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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금융적폐에 언론적폐도 연루?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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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1-23 09:54:43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김정태(66)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결국 3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연임의 성공으로 김 회장은 오는 2021년까지 3년간 하나금융지주를 다시 이끌게 됐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22일 김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출하면서 함께 후보에 오른 최범수 전 신한금융 부사장,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등에 대해 각각 1시간 30분 가량 프리테이션 및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고, 결국 김정태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 하나금융그룹 © 연합뉴스

    회의 직후 회추위는 "김 회장이 그룹의 미래성장기반을 확보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회장의 행보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노조에서 극렬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투쟁본부)는 지난 18일 청와대 앞에서 '금융적폐, 언론적폐 김정태 회장 심판 없이 정부의 적폐 청산은 성공할 수 없다'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투쟁본부는 이날 김정태 회장의 후보 연임에 대한 문제점으로 ▲ 회추위 인사들 및 사외이사들이 모두 김정태 회장과 지인이라는 점 ▲ 반헌법적 언론통제 등을 지적했다.

    투쟁본부는 회견문에서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은 수많은 불법과 비위행위 혐의에도 불구하고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다"며 "김정태 회장의 경남고 후배는 외부인사라는 지위로 둔갑시켜 구색 맞추기 역할로 내세웠으며, 피합병은행으로서 은행장을 믿고 따랐던 외환은행 직원 900여 명의 징계를 획책한 장본인을 들러리로 세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수기 사외이사들은 김정태 회장의 바람대로 움직이는 허수아비임이 입증된 것"이라며 "작전세력들이 모의한 김정태 회장 3연임을 위한 기획, 연출, 출연의 삼박자가 어우러진 시나리오대로 공연된 한 편의 연극"이라고 비판했다.

    언론통제에 관해서도 광고주 지위를 통한 편집권, 취재 방해를 주장했다.

    투쟁본부는 "하나금융지주 홍보담당 임원은 사외이사와 김정태 회장 아들 관련 비위 의혹 기사를 삭제하기 위해 기자에게 광고협찬비 명목으로 2억 원을 제안하고, 김정태 회장의 연임 이후 계열사 고위직 자리까지 제안했다"며 "'미디어 오늘'기사에서 홍보담당 임원과 기자가 만나는 자리에 김정태 회장이 함께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그들의 주장은 광고를 통해 언론사의 입을 막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도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추후 검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혀 내사가 있는 듯한 느낌을 시사했다. 이미 금감원은 '창조경제 1호'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하나은행의 부당대출 의혹을 비롯해 중국 특혜 투자 의혹과 채용비리 의혹 등에 대한 검사를 회장선출 이후로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8일 최흥식 금감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 "하나금융지주 후보가 결정 나면 적격성 검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고등학교 동창이라 뒤를 봐준다'는 의혹의 시선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금감원의 적격성 심사는 혹독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경남고 25회 동창이다.

    이미 정유라 특혜 대출과 관련한 이상화 전 지점장 승진으로 참여연대 및 시민단체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한 김정태 회장이 투쟁본부의 셀프연임 논란, 언론통제 의혹에 불공정 채용 등 굵직한 부정적 사건에 연루된 부분에 대해 어떻게 헤쳐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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