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기자수첩] 아이폰과 갤럭시, 두 스마트폰이 직면한 한계점

  • 안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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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2-04 16:52:56

    애플과 삼성, 이 두 회사를 둘러싼 소재는 국내 어떤 IT커뮤니티에서도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가 된다. 아이폰과 갤럭시 시리즈 같은 특정 제품을 비롯해 양 회사의 경영방침이나 하청업체 관련 뉴스까지도 일일이 비교하며 우열을 따지는 논란이 벌어진다.

    그렇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완전히 자리 잡은 요즘은 단순히 어떤 제품이 더 나은가, 어떤 회사가 더 나은가 하는 논란은 별 의미가 없는 듯 싶다. 애플 아이폰은 4의 안테나 게이트나 6의 밴드게이트 같은 많은 결함논란을 비롯해 최근 아이폰X의 고가 논란을 비웃듯 나올 때마다 높은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비슷하게 삼성 갤럭시 시리즈 역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건을 비롯해 액정품질 등 많은 결함 논란에도 견실한 판매고를 유지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제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는 하나의 독자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으며 약간의 논란이나 결함이 있어도 대체할 만한 품질의 제품이 없는 상태이다. 아이폰은 iOS를 독점하고 있기에 이런 상황이 매우 강하며 범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쓰는 삼성은 자잘한 트러블을 겪을 가능성이 가장 적으며 쾌적하게 쓸 수 있다는 면에서 독보적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까지 스마트폰이 주도했던 혁신이란 점에서 본다면 두 스마트폰은 판매량과 별도로 나란히 한계에 직면해 있다.




    높은 성장세와 고마진으로 유명한 애플은 얼마전 팀쿡이 아이폰X 고가논란을 두고 마진이 높지 않다고 말해서 논란을 빚었다. 사실 진짜 문제점은 아이폰X의 고가 자체가 아니라 그만한 고가를 지불할 만큼의 독특한 어떤 것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용자의 평가일 것이다. 예컨대 단연 독보적이었던 아이폰3Gs와 4 의 시대에서는 애플제품이 고가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거의 없었다.

    지금 애플이 맞은 한계를 꼬집어 ‘잡스 시대같은 혁신이 없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추상적인 표현은 오해나 반발을 사기 쉽다.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말하면 지금 애플의 한계는 ‘수익에 대한 공포’이다.

    잡스 이후로 애플은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혹시 이 제품이 안 팔리면 어떻게 하지?’라는 공포가 지나치게 들어있다. 그러다보니 기술적인 면에서도 과감한 2보 진보보다는 적당한 1보 발전을 택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아이폰은 무선충전이나 NFC, 대화면을 한번에 도입할 수 있음에도 적당한 하나씩만 추가해나갔다. 이렇게 하면 판매량은 어느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혁신성은 감소한다.

    사용자경험을 위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뒤집어 재설계하는 것도 피했다. 애플워치를 위한 WatchOS나 홈팟은 기존 운영체제에 얽매이지 않고 처음부터 그 기기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를 만드는 편이 훨씬 나았다. 그러나 경영자와 개발자에게 매우 큰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것이고 그만큼 판매량이 나오지 않는다면 수익이 나지 않는다.

    따라서 애플은 적당히 기존 iOS를 손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결과는 안정성을 얻은 대신 기존 기기와 별 차이 없는 제품의 탄생이다. 결국 애플은 고수익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수익보다 도전을 택해야할 시기를 놓치고 있다. 아이폰X 역시 기존 아이폰을 계속 연장하고 있을 뿐 과감한 도전의식이 빠져있는 가운데 단지 고가 부품을 써서 만들어낸 고급품이란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앞서간 1등 업체의 장점을 흡수하는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다. 그렇지만 이제 완성도 면에서는 어느 정도 아이폰을 따라잡은 가운데 창의성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서 창의성이란 단순히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그저 내놓은 것을 제대로 쓸 만하게 바꿔서 선보이는 것을 뜻한다.

    개개의 부품수준에서 보자면 삼성을 따라잡을 만한 스마트폰 업체는 별로 없다. 화질에서 압도적인 AMOLED 디스플레이, 반응 속도가 매우 빠른 메모리와 앞선 기술의 SSD 스토리지, 선명한 카메라에 이르기까지 삼성 스마트폰은 항상 최고수준이다. 그렇지만 이런 성능을 가지고 남들과 다르게 생활속에서 활용할 어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항상 아쉬움을 남긴다.

    예컨대 갤럭시S5는 아이폰에 없는 심박동 센서 기능을 재빨리 내장했다. 그렇지만 다른 스마트폰에 널리 보급된 지문인식센서와 달리 삼성이 이 심박동센서로 사용자가 재미있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또한 써드파티에 아이디어를 주지도 못했다. 따라서 심박동센서는 계속 차세대기에 내장되어 나오지만 막상 이것을 적극적으로 쓰는 사용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부품탑재는 기민하지만 막상 활용성을 주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잠시 유행했던 휘어진 디스플레이 경쟁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때 LG전자는 위 아래로, 삼성전자는 양 옆으로 휘어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그렇지만 두 회사 모두 휘어진 화면이 제공할 수 있는 탁월한 장점을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 앞선 기술에도 불구하고 그 기술을 생활화시키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갤럭시의 한계이다.

    이런 한계는 어떻게 극복이 가능할까? 바로 한계를 만드는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애플은 수익성에 대한 과다한 집착을 완화해야한다. 이제 애플은 한 두 제품 정도 급진적인 제품을 만들어 판매량이 떨어져도 경영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보다 미래에 도전할 수 있는 제품을 가지고 당당히 시장에 임해야 한다.

    삼성은 새로운 기술 채택단계부터 부품과 소프트웨어(SW)를 연계해야 한다. 단순히 앞선 부품이 나왔으니 그것을 탑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품을 이용하는 SW를 개발하든가 충분히 확보하면서 발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실제로 쓰지 않는 고가 부품만 늘리는 발전이 되어 버린다.

    누가 더 나은가하는 논란을 벌이는 두 회사이다. 그러나 사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누구든 상관없이 계속 경쟁하면서 더 나은 제품을 내놓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사용자는 최고의 혜택을 얻는다. 두 회사 모두 한계를 넘어서 더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내놓아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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