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영국, 10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파운드는 오히려 '약세'


  •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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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1-03 16:32:28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10년 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BOE는 2일(이하 현지시가) 열린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25%에서 0.50%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9명의 정책위원 가운데 마크 카니 BOE 총재를 비롯한 7명이 금리 인상에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영국 국채 보유 범위는 현재 수준인 4350억 파운드(약 633조 4,078억 5,000만 원)로 동결한다는 데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영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07년 7월 이후 10년 4개월만이며 2008년 가을 일어난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들은 BOE가 금리 인상을 결정한 가장 큰 배경으로 인플레이션 억제를 들었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2016년 중반 이후 파운드 화는 외환 시장에서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파운드 약세가 계속됐다.

    또 수입품 가격 상승과 고유가가 겹치면서 9월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0%나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2년 4월 이후 5년 5개월 만의 최고치다.

    BOE의 이번 조치는 자국 통화인 파운드 약세로 치솟고 있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BOE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도 불구하고 파운드 화는 약세가 이어졌다. 영국 런던 시장에서 이날 파운드화는 장중 한때 약 1개월 만에 1파운드 당 1.30달러 대 후반까지 하락했다. 유로화도 1유로 당 0.89 파운드 선까지 떨어졌다.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전일대비 0.10% 낮은 1.2%대 후반으로 하락했다.

    이번 조치가 시장에서 '긴급 조치 해제'라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BOE는 EU 탈퇴 결정 후인 2016년 8월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긴급 조치로 정책 금리를 0.50%에서 0.25%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따라서 경기 침체에 대비해 예방 차원에서 낮춘 금리를 이번에 다시 올렸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여기에 당분간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 점도 파운드 약세에 영향을 줬다.

    카니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매우 부드럽게' '매우 완만' '제한적'이란 표현을 썼다.

    브렉시트에 대해서는 미래의 대 EU 관계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고 그는 지적했다.

    한편 이날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파운드 환율 하락에 힘입어 전날보다 67.36포인트(0.9 %) 오른 7555.32로 장을 마쳤다.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 /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베타뉴스 박은주 (top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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