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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5년 후 100개 차종으로 확대되지만 수요는 '글쎄'


  •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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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2-30 23:56:53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자동차(E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해 경쟁적으로 EV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수요는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러한 '수요 격차'에 대한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 산케이비즈 등 외신들은 30일(이하 현지시간) 포드, 도요타 등 각 업체들이 향후 5년간 100개 차종 이상의 EV를 출시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소비자는 한동안 내연 차량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드라이버의 니즈가 내연차에서 EV로 이동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주장으로만 끝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판매에서 EV가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1%. 미국에서는 1%도 채 안된다. 2025년까지 미국 내 EV 점유율은 2.4%로 전망되며 세계 전체에서도 1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LMC 오토모티브는 보고 있다.

    반면 2025년 미국 자동차 판매의 약 85%는 가솔린 자동차로 채워질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의 제품 개발 및 구입 글로벌 책임자 하우 타이탕 씨는 "EV가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때 주목되는 점은 출시되는 모델수다. 하지만 실수요가 얼마나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포드의 EV 개발은 현재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2023년까지 EV와 연료 전지 자동차(FCV)를 총 20개 차종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새 EV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일본 도요타 자동차도 2020년 대부터 EV를 10개 차종 이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최근 내세운 바 있다.

    타이탕 씨의 주장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전 세계적으로 투입되는 EV는 약 127개 모델. LMC 오토모티브는 미국 시장에서 EV 모델이 현재의 5배 이상인 75개 차량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LMC의 제프 슈스터 수석 부사장은 "(EV 시장의 성장이) 실제 판매량 증가보다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다. EV는 이제 겨우 판매 대수를 늘리기 시작했지만 자동차 시장을 석권까지는 아직 먼 얘기"고 지적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혼란과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V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테슬라와 GM의 주가는 올해들어 급등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에만 약 60 % 상승했다. 포드의 주가 상승세(약 5%)와는 확연한 차이다.

    포드는 생산 대수와 수익 등에서 테슬라를 압도하고 있지만 시장은 오히려 테슬라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수요 전망을 읽을 수 없는 상황에서의 EV 개발 경쟁은 자동차 부품 업체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자동차 각사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EV 용 부품을 개발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금과 공장 신설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EV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인도 자동차 제조업체 마힌드라앤마힌드라(M&M)의 릭 하스 북미 총괄 대표는 "25 년 전에 비해 변화 속도가 10배 이상 빨라지고 있다. EV의 인기에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업계가 급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규제 강화가 EV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타뉴스 박은주 (top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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