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기자수첩] 팀쿡의 한계, 애플발 혁신은 끝났나?

  • 안병도 기자

  • 입력 : 2017-09-27 17:46:09

    애플 CEO 팀 쿡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창간 100주년 특집으로 선정한 '위대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현역들 100인' 명단에서 빠졌다.





    현지시간으로 9월 20일 발표된 명단에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 등이 올랐다. 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 등도 포함되었다. 창업자가 아닌 에릭 슈밋 알파벳(구글 모기업) 회장도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인 애플 하청기업인 폭스콘 회장까지 들어간 명단에 현직 애플 CEO의 이름이 빠졌다. 이런 포브스 명단에 애플은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유쾌하게 보지는 않을 게 분명하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스티브잡스와 같은 혁신적 흐름을 유지하지 못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다.

    사실 이런 것은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다. 이전 애플의 역사를 보면 잡스가 혁신적 PC인 매킨토시를 만들고 회사에서 쫓겨난 뒤 그 뒤를 이은 건 존 스컬리였다. 펩시콜라에서 성공한 스컬리는 비록 혁신적이지 못한 ‘설탕물’을 팔았지만 경영능력은 최고수준이었다. 잡스를 이어 애플을 이끈 스컬리는 애플에 많은 순이익을 가져다주었다. 스컬리가 경영을 맡은 애플의 매킨토시는 점차 잘 팔리기 시작했으며 데스크탑 퍼블리싱이나 교육용 등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그렇지만 존 스컬리는 그저 유능한 경영자에 불과했다. 기술에 대해 잘 모르며 혁신에 대한 열정이 없는 그는 잡스가 남기고 간 매킨토시의 유산을 이리저리 변형하며 최대한의 이익을 뽑아내는 데 몰두했다. 이때 시장에서는 한 세대 정도 뒤진 IBM 호환 PC에 비해 우수한 매킨토시가 1천달러 이하의 보급형을 제대로 내놓기만 한다면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거라 예측했다.

    언론은 이런 예측을 가장한 희망사항을 줄기차게 실어 애플을 압박했지만 존 스컬리는 그런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컬러모니터를 탑재하고 HDD 용량을 늘리고 분리형으로 만든 고급형 매킨토시 라인업을 내놓아 더욱 비싸게 파는데 몰두했다. 또한 초기 맥과 다를 바도 없는 엄청난 구형 재고 매킨토시를 모델명만 다르게 해서 보급형처럼 내놓기도 했다. 당연히 사용자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팀 쿡은 저렴한 아이폰을 내놓아 달라는 시장의 요구에 대해 그다지 저렴하지도 않고 성능은 훨씬 낮아 매력이 부족한 아이폰5c와 아이폰SE로 응답했다. 또한 새로운 아이폰에 혁신적 요소보다는 기존 시장에서 이미 입지를 굳힌 부품을 주로 채택하고 있다.

    올 해 9월 22일 1차 출시된 아이폰8의 경우 발매 때마다 밤을 새우며 기다리던 고객들의 대기 행렬이 사라졌다.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10일 만에 약 50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외신들은 아이폰X가 새로운 게 없는데 가격이 999달러나 하고 출시도 11월에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렇지만 팀 쿡은 이전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애플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애플 제품이 결코 마진을 많이 남기는 프리미엄 제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스티브 잡스 시절에 팀 쿡은 뛰어난 재고관리자였다. CEO가 된 지금도 비록 잡스의 유지를 잇는다고 해도 여전히 뛰어난 관리자 이상이 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것은 존 스컬리가 뛰어난 펩시콜라 경영자였지만 애플에서 그저 뛰어난 경영자 이상이 되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다른 시기에 잡스의 유산을 물려받은 두 사람은 거의 같은 길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애플발 혁신은 과연 이것으로 끝난 것일까? 부디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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