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소식

【칼럼】파사현정(破邪顯正)을 되새기며

  • 박호재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7-12-26 13:28:47

    파사현정(破邪顯正).

    전국 교수들이 뽑은 2017년의 사사성어다. 사악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 사자성어의 의미를 거슬러 쫓기라도 하듯 2017년 대한민국은 나라를 바로세우고 적폐를 청산하는 변혁의 물결로 넘실댔다.

    시작은 ‘촛불’이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3만개의 첫 촛불이 2016년 10월 29일 종로구 청계광장에 밝혀졌고, 4일 후인 10월 3일 게이트의 주역인 최순실이 검찰에 출석하며 “죽을 죄를 지었다”고 고개를 떨퀐다. 그로부터 이틀 후 박근혜도 2번째 사과성명을 냈다.

    ▲ 2017년 2월 10일 오전 11시, 광주 종합터미널에서 대통령 탄핵 결정 평결을 지켜보고있는 시민들©베타뉴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됐나” 라는 당시 성명의 한 구절은 두고두고 나라에 회자됐다. 자신의 말 그대로 자격도 없고 철학도 없는 대통령이 이끈 민주공화국은 마른장마로 생긴 썩은 물웅덩이처럼 온갖 적폐의 악취로 진동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및 여론조작, 청와대 특활비 상납,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경찰 폭력진압, 재벌 뇌물 수수, 김기춘·우병우 직권 남용, 세월호 조사 방해공작…등등 국민의 상식을 넘어선 권력형 비리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추악한 적폐의 민낯은 촛불의 기름이 됐다.

    ‘이게 나라냐’고 되묻는 누적 1,700만 분노의 촛불이 2016년 겨울을 뜨겁게 달궜다. 집회는 23차례나 거듭됐으며 언론은 이를 ‘촛불혁명’이라 명명했다.

    촛불의 힘은 위대했다. 27명의 국정농단 주범들이 특검‧검찰에 줄줄이 구속됐으며, 2017년 2월 10일 11시 헌법재판소는 재판부전원일치의 의견으로 박근혜를 탄핵했다. TV 앞에 숨죽여 모인 국민들은 환호하고 눈물을 흘렸다.

    세계는 대한민국의 경이로운 촛불시민혁명에 찬사를 보냈다. 독일의 유서깊은 정치재단 프리드리히 애버트 재단은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 참여한 1,700만명의 시민’을 에버트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매서운 겨울을 함께 든 촛불의 열기로 이겨낸 민주공화국의 시민들은 드디어 2017년 5월 9일 ‘장미 대선’을 일궈냈고, 문재인 후보를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문 대통령 또한 당선 소감을 통해 촛불혁명이 만든 정권임을 자임했다.

    그러나 70%의 국민들은 여전히 2017년을 적폐청산의 서막으로 새기고자 한다. 완전한 청산이 이뤄질 2018년의 본막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 기사보내기
    • facebook
    • twitter
    • google
    • e-mail
  • Copyrights ⓒ 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