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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원전 내진성능 강화 '미적미적'…2기만 심사 통과


  •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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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1-21 10:36:01

    [김혜경기자] 국내 원자력발전소 24기 중 한국수력원자력이 내진성능을 강화했다고 밝힌 21기 가운데 단 2기만 규제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9기는 여전히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것이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수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진성능 강화 관련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원전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뿐이다.

    한수원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국내 원전 핵심설비인 안전정지유지필수계통 내진설계 규모를 기존 0.20g(규모 6.5)에서 0.3g(규모 7.0) 수준으로 강화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훈 의원은 심사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내진성능 강화사업은 원안위 보고 대상임에도 한수원은 올해 4월에서야 규제기관에 뒤늦게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빛원전 5·6호기는 지난 2015년 9월 내진성능 강화사업이 완료됐지만 2년 넘게 규제기관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고리원전 2호기의 경우 사업 진행 자체가 지연됐다. 올해 11월 기준 고리 2호기 내진성능 강화사업 진행률은 지난해 9월과 동일한 37%에 그쳤다. 완료 목표 시기도 2018년 4월에서 6월로 2개월이 늦춰진 상태다.

    이에 한수원은 "기기 교체를 위해 외국산 자재 구입과 품질 검증 등이 필요해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울원전 1·2호기는 당시 건설계약에 내진성능 평가를 위한 검증문서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원전은 1988~1989년 프랑스 알스톰사가 설계했다.

    한수원은 "내진성능 강화를 위해 알스톰사로부터 내진검증문서를 구매하려고 했지만 지적재산권 문제로 36건의 문서만 확보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한수원이 한울 1·2호기의 주요 안전계통 자료 없이 30여 년간 상업운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지난해 9월 경주에 이어 포항에서도 5.4 규모의 중형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원전 내진성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한수원은 추가 내진보강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규모 7.5의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성능을 상향할 필요가 있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한수원은 "지질학적 조사를 통해 내진성능을 0.2g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지진에 대비해 0.3g 수준으로 보강하고 있어 현재로써는 추가 보강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연이은 중형지진으로 더 이상 한국도 규모 7.0 이상의 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을 안심할 수 없기에 내진성능을 7.5로 상향하는 개선 사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타뉴스 김혜경 (hkmind900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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