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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가 견뎌야 했던 끔찍했던 고문, 그리고 박처원 실존인물 이근안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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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1-09 14:18:14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스크린에 연일 화제로 떠오르고 있는 영화 `1987`, 함께 생각나는 두 인물이 있다. 바로 고(故) 김근태 전 의원과 고문 기술자 이근안.

    영화 1987에서 박처장의 실존 인물이 이근안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근안은 군사정권 시절 악명 높은 고문 형사였다. 전기고문, 물고문, 날개 꺾기 등 끔찍한 기술로 학생운동가 및 민주화 운동가 등을 가혹하리만치 고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태 전 의원은 1985년 서울대 민추위사건으로 구속돼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이근안과 김수현 등 경찰관 다섯 명에게 22일 동안 고문을 당했다.

    서울대 민추위사건이란 1980년대 초에 만들어진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를 1985년 검찰이 이적단체로 규정해 관련자 26명을 구속한 사건이다.

    당시 고문의 수위는 1990년 김 전 의원이 고문 등의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낸 5000만원 손해배상 선고 소송을 보면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 당시 재판을 담당한 고현철 부장판사는 판결에 "김씨가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죽음에 버금가는 고통과 함께 그 영혼과 인격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은 점이 경험칙상 인정된다"고 밝힐 정도다.

    김 전 의원이 생전 쓴 자서전 '남영동'에도 "머리와 가슴, 사타구니에는 전기 고문이 잘 되게 하려고 물을 뿌리고 발에는 전원을 연결했다. 처음엔 약하고 짧게, 점차 강하고 길게, 강약을 번갈아 가면서 전기 고문이 진행되는 동안 죽음의 그림자가 코앞에 다가왔다"고 서술돼있다.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간첩과 사상범을 잡는 것은 애국"이라고 밝혔던 고문 기술자 이근안, 그도 김근태 전 의원에게 했던 고문기술을 일부 알리기도 했다.

    이근안 씨는 "'당신 같은 사람은 전기로 지져야 한다. 배터리 하나면 불도 지를 수 있다'고 겁을 잔뜩 줘 놓고 한 시간 정도 후 저녁 무렵 대공분실에서 사용하던 칠성판에 묶고 발가락에 호일을 감고 소금물을 붓고 대면 짜릿하다. 그렇게 했더니 금방 잘못했다며 전부 얘기했다"고 말했다.

    결국, 전기고문, 물고문 후유증으로 발병한 파킨슨병과 뇌정맥혈전증 등으로 김근태 전 의원은 건강에 심한 손상을 입었고, 고문으로 생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인해 병원에도 제대로 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현상수배를 받고 10년 동안 도피를 하다가 지난 1999년 자수를 했던 이근안은 2008년 10월 30일 대한예수교 장로회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정식 목사가 됐다가 2012년 1월 교단에서 면직되기도 했다.

    목사 시절 그는 김근태 의원을 고문했던 이야기를 꺼내며 "건전지 하나 들이대면서 겁을 줬더니 빌빌거리더라", "나는 고문 기술자가 아니라 애국자"라는 등의 발언 등으로 세간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2017년을 사는 우리에게 상상도 못 했던 일이 1987년에는 만연했던 현실이었다.

    ▲ 영화 1987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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