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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생.손보사 보험금 깎기 ‘손해사정사’ 압박…금융감독원 ‘권고무시’ 파문

  • 전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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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1-10 11:19:47

    [베타뉴스/경제=전근홍 기자] # 독립손해사정 ‘서베이’업체 직원 김씨(31)는 손해사정 업무보다는 가입자의 청구액을 삭감할 수 있도록 가입당시 ‘고지의무’ 위반 찾기와 같은 트집 잡기 주된 일이다. 심할 경우 추후 보험해지를 유도하는 잡다한 일까지 맡게 돼 자괴감이 들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의 생명․손해보험사는 손해사정의 전문성 강화를 이유로 내세워 자회사 형태의 손해사정법인을 두고 있다.

    또한 보다 면밀한 지급심사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현장 조사를 펼치는 손해사정 ‘서베이’업체들과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생명․손해보험사들이 자회사 손해사정사나 계약관계에 있는 손해사정사에게 ‘ICPS(보험금청구이력조회)’ 확인을 통해 ▲반복청구건 ▲고액청구건 ▲다수의 보험 상품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보험금 면책, 삭감, 부지급, 소송압박을 하도록 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해사정업체 한 관계자를 통해 이 같은 업계 사정이 명확히 확인된 곳은 H 보험사와 N 보험사 단 두 곳이다.

    H 보험사는 이 달 17일까지 캠페인 형태로 100% 출자한 자회사 법인을 통해 이러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H 보험사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길었기 때문에 보험금 청구건이 6000건을 육박하며 심사가 밀린 상황이다”라며 “보다 빠른 지급심사를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밀어내기’식 지급심사를 벌이고 있어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질 수 없다는 소리다.

    또 N 보험사는 지난해 특전사 군인들의 조직적인 보험사기 사건으로 손해사정 서베이 업체의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군인들의 보험금 청구 시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해 면책, 부지급, 삭감 등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N 보험사 관계자는 “손해사정 서베이업체들과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맞지만 이는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금융감독원에서 지난해 두 차례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손해사정 업체의 성과평가기준(KPI)에 있어서 보험금 삭감, 부지급 등의 지표를 고려하지 않도록 권고했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금융감독원 “성과평가기준(KPI)에서 보험금 항목 삭제 할 것”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정당한 보험금 지급관행 확립의 일환으로 손해사정사의 인센티브 반영기준에 보험금 부지급, 삭감액 기준을 삭제하도록 권고하고 손해사정 기준(면책률, 삭감비율, 후유장해조정 비율 등)을 상향 조정했다.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각 사의 부지급 비율과 소송 비율이 높다는 것을 감안해 보험소비자의 민원을 최소화하기 취지인 것.

    하지만 보험사들은 손해율 관리 목적과 보험사기 예방을 이유로 들어 자회사인 손해사정 법인이나 서베이 업체를 압박하는 원청회사의 ‘갑질횡포’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과거에 이러한 관행은 다반사였지만, 사실 손해사정 법인들이 난립해 있다 보니 스스로 일종의 충성경쟁을 펼치는 것일 수 있다”며 “금감원의 권고 이후 적발될 시 즉각 검사로 이어질 수 있기에 정상적인 보상업무를 진행하는 곳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별도의 손해사정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수료(조사 건당 약 35만원)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이른바 덤핑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손해사정업체 스스로 추가계약을 위해 벌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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