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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제품 발표부터 발매까지의 시간, 팀쿡 취임 후 2배 늘어


  •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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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1-07 21:11:53

    애플의 신제품 발표부터 발매까지의 소요 시간이 팀쿡 체제 하에서 고(故) 스티브 잡스 체제에 비해 2배 늘어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경제 전문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는 6일(이하 현지시간) 애플의 신제품 발표에서 실제 발매까지의 평균 기간이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체제가 된 최근 6년간은 23일이었지만 이전 스티브 잡스 CEO 시대의 6년간으로는 11일이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실제 애플은 지난해 6월 인공지능(AI) 스마트 스피커 홈팟(HomePod)을 선보이면서 12월 발매를 예고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돌연 발매 시기를 '2018년 초'로 연기했다.

    지난해 연말 쇼핑 시즌 AI 스피커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결국 애플이 빠진 채 아마존과 구글이 이 수혜를 모두 독식하고 말았다.

    이 밖에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s)과 초대 애플워치, 애플 펜슬, 스마트 키보드 등의 발매가 당초 발표보다 지연됐다.

    WSJ는 발표부터 발매까지의 기간이 길어지는 건 라이벌 업체들에게 반격의 시간을 주는 것 외에도 고객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판매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폰 및 애플TV와 같은 특별한 제품을 제외하고 신제품의 출하 준비가 모두 완료된 뒤 제품을 발표했던 잡스와 달리 팀쿡 CEO는 신제품 발매 예정일을 빨리 발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팀쿡이 CEO로 취임한 후 애플은 업데이트를 포함, 총 70개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 가운데 5개 제품은 발표에서 출하까지 3개월 이상이 걸렸고 9개 제품은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의 지연이 있었다.
     
    잡스가 애플을 이끌 당시에도 거의 비슷한 양의 신제품이 발표됐는데 3개월 이상 시간이 걸렸던 제품은 단 1개 제품뿐이었고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으로 지연된 제품은 7개 제품이었다.

    WSJ는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는 원인을 세가지로 꼽았다. 첫번째는 애플 제품의 유저 베이스가 너무 커져버렸다는 것이다. 

    애플 제품은 현재 전 세계 약 11억 대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3년 약 4억 대보다 3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이 거대화된 유저 베이스가 전세계 시장으로 운송하는 수송 체제와 대량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번째 원인은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이 기술적으로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에어팟에는 귀에 꼽혀 있는 걸 감지하는 레이저가 장착되는데 이는 결국 생산 지연의 원인이 됐다. 아이폰X도 얼굴 인식용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의 생산 지연으로 발매가 늦어졌다.

    WSJ는 세번째 원인으로 세분화된 공급 업체를 꼽았다. 아이폰 카메라의 경우, 이전이라면 공급 업체에서 카메라 모듈만 수주했지만 지금은 렌즈와 센서, 접착제까지도 공급 업체로부터 부품을 받아 생산해야 한다. 
     
    공급 업체를 세분화하면 비용이 절감되고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가 가능하지만 그만큼 조정에 시간이 걸리고 병목현상에 걸릴 리스크가 높아진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이미지 출처 : Wikipedia


    베타뉴스 박은주 (top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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