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단말기 완전자급제, 과연 통신비 확 낮출 수 있을까?

  • 안병도 기자

  • 입력 : 2017-09-26 17:29:19

    정부의 통신비절감 정책에 따라 여러가지 정책이 도입되고 있다.

    최초에 논의된 기본료 폐지가 이통사의 강한 반발로 인해 중장기 과제로 돌려진 가운데 9월 16일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이 20퍼센트에서 25퍼센트로 높아진 바 있다. 이어서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진지하게 도입 논의 중이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휴대폰 판매와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을 강제로 분리하는 제도이다. 이제까지 이통사는 단말기 제조사에게 휴대폰을 사서 요금제와 함께 판매해왔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매달 부담하는 가계 통신비는 이동통신 요금에 단말기 할부금을 합쳐서 이뤄진다. 판매 과정에서 이통사들은 타사와 경쟁하기 위해서, 제조사는 자사 휴대폰을 더 많이 팔기 위해 각각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사용자가 단말기를 따로 구입해서 대리점에서 요금제를 가입해야 한다. 그동안 소비자가 지원받는 보조금 중에 이통사와 제조사가 얼마를 냈는지는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되면 제조사는 그간 쓰던 보조금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단말기 가격을 낮추게 되고 이통사도 요금 낮추기 경쟁을 벌이게 돼 시장은 투명해지고 소비자 혜택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삼성 갤럭시노트8 ©베타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9월 25일 단말기 자급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단말기 완전 자급제를 통해 제조사는 제조사끼리 기기값 인하 경쟁, 이통사는 이통사끼리 요금제 인하 경쟁을 벌이면 소비자 혜택이 증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9월 18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도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시뮬레이션 결과 신규 가입자의 월 평균 지출액이 3만5000원에서 20% 낮아짐으로써 연간 4조 3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말기 출고가격이 평균 20만원 인하돼 연간 기기변경자 2000만명이 4조원을 아낄 수 있고 알뜰폰 고객이 15% 가량 늘어 1조4900억원의 절감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개별 사용자 1사람당 월 6000~1만2000원을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통사도 완전자급제 도입에 비교적 긍정적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이통사는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그동안 전국 휴대전화 판매점에 제공했던 기존 판매 장려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통신서비스만 제공하면 되기에 기존에 매년 전국 휴대전화 판매점에 지원해 왔던 마케팅 비용 절감을 아낄 수 있고 그 액수는 7조 정도에 이른다.

    또한 자급제가 시행되면 요금제만 제공하면 되기에 선택 약정 요금할인 제도도 유명무실해지고 지원금상한제 폐지 등으로 인한 경쟁상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정부측은 완전자급제로 인해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의 경쟁이 치열해질 거라고 보는 반면, 이통사는 타사와의 경쟁을 별로 염두에 두지 않는 분위기이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9월 26일 개최한 이동통신 단말 유통시장발전을 위한 제도개선방향 토론회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최근 대두되는 단말기 자급제는 통신 시장 변화의 부작용을 개선해보고자 나온 정책이지만 급격한 변화에 따른 영향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고 실제 제도의 도입에 따른 국민들의 수혜도 분석된 바 없다”면서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익이 되는 제대로 된 방안을 찾기 위해 단말기 자급제의 효과와 실익을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통사는 이제까지 시장경쟁을 유도하려는 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별로 강하게 반발하지 않았다. 단말기 유통법으로 인해 절감된 마케팅비가 요금을 낮출 것이라는 당시 관련 책임자의 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제 4 이통사 도입은 들어오겠다는 대기업이 없어 번번히 무산되고 있다. 이미 이통 3사간 제대로 된 시장경쟁이 없다는 건 상식이다.

    반면 이통사가 정색을 하고 반대하는 것은 경쟁과는 상관없는 일률적인 인하책이다. 기본료 폐지를 비롯해 선택약정할인률 상향, 보편요금제 등은 경쟁이 없어도 모두 요금을 내려야하는 것이기에 수익감소를 피할 수 없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요금 그 자체를 내리는 제도가 아니다. 오히려 완전자급제를 통해 경쟁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대안으로는 단통법 개정을 통한 자급제 활성화와 함께 보편적 요금제 도입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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