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중국 외환 보유액, 3년 만에 증가...규제 강화가 원인


  •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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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1-08 04:21:55

    중국의 외환 보유액 규모가 3년 만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블룸버그 등 7일(이하 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17년 12월말 현재 외환 보유액이 3조1399억 달러로 2016년 말보다 1294억 달러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전년을 웃돈 건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또 12월 말 외환 보유액은 11월말보다 206억 달러 증가했다. 전월 대비 증가세는 11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외환 보유액은 2015년와 2016년 각각 5100억 달러와 3200억 달러씩 감소했지만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외신들은 가장 큰 요인으로 통화 당국의 자본 규제를 꼽았다. 중국 통화 당국이 자본 규제를 강화해 해외 자금 유출이 줄고 위안화가 안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화 당국은 2016년 11월 말부터 기업에 의한 대규모 환전과 해외 송금을 제한했으며 2017년 1월에는 개인이 환전할 때에도 신청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이로 인해 은행을 통한 정식 루트로 해외로 유출된 돈은 2016년 3천억 달러에서 2017년(1~11월) 1200억 달러까지 줄었다.

    2015, 2016년에는 자금 유출로 위안화가 하락, 환율 방어를 위해 당국이 외환 보유액의 달러를 내다팔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에는 개입의 필요성이 사라져 개입 금액 추정치는 2016년 2조9천억 위안에서 2017년 4,000억 위안으로 크게 줄었다.

    자본 규제로 시장 안정에는 도움이 됐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한 해외 자동차 업체의 경우 자동차 1대가 팔리면 5%의 라이센스 비용을 중국에서 본국으로 송금해 왔지만 2017년부터는 3%로 이를 낮췄다.

    외자 기업의 중국 현지 법인 대부분도 지난해 봄부터 본사에서 빌린 대출이자를 지급할 수 없게 됐다. 통화 당국의 엄격한 해외 송금 규제에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이익을 본국으로 송금하지 못하자 신규 투자를 망설이거나 중국 시장 철수를 고려하는 외자 기업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수지에 따르면 2017년 1~9월 대 중국 직접 투자는 총 878억 달러.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수치로 리먼 쇼크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7년 1~9월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도 중국 당국의 제한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65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른바 '머니 쇄국 정책'으로 중국의 대내외 투자가 침체되고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통화 당국은 올해도 자본 규제를 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감세법의 성립으로 미국으로의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에서다. 올해 1월부터는 은행 카드의 해외 현금 인출도 제한됐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베타뉴스 박은주 (top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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