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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시설관리공단 행정사무감사, 후진적인 모습에 실망


  • 이 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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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1-29 08:06:49

    방청신청 시간 제한은 방청 꺼리는 행위

    용산구의회가 지난주부터 이번 주까지 용산구청 각 부서 및 산하단체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으나 아쉬움만 남긴 채 막을 내렸다.

    본 기자는 27일 방청신청을 하고 용산구시설관리공단 행정사무감사 방청을 하러 용산구의회에 갔다. 그런데, 용산구의회측에서는 한시간 전에 방청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방청을 불허했다. 그날 오후 행정사무감사는 오후 2시부터 시작이었고, 본 기자는 1시 30분 경에 용산구의회에 전화를 해 방청 신청을 한 것이다.

    한시간 전까지 방청신청이 되어야 방청을 허락해 주기로 했는데, 30분 전에 방청신청을 했기 때문에 방청을 허가해 줄 수 없다는 것이 방청불허의 요지였다.

    결국 오후를 비워 행정사무감사 방청하려던 본 기자의 계획은 용산구의회측의 일방적인 기준에 따라 수포로 돌아갔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수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었는데, 이런 문제점들은 극히 일부 관계자들만 봤을뿐, 세금을 낸 대다수 용산구민들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한 채 행정사무감사는 끝이 났다.

    공개를 꺼리는 행정사무감사

    용산구의회 행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행정사무감사는 안타깝게도 홈페이지에 동영상이 올라오지 않는다. 오랜 기간 구의원들이 준비한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사실상 모두 숨겨지거나 휘발되어 날아가 버린다.

    어느 구의원이 구정활동을 잘 하는지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가 행정사무감사인데, 구민들에게는 공개가 되지 않는다. 열심히 준비해 와서 담당 공무원을 다그치는 구의원들의 모습은 구민들에게 공개가 되지 않는다. 구의원들의 질타에 쩔쩔매는 공무원들의 모습은 전혀 구민들에게 공개가 안 된다.

    구청과 구의회에 몇대의 TV가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이런 방송을 보지 못한다. 근무시간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업무와 관련한 민감한 부분에 대해 구의원과 각 부서장들 사이에 날선 공방이 오가지만 일선 공무원들은 이런 모습을 편하게 보지 못한다. 일해야 하는 근무시간이기 때문이다.

    회의 공개는 투명한 사회로 가는 기초 단계
    본 기자는 500여 세대 정도 되는 규모의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용산구의회와 규모면에서는 비교가 안 되지만 돌아가는 구조는 비슷하다. 용산구의회에서는 훨씬 큰 금액을 다루지만, 아파트에서도 적지 않은 금액의 돈을 다루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도 구의회와 마찬가지로 의결기구이고, 관리사무소에 대한 감사를 할 수 있는 감사기구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활동을 하기 전 불투명한 운영에 대해 비판했었고, 회장이 된 후에는 투명한 운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회의에 대한 공개다. 회의를 비공개로 하려면 하루 전까지만 방청신청해야 방청을 허락도록 제한을 강하게 걸 수도 있다. 그러나 입주민들도 바쁜 사람들이고, 이들이 방청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파트 운영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고, 각자의 소중한 시간을 내서 오는 것인만큼 신청 시간의 제약을 두지 않고 자유로운 방청을 허용하고 있다.

    하루 전까지, 한시간 전까지, 등 신청시간 제한을 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 기자는 이런 제한을 전혀 하지 않고 자유롭게 방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런 내용을 회의 공고문 하단에 항상 표기하고 있다.

    이렇게 회의를 자유롭게 방청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구청이건 아파트건 모두 공금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 다루는 회의이며, 그 공금에 대해 권한이 있는 사람이면 회의에서 무슨 내용이 논의 되는지 방청할 충분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구의원이나 동대표는 주민의 위임을 받아 대신 결정을 내려 주는 사람에 불과하다.

    이런 신념을 가지고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방청을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는 것과 대비 되게 이번 방청불허 경험은 용산구의회에 대한 실망감을 깊이 느끼게 해 준 경험이었다. 본 기자도 매우 바쁜 사람이고, 할일이 없어서 구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방청하려는 것이 아니다.

    구민이 시간을 내서 구의회 회의를 방청 하려는 것에 구의원들은 감사해야할 일인데, 격론 끝에 방청불허 결정을 내렸다고 하니, 안타깝다. 용산구의회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한시간 내에 방청을 신청해야 방청을 허용한다는 기준도 어디에도 공고 되어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용산구와 용산구의회는 개인 재산을 다루는 곳이 아니다. 구의회는 구민들이 낸 혈세를 어디에 어떻게 쓸 지 논의하고, 그 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감사하는 일을 한다.

    ▲ 채용비리 의혹에 인사 비리 의혹까지 추가된 용산구시설관리공단 © 베타뉴스

    채용비리 의혹이 일었던 용산구시설관리공단

    특히 이날 주제는 용산구 예산의 많은 부분을 쓰고 있는 용산구시설관리공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였다.  용산구시설관리공단에는 낙하산 인사와 측근 아들 특혜 채용 의혹이 일고 있는 기관이다.

    용산시민연대는 지난 3월 용산구시설관리공단에 채용 비리 의혹이 있다며 지역주민 330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었다.

    용산시민연대측은 "사기전과가 있는 전직 구의원 모씨가 현 구청장의 최측근 이라는 이유로 청렴성과 도덕성이 생명인 시설관리공단의 이사로 선발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뿐만 아니라 용산구 시설관리공단 정규직 임용시험에 문제가 된 전 구의원의 아들까지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는 일이 발생해 부자가 모두 채용비리에 연루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의혹이 알려지자 용산지역 시민단체들은 2016년 9월 기자회견을 통해 용산구 시설관리공단 부자 낙하산의 임용취소와 적절한 조치를 촉구했었다.

    불투명한 인사 지적당한 용산구시설관리공단

    이날 감사에서 박희영의원과 김경대 의원은 용산구시설관리공단이 불투명한 인사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박희영 의원은 평가 자료를 제시하며 "용산구시설관리공단이 나등급에서 다등급으로 내려 앉은데에는 경영진 두 명의 책임이 크다"며 "다른 233명의 직원들은 다들 잘 했더라, 1인당 사업수익도 좋고, 고객만족도도 높더라. 정량평가에서 높은 점수가 나왔더라. 그런데 경영진 두 명의 리더쉽 바닥, 윤리경영 바닥, 비전 미션 및 경영계획 바닥, 인사관리 점수도 좋지 않더라. 경영층 두 사람이 점수를 다 까먹어서 이렇게 다등급으로 주저 앉았다"라고 지적했다.

    김경대 의원은 "1차 서류심사 때 심사위원과 2차 면접 때 심사 위원이 같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용산구민들은 용산구가 혈세를 쓰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알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폐쇄적인 감사 방식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기가 어렵다.

    용산구의 행정사무감사는 28일 끝났다. 많은 문제점이 지적이 되었으나, 어떤 문제가 지적 되었는지 아는 구민이 몇명이나 되는가? 구의원 몇명만 알면 된다는 말인가?

    구의원들이 부서장들에게 호통치는 모습들은 구민들에게 전혀 공개 되지 않고 사실상 사장된다. 이런 감사 시스템이 정상이라 할 수 있을까?


    베타뉴스 이 직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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