주의 진실을 퍼뜨리는데 힘을 쏟는 한편 항쟁부상자와 그 가족들을 도왔다.

    금년 광주에 오는 유족은 헌틀리목사의 부인 바바라 헌틀리 여사, 항쟁 당시 열 살이었던 막내딸 제니퍼 헌틀리 부부, 큰딸 매리 헌틀리 부부다. 금번 광주 방문시 이들은 작년 6월 26일 영면한 목사의 화장한 유골 중 일부를 가져와 광주선교사묘지에 안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아놀드 피터슨 목사는 1973년 한국에 선교사로 파송된 후 광주에서 목회를 하던 중 광주민주화항쟁을 현장에서 경험했다.

    역사교수이기도 했던 그는 이후 수년 동안 당시의 경험을 역사학자의 안목으로 기록하여 회고록 “518 The Kwangju Incident"를 출간했다. 본 책에서 피터슨 목사는 자신이 목격한 학살현장과 헬기사격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특히 피터슨 목사는 당시 광주의 참상을 ‘유혈은 군인들에 의해 일어났고 시민들은 부득이하게 저항할 수밖에 없었다’ 고 증언함으로써 광주민주화운동이 신군부의 정권 찬탈을 위한 광주시민 학살이었다는 항쟁의 성격을 외국인의 입장에서 증언했다.

    항쟁 당시 미국은 자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두 목사 가족들을 송정리 미공군 기지로 이동시키고자 했다.

    비록 미국국적의 성직자이기는 하나 계엄군의 시민학살을 목격한 후 시민의 편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상 이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광주와 광주시민들을 계엄군의 총칼아래 두고 자신들만의 안위를 위해 떠날 수가 없다며 끝까지 광주에 남아서 광주시민들과 함께 했다.

    피터슨 목사는 2015년 작고했으며 금번 재단의 행사에는 부인 바바라 피터슨 여사가 아들 브렌트 피터슨과 함께 참가할 예정이다.


    베타뉴스 박호재 (hjpar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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