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제2의인터넷, 블록체인 세상에서 후진국 국민으로 살 것인가?


  • 이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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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1-12 17:01:19

    비트코인을 위시한 가상화폐를 '투기'라고 격하시키고 '도박'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너무나 성급한 결론이다.

    초기 태동하는 4차 산업혁명의 새 세상을 보지 못하고 투기와 도박으로 몰아 문을 닫아 버린다면, 새 세상의 싹을 잘라 버리는 엄청난 우를 범하는 것이다. 18세기와 19세기 조선시대에 산 사람들은 외국 문물이 들어 오는 것을 경계했고, 쇄국정책을 통해 문을 걸어 잠궈 버렸다.

    천주교를 믿는 것이 들키면 바로 잡아다 죽여버렸다. 베타뉴스가 있는 용산의 서부이촌동 새남터 순교성지는 이런 순교자들을 기리는 곳이다.  

    지금 와서 보면 너무나 무지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그것이야 말로 최고의 선이며 정의였다. 조선 후기, 그 때 조금만 더 빨리 외국 문물을 받아 들이고 개항을 했더라면 일제에 지배당하는 부끄러운 역사는 없었을 것이다.

    ▲ 쇄국정책으로 조선을 고립시켜 나라 잃는 설움을 유발한 흥선대원군



    인터넷이 시작되던 1990년대말,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들은 PC통신으로 할 수 있었다.

    PC통신은 정부 정책에 잘 순응하면서 정부통제에 잘 따랐기 때문에 인터넷 보다 훨씬 질서있고 건전했다. 초기 인터넷은 음란물이 넘쳐났고, 별달리 할만한게 없었다. 그러다 보니 PC통신만 해도 충분하다고 느꼈고, 인터넷은 음란물이나 널려 있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우범지역 같은 골치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몇년 지나면서 인터넷에서는 구글이라는 업체가 나왔고, 전세계를 평정해 갔다.

    우리나라가 당시 좀 더 빠르게 인터넷을 도입하고 좀 더 개방해 주었더라면, 우리나라에서 구글이 나올 수도 있었다. 아쉬운대로 네이버가 나왔으나, 국내용 가두리 어장에 지나지 않는다.

    모바일 시대가 되어 규제가 덜해지니 라인 같은 서비스가 나와 동남아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세계를 호령하는 인터넷 기업은 한국에서는 나오지 못했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바이두 알리바바 야후 등 전세계를 호령하는 인터넷 업체는 모두 외국에서 나왔다.

    1999년과 2000년, 인터넷은 투기 그 자체였다. 닷컴버블이 전세계를 덥쳤고, 곧 거품이 빠졌다. 당시 국내에서도 닷컴버블이 심해서 새롬기술이라는 업체는 시총 7위까지 오르기도 했다.닷컴기업에 대한 투기가 극심했다.

    그때 각 국가들이 인터넷은 투기라 몰아서 인터넷하느 범을 만들고 시행에 들어 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엑티브엑스 등의 규제를 조금만 덜하고 조금만 더 자유를 주었더라면, 구글같은 회사가 우리나라에서 나올 수 있었을 지 모른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구글이 한국에서 나오는 길을 막아 버린 것이다.

    ▲ 제2의 인터넷, 블록체인


    가상화폐 시장이 투기라고 하지만, 투기는 잠시다. 자본이 가상화폐 시장에 들어올 만큼 들어 오면 지금처럼 출렁이지 않고 안정화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짧은 시기를 못 참고 극단적인 처방으로 싹을 잘라 버릴 경우, 안정화 되었을 때 꽃피울 창대한 세상을 막아 버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


    블록체인은 제2의 인터넷이라 불리고 있다. 새로운 인터넷이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투기이고 도박이라 매도하며 죽여 버리려 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인터넷에 돈이 몰리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현상이다. 돈이 몰리고 사람이 몰리면 새로운 비즈니스들이 엄청나게 생겨 난다. 이미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관련된 산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가상화폐가 이끌고 있는 블록체인 세상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를 호령할 수 있게 정부가 적극 지원 해 줘야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부는 생각이 다르다. 투기이고 도박이라며 가상화폐거래소를 폐쇄하고 싶어 안달이다.

    적당한 규제는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하려고 하는 것은 규제가 아니고, 차단이며 고사다. 아예 법으로 금지하고 거래소를 폐쇄해 버리려 하고 있다.

    엄청나게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을 정부가 나서서 싹을 잘라 버리려 하고 있다.

    ▲ 정부로부터 엄청난 미움을 받고 있는 비트코인


    전에 없던 사이버 세상이 태동하던 시절. 민주화가 덜 된 나라들은 사이버 세상이 열리는 것을 싫어했다. 그러다 보니 막을 궁리만 하고, 결국 경쟁에서 도태되어 버렸다. 이들 제3세계 국가들은 사이버 세상에서도 후진국이 되어 버린 것이다.

    새로 열리고 있는 블록체인 세상에서 한국은 선진국이 될까? 후진국이 될 것인가?
    일단 시장의 분위기는 좋다. 그러나 정부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 시장과 정부가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도 그렇고, 코스닥도 그렇고, 돈이 몰리지 않으면 죽는다. 지금 블록체인 세상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 돈이 몰리면 사람이 몰리고, 사람이 몰리면 온갖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들이 생겨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열기가 더 뜨겁다. 이런 분위기를 잘 관리해서 제2의 인터넷인 블록체인 세상에서 선진국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새로운 세상에서 선진국이 될 기회를 정부가 나서서 막아 버리려는 것인가? 새로운 세상에서는 우리가 앞서 나가자. 100년전 나라를 잃는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자.

    인터넷 IT세상도 조금 늦었을 뿐인데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국 업체의 지배를 받고 있다. 아차 하는 순간 후진국으로 전락하게 된다.

    찬란하게 꽃피울 새로운 세상에 앞서가는 시민으로 살도록 정부가 잘 관리해 주길 바란다.


    베타뉴스 이직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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