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미 연말 쇼핑 시즌의 주역은 '아마존'과 '아이폰X'


  •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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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1-18 18:28:36

    미국 경기가 개선되면서 올 연말 미국인들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소비의 주요 무대는 백화점이나 소매점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 쇼핑과 신형 아이폰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전미소매업협회(NRF)은 추수감사절 이후 시작되는 연말 쇼핑 시즌 매출액이 전년 대비 최대 4%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소비의 주 전장은 '인터넷'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백화점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외에도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X에 소비자들의 예산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연말 쇼핑의 핵으로 떠오른 아이폰X © 애플

    미 뉴욕 맨해튼 5번가 소재 로드앤테일러 백화점은 지난 9일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크리스마스 장식을 공개했다. 백화점 앞은 화려한 장식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정작 매장 안은 한산했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이 백화점은 수년간 부진을 거듭하다 지난 10월 말 공유오피스 운영업체인 위위크(WeWork)에 인수됐다.

    하지만 미국인의 소비 의욕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17년 3분기(7~9월) 미국의 실질 국내 총생산(GDP, 잠정치)은 전기 대비 연율로 3.0% 증가했다.

    GDP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 소비가 이 기간 2.4% 증가하면서 전체 GDP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주가 상승으로 자산이 늘면서 미국인의 구매 의욕은 어느 때보다 왕성할 전망이다. 외신들은 올해 연말 판매 시즌 매출이 전년보다 3.6~4% 정도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5년간 평균치인 3.5%보다 높은 수치다.

    다만 소비의 주요 무대가 바뀌고 있다.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다. 앞서 언급한 로드앤테일러의 몰락처럼 많은 백화점이나 소매점이 인터넷 판매에 밀리면서 고객 수가 크게 줄고 있다.

    지난 8~10월 동안 메이시 백화점의 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 하락했다. 반면 아마존의 매출은 지난 3분기 34%나 증가했다.

    외신들은 이번 연말 판매 경쟁이 소비자의 인터넷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NRF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연말 쇼핑 시즌 동안 온라인으로 쇼핑할 것이라고 답한 소비자는 59%로 '백화점'이라고 답한 소비자(57%)를 웃돌았다. 온라인 쇼핑의 비율이 오프라인 쇼핑보다 높게 나온 건 NRF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연말 성수기를 포함한 4분기 동안 백화점 등 기존 소매점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백화점과 소매점의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리먼 쇼크가 일어난 2008년(8.5% 감소)이래 9년 만의 마이너스가 된다.

    모건스탠리는 "소비자들은 붐비는 장소에 외출해 주차를 하는 것보다 인터넷 쇼핑몰의 편리함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이나 의류 매장을 위협하는 건 또 있다. 바로 지난 3일 발매된 애플의 신작 '아이폰X(텐)'이다.

    모건스탠리의 케이티 휴버티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배포한 메모에서 "'슈퍼사이클'을 일으키는 아이폰X의 가격이 999 달러(약 111만4,385원)으로 고액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의류 등 지출 예산이 감소해 백화점을 포함한 소매점의 매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티 씨는 올해 4분기(10~12월) 연말 쇼핑 시즌 동안 아이폰X은 개인 지출의 약 300억 달러(약 33조4,650억 원)를 '흡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타뉴스 박은주 (top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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